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둥 증시에 소외 공포? ‘공매도 맛집’을 찾아라! [오인경의 그·말·이]

펀더멘털 문제없다면 공매도 숏커버 상황 예의주시하면서 종목별 매도 시점 신중히 선택

2026-02-13     오인경 후마니타스 이코노미스트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무서운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 과거 대세 상승장에서 그토록 자주 등장하던 '과열 신호'가 떴다는 얘기조차 거의 들리지 않는다. AI 혁명을 등에 업은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초대형주가 맨 앞에서 힘차게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으니 나머지 주식들은 어느새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뒤따라 가는 듯한 모습마저 엿보인다.​

코스피가 5000포인트를 돌파하고 나서도 폭주를 거듭하는데 일조하는 종목들도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주가가 너무 달아올라 공매도 포지션에서 감당할 수 없는 손실이 발생하면서 숏커버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공매도 잔액이 시가총액 증가 속도만큼 급증하지 않는 까닭도 다른 한편에서 '공매도 숏커버'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오인경

그래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 있듯이, 외국인 중심의 공매도 잔액은 지난해 3월 말부터 가파르게 증가해 오다가 지난해 11월에서야 잠시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너무 낮은 가격대에서 너무 빠른 속도로 공매도 잔액이 쌓이다 보니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대에 공매도 잔액이 수북이 쌓였고, 20조원대로 급증한 공매도 잔액은 폭등 장세를 더욱 키우는 연료로 변한 형국이 되었다.

/그래픽=오인경

대표적인 경우가 미래에셋증권과 한미반도체다. 이들 두 종목에 유독 외국인의 공매도가 일찍부터 집중적으로 축적되어 오다가 이번 폭등 장세를 만나자 한번 불붙은 불길은 꺼질 줄 모르고 나날이 더욱 거세게 타오르는 형세로 변했다. 이들 두 종목은 같은 업종 내에서도 유난히 활발한 대량거래를 동반하면서 급증 중인데, 주가가 들썩일 때마다 공매도 잔액도 덩달아 줄었다가 늘기를 반복하는 중이다. 주가가 오를수록 공매도 평가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눈치챈 투자자들이 '공매도 맛집' 특유의 즐거움과 이익을 만끽하고 있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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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광범위하게 구축된 공매도 잔액에서 발생하고 있는 평가손실은 과연 얼마쯤이나 될까? 종목별로 공매도 단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일일이 수작업을 하는 수밖에 없으므로 '공매도 잔액 500억원 이상'으로 범위를 한정해서 파악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공매도 잔액 상위 91종목의 공매도 잔액 합계는 16조2031억원, 공매도 평가손실은 4조4068억원이었다. 시장 전체 공매도 잔액은 21조2936억원이다. 91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1556종목에서도 91종목과 비슷한 비율로 평가손실을 입었다고 추산하면, 시장 전체 공매도 평가손실은 대략 5조7912억원으로 추정된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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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막대한 공매도 평가손실은 일찌감치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규모가 아닐 수 없다. 외국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구축된 공매도 잔액은 자고 나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폭증하는 평가손실을 견디지 못한 공매도 세력은 하루에도 수천 억씩 잔액 주식 수를 줄였다 늘이기를 반복하고 있지만 뾰족한 묘수는 보이지 않는다. 오래도록 공매도 세력에게 시달려 온 국내 투자자들로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투자 환경을 맞은 셈이다.​

시장은 한번 뜨겁게 불타오르기 시작하면 갈 데까지 가는 고약한 속성이 있다. 주기적인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레버리지 투자자들이 깡통을 찰 때까지 폭락세가 멈추지 않는 원리와 똑같다. 이번 폭등장에서 종목별로 상승의 끝자락이 어디까지 펼쳐질지는 아무도 함부로 장담할 수 없다. 다만 장기간에 걸쳐 공매도 세력에게 시달려온 투자자들이라면 주가 상승과 공매도 숏커버 사이의 연관 관계를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미 공매도 맛집으로 소문난 종목들을 중심으로 상상 이상으로 급등하는 종목들이 끊임없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2월 10일 기준으로 공매도 잔액이 500억원 이상인 종목은 91종목이며 공매도 잔액은 16조2031억원이다. 이들 종목에서만 공매도 평가손실이 4조4068억원에 이른다. 표에서도 드러나듯이 공매도를 통해 평가이익이 발생한 종목은 그야말로 가뭄에 콩 나듯 몹시 드물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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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을 포함한 공매도 잔액 상위 20개사는 다음과 같다. 기업의 펀더멘털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종목들이라면 공매도 숏커버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종목별로 매도 시점을 신중히 선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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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종목을 공매도 평가손실이 큰 순서로 재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공매도 평가손실이 큰 종목일수록 공매도 숏커버가 임박했거나 이미 공매도 숏커버가 활발하게 시작됐을 가능성이 많다. 아니면 치열한 공방전이 진행 중일 가능성도 있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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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평가손실 상위 20개사의 합산 평가손실은 3조2564억원에 이른다. 이들 종목에서 공매도 잔액이 바닥을 드러낼 때는 과연 언제쯤일까. 해당 종목을 보유한 투자자라면 역사상 보기 드물게 찾아오는 '이익 극대화 기회'를 쉽게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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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투자자들이 견디기 어려운 '공매도 상환 압박'에 시달리게 된 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주가 급등 때문이다. 공매도 잔액 상위 91개사 가운데 지난해 5월 말 이후 주가 상승률이 높은 20개사는 다음과 같다. 이토록 놀라운 주가 상승률을 보인 종목들에 대해 어떻게 그토록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대량의 공매도를 구축했는지 뒤늦게 후회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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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폭등장에서 소외된 많은 사람들이 FOMO에 시달린다는 소식이지만, 하락세에 베팅한 인버스 투자자들이나 파생상품 숏포지션 투자자들에 비할 바는 아니다. 공매도 투자자들이 겪고 있는 공포스러운 투자 손실 역시 얼마만큼 크게 불어날지 여전히 미지수다. 그들에게 필요한 충고는 <도덕감정론>의 저자인 애덤 스미스가 남긴 문장 속에 담겨 있다.​

역사의 기록들을 검토해 보고, 당신 자신이 경험한 범위 내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들을 회상해 보고, 당신이 책에서 읽었거나 이야기를 들었거나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로서 자신의 개인생활에서건 사회생활에서건 극히 불행했던 모든 사람들의 행위가 어떠했었는지를 주의를 기울여 고찰해 보라. 그러면 당신은 그들 중 절대다수 사람들의 불행은 그들이 자신의 한창 좋은 때가 언제인지, 조용히 앉아서 만족하고 쉬어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것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즉, 만족하고 멈추어야 할 때를 몰랐던 데 있는 것이다). 온갖 약을 복용함으로써 건강한 자신의 신체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던 어느 한 사람의 묘비(墓碑)에는 다음과 같이 새겨져 있다. "나의 몸은 건강했다. 나는 더욱 건강해지기를 원했다. 그리고 지금은 여기에 있다"라고. -애덤 스미스 <도덕감정론(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