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하나로유통 임영선 대표, ‘갑질 입막음용’ 대타? [조수연 만평]

‘공정위 제재 사건’ 직후 소리 소문 없이 취임… ‘농협중앙회 논쟁거리’ 더할까 쉬쉬하며 물갈이 의혹

2026-08-13     조수연 편집위원(뉴스웰경제연구소장)
농협하나로유통 임영선 대표는 ‘갑질 입막음용’ 대타?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농협중앙회는 조합원 204만명, 산하 조합 1106개를 거느린 공룡 조직이다. 단일 민간 조직으로는 국내 최대라 평가할 수 있는 농협은 농축산물 등을 생산하고, 전국에 배포함으로써 국가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한다. 농협 가운데서도 유통 부문이 아주 중요한 이유다. 그런데 최근 농협의 유통 부문에 아주 심각한 도덕적 해이가 발생했다는 증거가 드러났다.

자료 1. /출처=농협중앙회

농협은 실물경제와 금융을 각각 지주회사로 분리 경영하는 체제다. 실물경제를 농협경제지주가 맡는데, 여기에 유통 부문이 제조·식품·서비스와 함께 소속되어 있다. 특이한 것은 농협의 유통을 담당하는 회사가 두 곳인데, 바로 농협하나로유통과 농협유통이다. 거의 독점적이라 할 수 있는 농축산물 유통업에 과연 경쟁체제가 필요했을까? 더군다나 두 곳 모두 유사한 농축산물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게다가 각각 대표이사 등 방대한 조직이 있어서, 농협 직원의 자리 확보를 위한 기능은 기본으로 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자료 2. /출처=공정거래위원회

앞서 농협하나로유통이 대규모로 유통업법을 위반,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재한 사실이 지난 9일 알려졌다. 농협하나로유통은 100% 농협경제지주 자회사로, 일반기업처럼 이윤 동기가 기업활동의 목표라고 보기는 어렵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총포괄손익이 2024년 마이너스 496억, 지난해 마이너스 456억원으로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또 납입자본금 5000억원을 잠식, 지난해 자기자본 총액이 4047억원으로 나타났다. 농협하나로유통 홈페이지 회사 소개 첫 화면의 ‘진심을 팔고 안심을 사는’이라는, 기업 미션으로 해석되는 문구를 봐도 이 회사는 영리기업보다는 사회적 기업에 가깝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 3. /출처=공정거래위원회

그럼에도 농협하나로유통은 일반 유통기업도 해서는 안 되는 ‘금지된 상거래’ 행위를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농협하나로유통은 2021년 1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신상품이 아닌 상품 187개를 신상품 입점 장려금 명목으로 3억236만원을 수취했다. 공정위는 출시 후 6개월 이내 상품을 신상품으로 할 것을 <판매장려금 부당성 심사 지침>에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농협하나로유통은 자의적으로 하나로마트 ‘입점’ 이후 6개월 이내 상품을 신상품으로 규정하고, 무려 출시 후 8년 9개월이 지난 상품도 신상품으로 지정하면서 판매 장려금을 챙겼다. 사회적 기업이 왜 그래야 했을까? 농협하나로유통 경영진이 연속 적자를 메꾸기 위해 일선 판매 창구에 압박을 가한 것은 아닌지 강한 의구심이 드는 이유다.

이 밖에도 농협하나로유통은 입점업자에 납품 및 임대 계약서를 즉시 교부하지 않았던 사실이 863건이나 적발됐고, 납품업자로부터 약정 없이 인력을 파견받아 일을 시킨 사실도 11회나 드러났다. 농협하나로유통은 현장에서 농협의 이미지를 가장 잘 노출하는 곳이다. 따라서 이번 공정위로부터 받은 제재는 ‘농협중앙회의 자회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의 전형을 보였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다른 한편,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농협 간부들의 횡령·금품수수 혐의 관련 14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올해 6월에는 국세청이 농협중앙회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 중이며, 지난달에는 경찰의 농협중앙회 2차 압수수색이 있었다. 가뜩이나 이 같은 사법 문제로 벌집을 쑤셔놓은 격인데, 농협하나로유통마저 공정위 제재를 받아 ‘농협은 윗물이나 아랫물이나 상당히 혼탁하다’라는 세간의 평가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편, 농협하나로유통의 임영선 현 대표는 별다른 보도나 행사 없이 지난해 1월 취임했다. 공정위 제재 사건이 2021년부터 4년 동안 벌어진 것을 고려하면, 전임 대표가 문책성으로 물러나고 외부 논쟁거리가 되지 않도록 쉬쉬하며 물갈이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적자는 만성적으로 쌓여가는 가운데 대외적 평판과 신뢰가 크게 망가진 농협하나로유통을 임영선 대표가 어떻게 이끌지 눈과 귀가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