[사자경제] 연말 성과급과 ‘역지사지(易地思之)’
상태바
[사자경제] 연말 성과급과 ‘역지사지(易地思之)’
  • 이광희 기자
  • 승인 2019.12.26 17: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연말 보너스 지급여부 조사. /그래픽=인크루트
연말 보너스 지급여부 조사. /그래픽=인크루트

중국의 사상가이자 교육자인 맹자는 공자의 제자 ‘안회’를 칭찬하며 ‘역지사지(易地思之·서로 처지를 바꾸어 생각하라)’를 언급합니다. 정확하게는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서로의 처지가 바뀌었더라도 모두 같게 행동했을 것)’입니다.

안회는 어려운 시절, 밥 한 그릇과 물 한 바가지의 삶을 살면서도 ‘안빈낙도(安貧樂道·가난하면서도 그것에 구속되지 않고 평안하게 즐기는 마음으로 살아감)’를 잃지 않았다고 합니다. 굶주린 삶 속에서도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기의 고통처럼 생각하면서요. 맹자는 이를 천하의 성군인 고대 하나라 시조 우 임금과 농업의 신이라 일컫는 후직과 견주면서까지 ‘역지사지’를 칭찬합니다.

지난 16일 인크루트가 직장인 81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연말 보너스를 받는 직장인은 3명 중 1명에 그치고, 일부 중견·중소기업에선 지급하기로 했다가 재정상태를 이유로 취소한 곳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기업규모별로 연말 보너스 지급률은 대기업이 68%로 가장 높았고 중견 47, 중소 28, 공공기관 24, 영세기업 23%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계약형태별로는 정규직이 41%인데 반해, 비정규직은 18%로 격차가 컸습니다.

기업들이 연말 보너스 및 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는 ▲원래 지급하지 않는다(63%) ▲회사의 재정상태가 좋지 않아서(22%) ▲목표 실적을 달성하지 못해서(6%) 등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대학생들로부터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기업(2004~2015년, 2017~2019년 1위 : 잡코리아 조사)인 삼성전자의 경우는 어떨까요.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24일) 삼성전자는 업황 부진에도 반도체 부문 임직원들에게 내부 목표 달성에 대한 격려 차원에서 최대치의 성과급을 지급했습니다.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사업부문별로는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디바이스솔루션(DS)의 반도체 사업부, 소비자가전(CE)의 생활가전·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직원들이 최대치인 100%를 받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IT·모바일(IM) 부문에서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 등을 다루는 네트워크 사업부는 75%, 스마트폰 등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무선 사업부는 50%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부럽다는 반응과 뉴스거리도 아니라는 냉소적 반응이 교차했습니다.

“걍 부럽다. 다른 말 안할게” “참 좋은 회사네요. 많이 부러워요” “부러우면 지는 건데 부럽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엄청 많이 받는 줄 알겠네. 이게 뭔 기사거리라고” “대기업은 월 기본급이 얼마 안 되는 걸로 아는데” “원래 성과급 100프로는 무조건 나오는 거여. 한달 기본급 더 나오는 게 얼마나 된다고”.

한편 비정규직에 대해 대규모 해고 통보를 한 한국지엠(GM) 창원공장이 별도의 하청업체를 통해 사원모집에 나서 노동조합이 비난을 하고 나섰습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7개 하청업체에 대해 이달 말로 도급계약 종료를 하고, 이들 업체 소속이던 비정규직 585명을 같은 날짜에 해고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는 26일 자료를 통해 “사측은 물량부족을 1교대 전환과 비정규직 585명 대부분을 해고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라며 “그러나 24일 창원공장에 ‘사원모집공고’가 부착되었다”라고 했습니다.

24일은 삼성전자 직원들의 급여 통장에 성과급이 들어온 날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