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퇴출 좋은데 ‘대장주’마저 떠나면… ‘울고 싶어라’ 코스닥 투자자 [뉴스톡 웰스톡]
상폐 요건 강화, 당분간 혼란 불가피… 알테오젠 코스피 이전 움직임에 ‘8천피’는 남의 나라 이야기
‘8천피’를 눈앞에 둔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멈추지 않은 가운데, 코스닥 상장기업 투자자들은 시장을 지켜달라고 읍소하고 있다. 최근 코스닥 대장주 ‘알테오젠’이 코스피로 이전 상장을 추진하자 호소문까지 내놓은 것이다. 더군다나 금융당국이 상장폐지 요건 강화 방안 규정 개정을 승인함으로써, 당분간 코스닥 투자자들의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1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담은 한국거래소 상장 규정 개정안이 전날 금융위 승인을 얻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1일부터 상장폐지 시가총액 요건이 ▲코스피 300억 ▲코스닥 2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이어 내년 1월 1일부터는 ▲코스피 500억 ▲코스닥 300억원으로 올린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해마다 단계적으로 시총 기준을 높일 계획이었으나, 이를 6개월씩 앞당겼다. 이뿐만 아니라 주가 1000원이 안 되는, 이른바 ‘동전주’ 상폐 요건도 오는 7월부터 신설된다. 30거래일 연속 시총 기준에 미달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주가가 1000원을 넘지 못하면 최종 상장이 폐지된다.
이처럼 부실 상장사 퇴출 기준을 대폭 강화, 이른바 ‘좀비기업’ 정리에 나서면 코스닥 시장 수급 개선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자 보호와 시장 건전성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상장폐지를 회피하려 무리한 감자나 액면병합을 단행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액주주의 몫으로 돌아간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이 과정에서 분식회계, 주가조작 등 어떠한 불공정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아울러 “부실기업이 쫓겨난 자리에 유망한 혁신기업들로 채워지도록 상장제도 개선도 병행할 것”이라는 권 부위원장의 약속 또한 지켜질지 물음표다.
이러한 가운데 코스닥협회와 벤처기업협회·한국벤처캐피탈협회는 전날 ‘코스닥 잔류’ 호소문을 내놨다. “코스닥 선도기업이 시장에 남아 성장할 때 투자자의 신뢰가 유지되고 후속 기술기업의 도전과 모험자본 유입이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라며 “반대로 우량기업의 이탈은 혁신 생태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날 종가 기준 20조6105억원으로 코스닥 시총 1위인 알테오젠이 코스피로 이전하려 하자 나온 반응이다. 현재 코스피 시총 톱100 가운데 셀트리온·NAVER·카카오·기업은행 등은 모두 코스닥 출신이다. 지금까지 코스닥 상장사 59곳이 코스피로 무대를 옮겼다. 코스닥 투자자들이 불장 속에서도 웃지 못하는 이유다.
이날 ▲SK네트웍스 ▲천일고속 ▲삼진제약 ▲동양고속 ▲코스모로보틱스 ▲폴레드 ▲라온텍 ▲소룩스 ▲TPC로보틱스 ▲안국약품 ▲차백신연구소 ▲코아시아씨엠 ▲라메디텍 ▲메이슨캐피탈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지난 11일 상장 첫날 ‘따따블’(공모가의 4배 상승)을 기록한 코스모로보틱스는 나흘 연속 상한가를 질주하고 있다. 또 이날 상장한 폴레드는 올해 들어 다섯 번째 따따블을 기록했다. 이밖에 TPC로보틱스는 3연상, 천일고속과 동양고속은 2연상을 달렸다.
양 주식시장은 모처럼 함께 웃었다. 코스피 지수는 137.40p(1.75%) 뛴 7981.41로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고, 코스닥은 14.16p(1.20%) 내린 1191.09로 장을 마감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0.4원 오른 1491.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