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 벽두, 금융권에 부는 ‘칼바람’

2020-01-10     이의현 기자
은행들 본사 사옥. /사진=각 사

경자년 벽두부터 금융권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연초까지 희망퇴직으로 자리를 비우게 되는 인력이 2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기불황에 수익은 가파르게 줄고 초저금리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력 조정과 점포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이달 14일까지 근속 15년 이상에 부지점장 이상 일반직 중 1961년 이후 출생자, 차·과장급 이하 일반직 중 1964년생을 대상으로 특별퇴직을 실시한다. 이들은 근속 연수 등에 따라 21~36개월치 임금을 특별 퇴직금으로 받는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희망퇴직 조건을 공고하고 이달 3일까지 신청을 받았다. 대상은 1964~1967년생으로 직위·나이에 따라 월 평균 임금의 23~35개월치를 특별퇴직금으로 받게 된다. 이와는 별도로 국민은행은 자녀 학자금이나 재취업 지원금을 최대 2800만원까지 지급할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은 1964~1965년에 출생한 일반 직원 277명이 희망퇴직했다. 이들에겐 각각 22·31개월치 평균 임금과 함께 자녀 학자금, 의료비, 재취업·전직 지원금이 각각 최대 2000만원씩 지급됐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12월 1964~1965년생 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신청 받았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3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은 평균 임금의 30~36개월치 급여를 지급하기로 했다. 희망퇴직은 심사를 거쳐 이달 31일 확정된다.

지난해 말 농협은행에서는 365명이 희망퇴직했다. 대상은 1963년생이거나 10년 이상 근무하고 만 40세 이상인 직원이었다. 농협은행은 평균 임금의 20~28개월치를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했다.

은행 못지않게 카드업계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잇단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카드업계의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오는 13일까지 지난해 말 기준 근속 10년 이상 일반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지난 2018년 이후 2년 만이다. 출생연도에 따라 월평균 급여의 27~30개월치를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한다.

앞서 하나카드도 지난해 11월 준정년 특별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대상은 만 40세 이상, 근무 기간 15년 이상이었다. 14명이 회사를 떠났다.

KB국민·현대·삼성·우리·롯데카드 등은 아직 희망퇴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개인사업자인 카드 모집인을 감축하고 있다. 카드 모집인은 카드 가입을 유치하면 카드사로부터 일정 수당을 받는다. 이는 통상 15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7개 카드사 모집인은 2018년말 1만2607명에서 지난해 6월 말 1만1766명, 지난해 말 1만1382명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에는 1만명 이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