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 금융위, ‘우리금융 보험사 인수’ 재검토해야 하는 이유 [조수연 만평]

‘대출 사기’ 늑장 보고, 내부통제 시스템이 못 걸렀다면 심각… 당국, ‘조건부 승인’ 되짚어야

2026-06-19     조수연 편집위원(뉴스웰경제연구소장)
우리은행 늑장 금융사고 보고로 곤란한 정진완 은행장.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우리은행이 2024년 8월에 발생한 상가 허위 서류 담보 대출 사기를 늑장 보고해 다시 한번 구설에 오르고 있다. 우리은행은 해당 금융사고를 발생 시점부터 무려 2년이나 지난 이번 달 16일에서야 공시했다. 우리은행이 사고를 알고서 늑장 보고한 것도 문제이지만, 어느 산업보다 철저해야 할 은행 내부통제 시스템이 이를 모르고 지나쳤다는 점에서 사태는 더욱 심각하다.

이 사건이 발생한 2024년은 전임 우리은행장이자 우리금융지주 회장이었던 인사가 연루된 초유의 부정 대출 사건으로 시끄러웠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취임한 2023년 3월 이후에도 상당 기간 지속된 부정 대출에 임 회장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결국 조병규 전 우리은행장 대신 현 정진완 은행장이 지난해 1월부터 경영권을 맡는 계기가 되었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은 금융사고 내부통제 강화를 강조했지만, 최근 금융사고 늑장 공시는 이미 벌어진 2024년 허위 대출 금융사고도 알아내지 못하는 등 허울뿐인 내부통제를 해왔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출처=금융위원회

무엇보다 우리은행의 이번 늑장 공시는 우리금융의 입지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전임 손태승 회장 친인척 부정 대출 등으로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인수 승인을 앞두고 금융지주회사 법령상 걸림돌이 되는 경영평가 3등급을 받았지만, 금융위는 전격적으로 조건부 인수 승인했다. 즉, 금융위원회는 우리금융지주가 내부통제 개선 계획 등의 이행 실태를 반기별로 금융감독원에 보고하고, 연 1회 금감원이 점검 후 금융위에 보고토록 했다. 금융위는 이 정도는 우리금융이 당연히 지킬 줄 알았을 것이다. 만약 우리금융지주가 내부통제 개선계획 등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을 때는 금융위는 금융지주회사법이 부여한 권한으로 우리금융에 시정명령을 부과하고, 최종적으로 조건부 승인한 주식처분명령도 부과할 수 있다는 조건이 달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우리은행의 2024년 금융사고 미보고 건이 추가로 드러나면 우리금융은 아주 곤란한 상황에 빠질 것임이 틀림없다.

문제는 금융위가 2025년 당시 우리금융지주가 금융회사 인수에 부적합한 경영 상황이었으나 무슨 일인지 무리해 보이는 보험사 인수 승인을 위해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당시 감사 대상 기간 벌어진 금융사고가 묻혀있다가 이제야 드러났느냐는 점이다. 고사성어에 '마각(馬脚)이 드러난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금융 처지에서 2024년 허위 대출 사기는 마각에 해당한다는 생각이다.

비단 은폐가 아니더라도 우리금융그룹 전체가 ‘내부통제 정상화’라는 조건부 보험사 인수 승인이라는 민감한 상황에서 해당 금융사고를 놓친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 이제 금감원과 금융위가 과거 ‘조건부 승인’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관건이다. 과연 시정명령과 그에 따른 주식처분 명령이라는 또 하나 초유의 사건이 우리금융에서 벌어질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