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5 vs 40.4%, 미장 앞서는 국장의 ‘승자독식’ 깨라 [오인경의 그·말·이]
초대형주 주도 장세, 언제까지 지속될까 (하) 시총 톱10 종목 쏠림 심각… ‘두산에너빌리티·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한때 100위권 밖이었다
지난해 조기 대선 이후부터 지난 주말까지 한국 증시에서 일어난 놀라운 지각변동을 일일이 되돌아볼 필요는 없다. 그러나 2016년 말 이후부터 지금까지 코스피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이 약 4배 이상(1308조 → 5305조원) 불어난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주말 기준으로 시가총액 상위 100종목에 속한 종목들 중에서도 10배 이상 상승한 종목은 총 19종목에 이른다. 성과가 특히 좋은 10종목은 원금 대비 무려 85.9∼21.6배에 이를 만큼 뛰어났다.
이와는 정반대로, 현재 시가총액 상위 100 종목을 구성하는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형편없는 성과를 보인 종목도 꽤나 많다. 그 가운데 원금 손실을 기록한 종목만 하더라도 7개에 이르며, 2016년 말 대비 주가 상승률이 1.5배 이하인 종목만 20개에 이른다.
심지어 현재 시가총액 톱10에 올라 있는 종목들의 경우에도 과거 한때나마 '매우 어려운 시절'이 있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지난 1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시가총액 톱10을 한 번도 벗어나지 않은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하더라도 다섯 종목에 불과하다. 시가총액 순위가 여러 해 동안 100위 밖으로 벗어난 종목(두산에너빌리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있었다.
결국 현재 시가총액 톱50 또는 톱100을 벗어난 종목이라고 하더라도 장차 시가총액 순위를 대폭 끌어올릴 만한 잠재력을 지닌 종목들은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 투자자들은 그런 역량을 지닌 종목들을 남들보다 일찍 찾아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순히 시가총액 순위가 너무 뒤처진다는 이유로 유망한 종목을 일부러 배척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증시에서도 시가총액이 매우 큰 종목들의 투자 성과가 다른 종목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뛰어난 경향을 지속적으로 보여왔던 건 사실이다. M7 종목이 주도하는 증시 흐름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한국 증시 상승을 주도하는 종목들도 시가총액 톱10 종목들 중심으로 점점 좁혀지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하지만 코스피 시가총액 톱10 종목의 합산 시가총액이 이미 54.5%에 이를 만큼 지나치게 높은 대목은 우려스럽다. M7을 중심으로 한때나마 극단적인 압축 현상을 보였던 미국 증시조차 톱10종목의 투자 비중은 40.4% 정도다. 코스피 시가총액 톱50 종목의 합산 시가총액이 코스피 전체 시총의 79.3%에 이를 만큼 높은 점도 지나친 쏠림 현상의 일단이 아닐까 의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