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이 품은 톱10, 왜 300% 이상 급등 종목 없을까 [오인경의 그·말·이]
시가총액 7000조원 돌파한 한국 증시, 어디까지 달릴까(하) 개인과 기관은 상승장 이끈 핵심만 골라 담아… ‘지나친 쏠림’으로 인한 수급 불안 경계해야
한국 증시가 연일 새로운 기록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이토록 강력한 질주가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안감을 느끼는 투자자들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이번 증시 상승을 주도해 온 반도체 투톱 주식을 가장 적극적으로 매도하고 있는 투자주체가 바로 이들 두 종목의 지분을 가장 많이 소유한 외국인들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이후부터 올해 5월 22일까지 투자주체별로 집중 매수·매도한 종목들의 수익률을 살펴보더라도 반도체 투톱 주식의 영향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들 두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도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성과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반면, 이들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수한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성과가 훨씬 더 양호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든 개인 투자자든 '반도체 투톱'에 대한 투자 의사 결정이 이번 상승장의 투자수익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투자주체별 순매수 톱10 종목을 살펴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종목 가운데 300% 이상 급등한 주식은 아예 찾아볼 수 없다. 그만큼 시장에 대해 냉정한 접근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와 반대로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은 이번 상승장을 주도한 핵심 종목들을 대거 순매수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상승장에 개인투자자들과 기관들이 얼마만큼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였는지 새삼 놀라게 된다.
지난해 6월 이후부터 이번 달 22일까지 투자주체별로 순매도 톱10 종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번 상승장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단 두 종목에 대해 얼마만큼 과감하게 차익을 실현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이들 두 종목 말고도 현대차, SK스퀘어, LS ELECTRIC 등 초급등 종목에 대한 거침없는 매도 공세도 주목할 만하다. 외국인들은 '순매도 톱10' 종목에서만 무려 100조원이 넘는 엄청난 금액을 순매도했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순매도한 종목들(SK하이닉스, 삼성전자, 현대차, SK스퀘어, LS ELECTRIC 등)의 주가 상승률이 최근 1년 동안의 주가 상승률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엄청나다. 이들 종목에 대한 향후 전망이 매우 긍정적인 점도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도 공세에 비춰보면 이번 주가 상승이 이례적으로 과도하다고 냉철하게 판단하는 것처럼 보인다.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톱10 종목을 살펴보면 반도체 투톱 종목에 대한 집중 매수가 확연히 드러난다. 해당 기간 개인들의 순매수 톱10 종목에 대한 순매수 합계(56조6505억원)의 66%에 해당하는 금액을 두 종목에 대한 순매수에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대한 집중 매수가 이들 두 종목에 대한 높은 수익률과 직결되는지는 한번쯤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개인들의 삼성전자에 대한 누적 순매수 전환이 올해 5월에서야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렇긴 하지만 대세 상승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종목이 이처럼 높은 주가 상승률을 나타낸 경우는 좀처럼 드문 것도 사실이다. 개인들의 때늦은 폭풍 순매수 행보가 지나치게 급등한 일부 종목에 극단적으로 쏠려 있는 점은 향후 한국 증시에 상당한 수급 불안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기관 순매수 톱10 종목을 살펴보면 개인투자자들과 유사한 점들이 여럿 발견된다. 기관 매매동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금융투자가 사실상 개인 투자자들의 ETF 매매 동향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