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vs 펀드… 대박으로 가는 ‘메타버스’는? [사자경제]

2021-07-20     이광희 기자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4월 23일 맥스트를 방문해 박재완 대표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3381.87대 1, 길 잃은 돈 6조원이 올라탔다.”

지난 19일, 이름도 낯선 기업의 공모주 청약이 끝나자 주관사 관계자들의 입이 쩍 벌어집니다. 일반투자자 배정물량 25만주를 놓고 8억4546만8680주가 접수된 것입니다. 증거금만 6조3410억원이 몰리며 균등배정제가 도입된 이래 으뜸 경쟁률을 기록합니다. 이전을 통틀어도 역대 두 번째입니다. 코스닥시장에 새로 선보일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맥스트’ 이야기입니다.

‘간접투자’. 자신이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것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증권회사나 투자신탁회사의 수익증권, 뮤추얼펀드 등에 가입해 전문가에게 돈을 불려달라고 맡기는 것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하는 ‘메타버스’ 열풍이 불면서 대박을 좇는 주식 투자자가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가 더 나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가장 먼저 메타버스 펀드를 선보인 곳은 KB자산운용입니다. 지난달 14일 설정된 ‘KB글로벌메타버스경제펀드’는 지난 16일 기준 189억원의 설정액과 3.54%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등 가상공간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기업과 로블록스·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 30~50곳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삼성자산운용은 뒤이어 지난달 28일 ‘삼성글로벌메타버스증권자투자신탁’을 출시했습니다. 8개의 테마로 운용되는데 핵심 테마로 클라우드 컴퓨팅과 가상현실을 집중투자 그룹으로 선정했습니다. 가상현실에는 페이스북과 루멘텀, 3D 디자인에는 유니티와 징가, 온라인 게임사로는 일렉트로닉아츠에 투자합니다.

삼성글로벌메타버스증권자투자신탁은 지난 16일 기준 173억원의 설정액과 1.11%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국가별 비중으로 보면 미국이 약 78%로 가장 높습니다. 산업별 비중으로는 정보 기술 분야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가 각각 51.0%와 25.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직 메타버스 펀드에 대한 선택폭이 좁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펀드 투자를 고민할 때 이들 펀드의 다른 포트폴리오에 주목하라고 말합니다. 한 자산운용 관계자는 “두 상품이 메타버스라는 콘셉트는 같지만 포트폴리오가 달라 투자를 할 때 그 점에 주목하면 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특히 메타버스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고 무조건 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망 업종에 투자하더라도 매매 타이밍을 잘 잡아야 수익을 낼 수 있다”라며 “빠르게 성장하는 메타버스 산업 내에서 어떤 기업이 더 좋은 기업인지 개인 투자자가 골라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펀드를 통한 투자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관련 종목에 대한 직접투자보다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가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픽사베이

한편 메타버스 관련 주식으로는 옵티시스(109080), 자이언트스텝(289220), 한컴MDS(086960), 와이제이엠게임즈(193250) 위지윅스튜디오(299900), 덱스터(206560), 알체라(347860), 선익시스템(171090)을 꼽습니다. 옵티시스는 컴퓨터와 각종 멀티미디어 기기들 사이에 고속의 디지털 신호를 광전송 모듈을 이용해 전송하는 디지털광링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자이언트스텝은 인공지능(AI) 기반의 리얼타임 콘텐츠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확장현실(XR)과 관련된 콘텐츠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와이제이엠게임즈는 가상 및 증강현실 등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과잉행동장애(ADHD)와 치매·뇌전증 등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위지윅스튜디오와 덱스터는 영상·미디어에 사용되는 컴퓨터 그래픽 개발사입니다. 알체라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만든 네이버Z와 손잡고 플레이스에이를 설립해 3차원 전신 인식 기술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선익시스템은 메타버스를 구현하는데 사용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 제조업체입니다.

이날 이들 메타버스 관련 종목들의 주가는 모두 올랐습니다. 알체라가 20.42%로 가장 많이 올랐고 덱스터도 두 자릿수인 14.21% 상승했습니다. 뒤이어 ▲자이언트스텝 8.53% ▲선익시스템 5.88% ▲와이제이엠게임즈 4.79% ▲한컴MDS 1.99% ▲위지윅스튜디오 1.33% ▲옵티시스 0.61% 순으로 올랐습니다.

메타버스 관련주들은 20일 모두 올랐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메타버스 열풍이 투자 수익률로 이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봅니다. 그러면서 서로서로 신중한 투자를 주문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끝나고 증시 거품 꺼지고 정상화되면 사라 저거 상용화되려면 한참이다” “웅 수수료 내고 나면 꽝 ㅋㅋㅋ 걍 비트 단타나 칠게 ㅋㅋ” “호구를 찾고 있다고 광고하네” “허상이다. 돈 안 된다” “한번 타볼까 했는데 오르기도 꽤 올랐고 기업 재무 보고 그냥 못 먹어도 안 사기로 했다. 성투들 하시오” “저 메타도 거품이다~ 몸 사려라 거품 터질 때 저 메타도 같이 터져서 날아감”.

“우주항공 테마로 해 먹더니 이번에는 메타버스 테마군” “과거 새롬기술을 연상케 하는 걱정되는 투자이긴 함” “이제 메타버스 상승추세 꺾일 때가 됐네. 이런 기사들 나오는 거 보니 끝물” “그런 줄 알았다가 계속 더 가고 가고 가고 해서 한참 뒤에 끝물에 올라타 상투 잡을 사람일세” “뭔가 새로운 듯한 아이템, 언론의 펌프질만 있으면 작업 치기 쉬운 듯” “거품 안 낀 곳이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