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피 올라탄 역대급 ‘빚투’, 이젠 진정할 때 [뉴스톡 웰스톡]

신용융자 잔액 33조 넘으며 사상 최고치 경신… 반대매매도 눈덩이, ‘강제 청산’ 빨간 불

2026-03-10     주미자 기자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성급하게 주식 투자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러스트=클립아트코리아

미국-이란 전쟁으로 코스피 시장이 이른바 ‘롤러코스피’란 별칭을 얻는 가운데, ‘빚투’(빚내어 투자)로 성급하게 주식 투자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급증하는 반대매매로 강제 청산을 당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잔액)가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이번 달 초 사흘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 3일 32조8041억원이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공포의 수요일’로 불린 4일 33조1978억원으로 늘었고, 코스피가 급반등한 5일에는 33조6945억원까지 불어났다.

다만, 가장 최근 금투협 집계인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6일 32조7899억원으로 감소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란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금액을 뜻한다. 지난 사흘간 이처럼 빚투가 늘었던 것은, 일부 투자자들이 증시 급락일을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해 레버리지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거래융자 잔액 추이. 단위는 백만원. /자료=금융투자협회

실제 코스피 낙폭이 역대 최대였던 지난 4일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상장지수펀드(ETF) 10개 가운데 7개가 레버리지형 상품이었다. 지수뿐 아니라 반도체·2차전지·조선 등 다양한 테마 ETF에 매수세가 몰렸다. 이처럼 빚투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증권사는 신용거래융자 신규 거래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같은 신용거래융자가 레버리지를 통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는 있지만, 주가가 하락하면 담보 가치 부족으로 반대매매가 발생해 손실이 확대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반대매매’란 신용거래융자의 담보 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 처분해 미수금을 회수하는 것을 뜻한다. 통상 증시 급락 이후 2거래일이 되면 관련 물량이 출회한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 4일 225억원이었던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지난 5일 777억원으로 하루 사이에 245.4% 급증했다. 이어 지난 6일 반대매매 금액은 824억원으로 이틀 전보다 266.2% 불어났다. 5일과 6일 반대매매 금액이 급증한 것은, 지난 3일과 4일 코스피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각 7.24%와 12.05% 급락한 탓이다.

코스피 시장 사이드카 발동 연도별 내역. /자료=한국거래소

한편, 이날 오후 2시 10준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 가까이 오르며 전날 급락분을 되찾고 있다. 특히 개장 직후인 오전 9시 6분에는 코스피200 선물 지수가 급등하면서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 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기준 가격 대비 5% 이상 상승해 1분간 지속되는 경우 발동된다.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은 5분간 정지한다.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내려진 것은 8번째다. 구체적으로 매도와 매수 사이드카는 각 5, 3회 발동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