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대표직 사퇴,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우상향할까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보수 셀프 승인’ 취소 소송 이후 돌연 물러나… 투자자 평가는 일단 ‘긍정적’
따지고 보면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만큼 풍부하고 다양한 사법 리스크에도 그룹 지배를 탄탄히 하는 지배주주도 드물다는 생각이다. 조현범 회장은 지난해 5월 2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횡령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았고 법정 구속됐다. 이어 지난 12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이 감형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여전히 수감 상태다.
그의 재판 내용은 이렇다. 먼저 한국프리시전웍스와의 몰드 고가 매입·부당 지원으로 131억원의 손실을 초래했다는 혐의와 현대차 협력사 ‘리한’에 대한 50억여원 무담보 대여 등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필자는 물론 한국앤컴퍼니 투자자가 주목하는 점은 조 회장의 도덕성을 나타내는 죄목들이다. 즉, 법인카드와 법인차량 사적 사용, 개인 이사·가구 비용 횡령 등 지난해 기준 대한민국 27위 기업집단의 회장이라는 직함에 어울리지 않은 죄목들에 대해서는 고등법원이 유죄를 인정했다. 이 밖에도 조 회장은 2020년 하청기업 납품 대가 수수, 계열회사 자금 횡령 등으로 징역 3년과 집행유예를 받기도 했고, 무혐의 처분은 받았지만, 주가조작으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조현범 회장 이름 석 자 뒤에는 그야말로 다양한 개인 비리가 항상 오르내렸다.
지난해 말 고등법원의 항소심 판결 직후만 해도 한국앤컴퍼니그룹에는 조 회장의 전면적인 경영 복귀가 예상되는 희망적인 분위기였다. 이 때문에 한국앤컴퍼니 주가도 일시적으로 상승했다. 일부 투자자와 여론은 조 회장의 1년 이른 복귀가 대미 투자, 한온시스템 인수 합병 진행 등 그룹 경영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조 회장 관련 소식에 따른 주가 상승은 일시적이었다.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이후 조정을 보이다가 최근 인수한 한온시스템의 실적 호조와 더불어 또 하나의 조 회장 사익 편취를 제한하는 사실이 알려지며 주가가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즉, 지난주 한국앤컴퍼니의 공시에 따르면 조현범 회장이 대표이사 자리에서 갑자기 물러난 것이다. 그는 2020년 사법 리스크로 잠시 물러났다가 보석으로 풀려나며 대표이사에 복귀한 이후 지난해 재차 구속에도 대표이사 자리를 유지했다. 그러나 화근은 역시 그의 사익 추구 행위였다. 그가 수감생활 중에도 고액의 보수를 받았는데, 이를 위해 지난해 지배주주(지분율 42%) 지위를 이용해 주주총회에서 본인의 보수를 포함한 임원 보수 한도 승인 안건을 셀프 승인한 것이다. 이에 소액주주연대가 관련 주총 결의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달 25일 법원이 받아들인다고 판결했다. 이후 약 한 달 만인 지난 20일 조 회장은 대표이사직을 포기했고, 자료 2에서 보는 것처럼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폭등했다. 조 회장의 종잡을 수 없는 사법 리스크로부터 회사 경영이 거리를 두자, 투자자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점을 한국앤컴퍼니그룹 경영진은 주목해야 할 것이다.
다만, 조현범 회장이 대표이사를 내려놨다고 그의 사익 추구에 큰 장애는 없어 보인다. 경제개혁연구소(ERRI)의 2023-2024년 임원 보수 분석에 따르면, 기업집단들 가운데 두 해 연속 50억원 이상 수령한 지배주주 중 조현범 회장은 2022년 59억, 2023년 78억, 2024년 104억원을 받았다. 조 회장은 이와 같이 과거 3년간 수령한 241억원 중 46%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에서 받았는데, 2024년에는 가장 많은 55%인 57억원을 보수로 수령했다. 한국타이어 사업보고서 공시 내용에 따르면, 조현범 회장은 미등기 임원으로 막대한 보수를 대부분 성과급으로 수령했다. 이를 고려하면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도 그의 초고액 보수 수령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현범 회장의 또 다른 문제는 지난해 5월 이후 ‘수감 중에 받은 보수’ 부분이다. 주주연대는 이 부분에 대해 약 50억원을 배상하라고 주주 대표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 각각의 기업구조 지배 보고서에 따르면, 조현범 회장은 수감 기간이 아닌 재직 중에도 이사회 출석률 3개 연도 평균이 한국앤컴퍼니 62, 한국타이어 33%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거액의 성과급을 평가해서 지급한 각 회사의 기준이 무엇인지 필자는 매우 궁금하다. 어찌 됐든 조 회장은 대표이사 사직 후에도 보수가 줄어들 걱정은 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