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주 묶어 시너지? ‘에버코어 김지훈의 도전’에 쏠리는 눈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에버코어→텔콘RF제약→케이피엠테크→뉴온’ 구조로… 상폐 위기·순환출자 털고 도약?
최근 재미있는 공시와 함께 이를 분석하는 기업 기사가 필자의 눈길을 끈다. 지난 3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케이피엠테크라는 코스닥기업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케이피엠테크는 PCB, 전자통신 반도체, 자동차 부품용 종합 표면처리 재료와 전자동 도금설비의 제조·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코스닥 상장 기업이다. 코스닥기업이 유상증자하는 것이 새로운 사실은 아니지만 공시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내용이 담겼음을 알 수 있다.
케이피엠테크는 225억원을 유상증자로 조달한다. 이 회사는 유상증자 직전에 감자를 시행해 누적 손실을 정리했고 유상증자 조달 자금은 부채 상환과 타법인 출자에 전액 사용한다.
그런데 유상증자와 관련한 조달과 사용처가 재미있다. 케이피엠테크의 부채상환은 최대 주주인 텔콘RF제약의 대여금 80억원이다. 결국 최대 주주가 대여금을 지분 출자로 전환한 것인데, 흥미로운 점은 또 다른 사용처인 타법인 증권 취득 대상은 다름 아닌 케이피엠테크가 64% 지분을 가진 뉴온이었다.
이 유상증자에 따라 텔콘RF제약→케이피엠테크→뉴온→텔콘알에프제약으로 이어지는 순환 출자 구조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케이피엠테크 유상증자에 이어 하루 차이로 텔콘알에프제약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이 회사 최대 주주가 에버코어 투자 지주회사(이하 에버코어)로 변경됐다. 전체적으로 에버코어를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를(이하 에버코어그룹) 이 기업들의 구조 조정자가 주도면밀하게 기획한 것으로 추정된다.
텔콘알에프제약, 케이피엠테크, 뉴온 그리고 에버코어의 공시자료를 확인하면 공통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인물이 있는데 텔콘알에프제약과 케이피엠테크의 대표이사이자 뉴온의 상근이사로 등재한 김지훈 대표이사이다. 공시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 에버코어의 2022년 감사보고서에는 김지훈이 대표이사로 표시돼 있다. 한편, 김지훈 대표는 공개적으로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취향으로 보인다. 온라인에서 그의 모습은 어디서도 확인 불가능했다.
또한 케이피엠테크의 분기보고서에 기록한 연혁에는 과거 텔콘, 에버코어의 브랜드가 등장한다. 케이피엠테크의 과거 이름이 텔콘이었고 2017년 에버코어가 최대 주주로 등장한다. 한편, 김지훈 대표이사는 이 회사에서 2018년 취임했다. 에버코어그룹 지배자로 김지훈 대표의 구조 조정은 이때부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들 3개 기업의 재무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하나 같이 2025년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했고 2026년 1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마디로 에버코어 경영진의 경영 능력에는 의문을 표현하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한편, 에버코어그룹의 3개 기업은 모두 상장 기업이다. 그런데 이들 기업의 주가 추세가 아주 놀랍다. 케이피엠테크 주가는 2020년 말 59만7000원대에서 만원 단위를 떼 내고 현재 4000원 수준이다. 뉴온 역시 2016년 말 60만3000원대에서 최근 1900원대이고, 텔콘알에프제약 역시 2017년 말 43만7000원대에서 지금은 2000원대로 주가가 폭락했다. 김지훈 대표가 이들 기업 경영에 참여한 기간이 7년 이상이므로 경영을 지배한 기간이 짧지 않지만 놀랍게도 그의 경영 기간에 3사의 주가가 하나같이 폭락해 거의 동전주를 향해 가는 추세다. 이 기록적인 주가 추세를 보면 이들 기업에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파악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이 기업들의 지배구조를 재편해서 무슨 효과가 있을지 짐작도 가지 않지만, 기왕 시작했으니 과거 최고 주가의 10분의 1만이라도 회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