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자사주 소각’ 나선 카카오

3000억원 규모 소각… 주주환원 정책에 주가는 강세

2022-02-25     이경호 기자
카카오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소각하면서 주가가 강세다. /사진=카카오

카카오가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카카오의 자사주 소각은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카카오의 자사주 소각은 주주친화적인 행보다. 카카오 측은 이번 감자 사유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주주가치 제고가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면서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이사회를 통해 자사주 소각 방식으로 감자(자본금의 축소)를 결정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소각 예정인 주식은 보통주 323만9741주로, 24일 종가(9만원) 기준으로 약 3000억원 규모다. 이로써 기존 447억원에 달하던 자본금은 감자 이후 443억원으로 줄어든다.

앞서 카카오는 최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중장기 주주 환원 정책을 밝힌 바 있다. 카카오는 앞으로 3년 동안 잉여 현금 흐름의 5%를 현금 배당하고 10∼25%는 자사주 매입·소각에 쓰겠다고 했다.

배재현 수석부사장은 “올해는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자사주 소각과 특별 자사주 소각을 합쳐 총 3000억원의 자사주 소각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더욱 노력하는 카카오가 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다음 달 29일 예정된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자사주 소각을 진행할 예정이다.

카카오의 이번 자사주 소각은 연초 불거진 일부 임원의 ‘주식 먹튀’ 논란 등으로 최근 주가가 크게 떨어진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카카오 주가는 이날(24일) 2.81% 내린 9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고점 대비 47.97% 빠진 상태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카카오의 주가가 고점 대비 많이 하락한 것을 두고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을 것”이라며 “실제 주주들의 가치를 부양하기 위한 회사의 노력을 보인 것이어서 주가가 우상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 자사주 소각 결정 다음 날인 오늘(25일) 카카오 주가는 급등세다. 이날 오후 12시 16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4.33% 오른 9만3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카카오는 지난해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48% 늘어난 6조1361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31% 증가한 5969억원을 올렸다. 분야별로 보면 플랫폼 부문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한 1조4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톡비즈 매출은 30% 증가한 4750억원, 포털비즈 매출은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 확대로 7% 늘어난 1307억원을 기록했다.

콘텐츠 부문은 7803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 이 가운데 스토리 매출은 29% 성장한 2113억원, 뮤직 매출은 9% 증가한 2027억원을 달성했다. 미디어는 39% 늘어난 895억원, 게임은 97% 증가한 2768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