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새 회장 ‘윤규선’ 급부상
최종 후보군 5명에 포함… 내부 출신 가운데 유일하게 은행장 미역임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이 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이 사법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새로운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그동안 함 부회장과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이 거론된 가운데, 윤 사장이 새로운 후보군에 이름을 올려 주목된다. 윤 사장은 내부 출신 후보군 중에서 유일하게 하나은행장을 지내지 않은 인물로, 이 또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28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를 열고 함 부회장, 박 행장과 함께 이성용 전 베인앤드컴퍼니 코리아 대표, 최희남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 그리고 윤 사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으로 선정했다. 5명의 후보 중에서 외부 인물은 이성용, 최희남 전 사장이다.
금융권에서는 차기 회장으로 내부 출신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앞서 있는 인물은 단연 함 부회장이다. 하지만 사법리스크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함 부회장에 대한 채용비리 혐의 선고 공판이 오는 25일 열리는데, 판결 결과에 앞으로 운명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설사 유죄 판결을 받은 상황에서 차기 회장으로 선출될 경우도 예측해 볼 수 있지만, 법적 부담을 안은 상황에 노조와 시민단체 등의 반대까지 겹쳐 험로가 예상된다.
지성규 부회장 역시 그동안 차기 회장 후보군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지만 이번 숏리스트에서 빠진 것 또한 법적리스크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 부회장은 부실 사모펀드 환매 중단사태 당시 은행장으로서, 금감원으로부터 ‘문책 경고’를 받았다.
이처럼 함 부회장과 지 부회장이 사법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는 와중에 윤 사장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내부 출신으로 박 행장도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지만 최고경영자 경험이 적어 조직 장악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사장은 62세로, 1988년 금성투자금융으로 금융권에 발을 디딘 뒤 1995년 보람은행으로 옮기면서 은행권에서만 30년 가까이 몸을 담았다. 이후 2006년 하나은행 수원지점장에 올랐으며 2016년 하나은행 기업지원그룹 그룹장 부행장으로 승진 후 그해 12월 퇴임했다. 이어 2017년 2월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이 됐고 두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다음 달 임기가 끝난다.
윤 사장은 비록 은행장을 역임하지는 않았지만 은행과 비은행 부문에서 모두 경험을 갖추면서 검증된 리더십을 보여줬다. 윤 사장은 2017년에도 하나금융지주 회장 후보 롱리스트 16명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당시 윤 사장은 숏리스트 선별을 위한 인터뷰에 응하지 않아 최종 후보군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윤 사장이 금융지주 부회장 자리를 건너 뛰고 바로 회장 자리에 안착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