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임대업자 주담대 허용” 다음날 대출금리 ‘껑충’ [사자경제]

윤 대통령 “집값 하락세”로 대출 규제 완화 밝혀… 변동형 대출금리 기준 ‘코픽스’ 사상 최고

2022-12-16     이광희 기자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끝없이 하락하는 집값과 달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계속해서 올라 빚을 내어 집을 산 ‘영끌족’의 시름도 깊어가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집값 오른다고 난리 치더니 이젠 떨어진다고 난리. 떨어지게 좀 놔둬라. 다주택자들 위해서 규제 왜 풀어주냐. 금리 감당 안 되면 헐값에 내놓으라고 해.”

정부가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에게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허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 누리꾼의 반응입니다. 어제(15일) 윤석열 대통령은 첫 국정과제 점검 회의에서 “현재 고금리로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규제 완화책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오늘부터 주담대 금리가 또 올랐습니다.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변동형 대출금리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4.34%로 집계됐습니다. 한 달 사이에 0.36%포인트 뛴 것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잔액기준 코픽스도 3.19%로 같은 기간 0.34%포인트 상승했고, 신잔액기준 코픽스 역시 2.65%로 0.29%포인트 올랐습니다.

변동형 대출금리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자료=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도 이날부터 올랐습니다. KB국민은행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5.91~7.31%에서 연 6.27~7.67%로, 우리은행 금리는 연 6.56~7.36%에서 연 6.92~7.72%로 뛰었습니다. NH농협은행도 연 6.03~7.13%로 금리 하단이 연 6%를 넘어섰습니다.

지난해 7월 연 3%의 금리로 5억원의 변동금리 주담대(30년 만기, 원리금 균등상환)를 받았다면, 월 이자액이 210만원에서 312만원으로 오르는 것입니다. 연간으로 따지면, 불어난 이자만 1224만원입니다. 이와 함께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올랐습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연 5.93~7.33%에서 연 6.29~7.69%로 뛰었습니다.

코픽스는 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입니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오르내릴 때 이를 반영합니다. 특히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에 새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하기 때문에, 시장금리 변동을 빠르게 반영합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이 시장의 가격 조정과 금리 인상 등으로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다른 부동산 규제도 풀어달라고 아우성입니다. 집값이 뚝뚝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집값 상승과 투기를 부추겼다는 눈총을 받는 ‘영끌족’에 대한 불편한 심기도 빠지지 않습니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풀어라. 그럼 시장이 정상 작동한다” “뉴스에서 ifrs(국제회계기준) 때문에 안된다고 나오는 거 안 보셨나 보네. 그거 철회하면 국제회계 절차로 인해 어떤 일이 벌어지는 거 알고 말하는 거 맞죠?” “2주택자까지 양도세 비과세해라” “걍 규제지역을 다 없애면 되는데 뭘 그렇게 어렵게 가나?” “어차피 dsr 때문에 원하는 한도 안 나옴. 특히 전세가가 현재 집값의 50% 넘는 사람은 ltv(주택담보대출비율)도 신경 써야 함. 전세가 급락했는데 다음 세입자 전세금으로 그 대출 막을 수도 없음. 주담대 이자가 지금 최저가 5% 전후인데 이자도 만만치 않고. 다만 팔릴 때까지 버틸 수는 있을 듯”.

“지겹다. 제발 영끌족 걱정 기사는 쓰지 마라! 그래도 다 산다” “대출받으면서 7프로 이하의 이자로 해본 적이 없는데. 요즘은 이자 낮은 남의 돈으로 집을 사니 대출 무서운 줄 모르고 갚을 생각도 없이 소비에 집중했던 건 아닐까요?” “집값 막 오를 때 계속 오를까봐 불안해서 막차 탄 젊은이들이 많은 거라 생각됩니다. 수십 번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 냈던 사람들은 책임도 안 지고 편안하게 잘살고 있겠지요” “아파트 집값 3억짜리가 지금도 4억대다. 뭐가 빠졌다는 거야? 고점 5억에서 지금 4억이다. 1억 빠졌어도 아직도 1억 더 빠져야 3년 전 값이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이 시장의 가격 조정과 금리 인상 등으로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2019년 말과 견줘 올해 말까지 10%포인트 정도 하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IMF는 특히 금리 인상까지 더하면 앞으로 8분기(2년) 동안 집값 상승률이 5% 이상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