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가 굴린 ‘배불뚝이 증권사’

2분기 당기순이익 1조8173억원…전분기 대비 248.5%p 폭증

2020-09-01     이경호 기자
사진=픽사베이

증권사들이 동학개미들의 활발한 주식거래 덕에 배를 두둑이 불렸다. 국내 56개 증권사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1조2958억원이나 증가한 1조817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48.5%p나 폭증한 수치다.

이같은 호실적에는 주식거래대금에 따른 수탁수수료 증가와 금리하락 추세에 따른 보유채권의 평가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금융감독원은 파악했다.

항목별로 보면 수수료순익이 전분기보다 8.8%(2625억원) 증가한 3조2378억원으로 집계됐다. 수탁수수료는 전분기 대비 26%(3588억원) 늘어난 1조7386억원이다. 특히 반기 기준 수탁수수료는 3조118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3324억원) 대비 74.6% 늘었다. 이는 이른바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것이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지난해 상반기 618조원에서 올해 상반기 1171조로 89.5% 늘었고, 코스닥시장 거래대금도 같은 기간 505조원에서 1061조원으로 110%나 증가했다. 수수료수익 중 수탁수수료 비중은 53.7%로, 전분기보다 7.3% 상승했다.

자료=금융감독원

다만 IB부문 수수료는 877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9%(262억원) 줄었다. 이는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가 13.7%(567억원) 감소한데 기인한 것이다.

이 기간 자기매매손익은 377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012억원(65.0%) 감소했다. 주식관련손익은 642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508억원 줄었다. 이는 매도증권 주식 평가손실 증가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채권관련이익은 2조 2523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6106억원(37.2%) 늘었다. 금리 하파생관련손실은 -1조2321억원으로, 손실규모가 5608억원(83.5%) 증가했다.

기타자산손익은 2조55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32.9%(2조9384억원) 늘었다. 특히 펀드관련이익이 전분기 대비 3조2600억원 가량 증가하면서 크게 개선됐다.

전체 증권회사의 자산총액은 593.2조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2.6%(15조원) 증가했다. 매도파생결합증권·RP매도 등으로 조달한 자금을 채권 등으로 운용함에 따라 채권 보유액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부채총액은 전분기보다 2.4%(12.2조원) 증가한 528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자기자본은 64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5%(2.8조원) 증가했다.

전체 증권회사의 평균 순자본비율은 607.6%로 전분기말 대비 60.9%p 늘었다. 종투사(8사)의 순자본비율은 1313.0%로 전년 대비 149.0%p 증가했다. 이는 종투사의 영업용순자본이 증가한 탓이다.

전체 증권회사의 평균 레버리지비율은 732.7%로 전분기 대비 8.4%p 감소했다.

한편 전체 선물회사 4곳의 당기순이익은 102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12.1%(14억원) 줄어들었다. 수탁수수료는 38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4.1%(63억원) 감소한 반면 자기매매이익은 17.3%(4억원) 증가했다. 자기자본순이익률은 2.2%로, 전년 동기 대비 0.2%p 늘었다.

전체 선물회사의 자산총액은 5조364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6%(2597억원) 줄었다. 부채총액은 5.4% 줄어든 4조9021억원, 자기자본은 4622억원으로 4.0% 늘었다.

금감원 측은 “올 2분기 증권회사들은 수탁수수료 수익 증가와 금리하락에 따른 채권평가이익 등에 힘입어 당기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양호한 수익을 시현했다”면서도 “다만, 코로나19 영향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국내외 주식시장 등 대내외 잠재리스크 요인이 수익과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부동산 경기 악화에 대비해 PF대출, 채무보증 등 부동산 금융 현황도 상시 관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