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큰 별’ 김정주는 누구인가

1994년 넥슨 창업… MMORPG ‘바람의 나라’ 기네스북 등재 국내 게임회사로는 처음 일본에 상장… 닌텐도 이어 2위 등극

2022-03-02     이경호 기자
김정주 넥슨 창업주가 갑작스러운 별세소식을 전했다. /사진=넥슨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엔엑스씨(NXC·넥슨 지주사) 이사가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을 전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지난 1일 “김정주 이사가 지난달 말 미국에서 유명을 달리했다”며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최근 들어 악화된 것으로 보여 안타까울 뿐”이라고 밝혔다.

또 “저와 넥슨 경영진은 그의 뜻을 이어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더 사랑받는 회사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넥슨 가족 여러분들 모두가 김정주 사장님을 기억하고 추모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오웬 마호니 넥슨재팬 대표는 일본 IR 공시를 통해 “우리의 친구이자 멘토인 제이 킴(김정주)을 잃은 비극을 표현하는 것은 어렵다”며 “그는 넥슨 가족과 많은 친구들이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주 창업자의 비보에 게임 동료들의 애도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 선후배 사이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는 페이스북에 “내가 사랑하던 친구가 떠났다”며 “살면서 못 느꼈던 가장 큰 고통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같이 인생길 걸어온 나의 벗 사랑했다. 이제 편하거라 부디”라고 덧붙였다.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자도 페이스북에 “업계의 슬픔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애도를 표했다.

쏘카의 VCNC 박재욱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벤처 업계의 큰 별이 졌다”며 “한국 게임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주역이자 많은 후배들의 존경을 받는 선배님이신데 이렇게 보내드리게 돼 너무나 황망하다”고 애도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너무 충격적인 소식이다. 한국 게임산업의 역사는 '바람의 나라'에서 시작한다”며 “김정주 창업자는 게임산업의 역사를 열었던 인물이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벤처기업협회도 입장문을 통해 “고인은 1990년대 초반 세계 최초의 온라인 게임 서비스 기업인 넥슨을 창업해 국내 1위 기업이자 세계 게임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고 대한민국이 오늘날 세계적인 게임강국으로 발전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정주 창업자는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삼성의 지원을 받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대학원에서 전산학과 석사를 취득했으며 박사과정을 6개월 만에 그만두고 1994년 넥슨을 창업했다.

넥슨은 1996년 세계 최초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바람의 나라’를 선보이며 1세대 온라인 게임 시장을 이끌었다. 바람의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PC 온라인 게임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2011년 12월에는 넥슨 일본법인을 통해 국내 게임회사 중 처음으로 도쿄거래소에 상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넥슨 일본법인의 시가총액은 2조8400억엔(약 30조원)으로,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한 게임사 중 닌텐도에 이어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