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뛰자 대량매도’ 후성 김근수, 왜?
수소기업협의체 발족 직후 2차 전지 테마주 후성 급등 주가가 고점 찍은 17일 200만주 팔아… 주가 다시 급락
후성이 2차 전지 테마주로 주목받으면서 최근 주가가 급등한 가운데 김근수 후성그룹 회장이 200만주에 달하는 대규모 주식을 매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근수 회장은 지난 17일 시간외매매를 통해 200만주를 처분했다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18일 공시했다. 처분단가는 2만3265원으로, 총 465억3000만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날 2만주도 2만750원에 매도했다. 금액으로는 5억1500만원이다.
김 회장이 17일에만 총 202만주를 매도해 총 470억4500만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김근수 회장은 11월 들어서 주식을 잇따라 팔았다. 11월 15일부터 17일까지 팔아치운 주식은 총 243만6000주에 달한다. 1주당 평균 2만5000원만 따져도 609억원이나 된다.
김 회장이 11월 들어서만 판 지분은 보유지분의 2.63%다. 이로써 김근수 회장의 지분율은 15.73%에서 12.74%로 줄어들었다. 김 회장이 주식을 대량매도한 시점의 17일 종가는 전일 대비 0.81% 오른 2만4750원이다. 이는 9월초 1만3000원대에 비하면 약 80% 올랐고, 3월 초 9000원대에 비하면 2.5배 이상 상승한 수치다.
후성의 주가는 11월 들어 급등했다. 1만~2만원 초반에서 형성되던 주가는 11월 8일 현대자동차, SK, 포스코, 효성 등 대기업 회장들이 모여 수소기업협의체를 만든 직후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수소기업협의체는 수소경제를 활성화하려면 민간 기업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 뜻을 함께 하고 CEO 협의 기구를 설립하기로 한 것인데, 이들 기업들은 모두 수소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 생산을 목표로 하는 기업들이다.
2차 전지를 생산하는 후성이 수혜주로 묶이면서 혜택을 받은 것이다. 후성 주가는 11월 5일 19650원에서 수소기업협의체가 발족한 8일에는 전거래일 대비 5.09% 오른 20만650원으로 2만원대를 돌파하다가 12일에는 2만4900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다가 16일에 2만550원으로 주춤하다가, 17일에는 2만4750원으로 상승 마감했다. 김근수 회장이 주식 200만주를 대량매도한 시점은 상승마감한 직후에 시간외매매로 팔아버린 것이다. 단기 고점을 찍은 후 주식을 팔아 400억원대의 현금을 확보한 것이다.
문제는 김 회장이 주식을 대량매도한 다음날 후성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18일 후성 주가는 전일대비 3.03% 떨어진 2만4000원에 마감했다. 고점을 보고 시세차익을 노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증권가에서도 주가가 크게 오르자 김근수 회장이 보유 지분 중 일부를 현금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대주주가 이례적으로 200만주라는 대규모 주식을 팔았다는 점에서 투자 심리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1973년 한국특수내화공업사를 모태로 창업한 후성그룹은 후성, 한국내화, 퍼스텍 등 유가증권 상장사 3개와 국내외 비상장사 19개 등 총 22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후성은 냉매, 2차전지 소재, 무기불화물, 반도체 특수가스 등 자동차, 철강, 반도체, 건설, 환경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화학소재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특히 냉매와 2차전지 전해질, 반도체 특수가스 등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판매하고 있다. 냉매, 2차전지 전해질, 반도체 특수가스 등의 기초화합물은 국내 울산공장과 중국 등 해외법인의 생산 설비 등을 통해 생산하고 있다.
한편 후성은 현대그룹의 방계회사다. 김 회장의 어머니는 현대그룹 창업자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일한 여동생이었던 정희영씨이고, 아버지는 고 김영주 한국프랜지공업 명예회장이다. 김 회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조카인 것이다.
김 회장은 정희영 여사와 결혼해 슬하에 1남 2녀(용민‧나연‧주연)를 두고 있다. 장남인 김용민은 후성 총괄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지분 22.7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