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NH투자증권 윤병운 사장의 ‘불편한 동거’ [조수연 만평]
중앙회 각자대표 ‘권력 분산’ 처분에 LG투자증권 출신 경영진 향배 초미의 관심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전신인 LG투자증권 출신 인사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과거 농협금융지주 회장 시절 우리투자증권을 농업협동조합중앙회의 반대에도 인수하며 사장을 맡긴 전 정영채 사장이 불명예 퇴진한 자리를 윤병운 사장이 이어받은 게 2024년이었다. 이때도 NH투자증권 경영권을 놓고 힘겨루기가 있었는데, 금융감독원이 농협중앙회장 측근을 앉히겠다는 압력을 막았고, 결국 윤병운 사장이 취임하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이후 윤병운 사장은 농협중앙회에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듯 역대급 실적을 보여줬다.
NH투자증권은 1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이어갔으나 윤병운 사장은 연임 승인을 받지 못하고 불편한 임기 연장 상태에 놓이게 됐다. ‘파두’ 등 내부통제 이슈가 윤병운 사장 연임의 발목을 잡은 가운데 그에게 돌아온 것은 ‘권력 분산’이라는 농협중앙회의 처분이었다. 이를 두고 과거 NH투자증권 사장 선임을 놓고 체면을 구긴 농협중앙회가 다시 움직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NH투자증권 임원 후보 추천위원회는 지난 2월부터 다섯 차례 회의를 열고도 후보를 선정하지 못했고, 결국 4월 24일 각자대표 체제 전환만을 결정했다. 다음달 2일 열릴 예정인 임시 이사회에서 각자대표가 최종 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WM과 IB의 분리 등 여러 가지 분할 경영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필자도 현직 근무 시절 사업 부문별 각자대표 체제를 경험했다. 일견 각자대표 체제가 전문 경영을 촉진해 기업 실적을 제고할 것 같지만 내부 임직원 사이 소통 부재와 협업 약화를 가져올 수 있다. 가장 중요한 효과는 대표를 비롯한 임원 자리가 늘어나는 것인데, 결국 시간이 갈수록 대표가 각자 지배하는 부문별로 이기주의가 횡행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최종적으로 목표 및 자원을 배분하고 성과 평가를 주도하는 관리와 인사 부문에 대한 통제권을 누구에게 주느냐에 따라 NH투자증권에 대한 최종 지배력이 좌우될 것이다. 이에 농협중앙회가 각자대표를 도입하면서 과연 이들 권한을 내놓을 것인지가 관심거리다. 만약 농협중앙회가 숟가락만 얹는 수준을 넘어 통제권을 틀어쥐면 NH투자증권의 증권업 경쟁력 강화와 역대급 실적 달성을 주도한 윤병운 사장 등 LG투자증권 출신 인맥은 죽 잘 쒀서 내놓고 실권을 잃게 될 개연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