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장세주 vs 4세 장선익, 동국제강그룹주의 ‘5천피 추세 이탈’은 누구 책임?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자사주 마법’으로 지배구조 완성, 독단 경영 견제 어려워… 투자자들 그룹 실상 이미 파악
대한민국 증시는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 첫날도 활기찼다. 코스피 지수는 이번 달 4일 사상 최고치인 5376포인트를 기록했고, 한 주 동안 477포인트나 고점과 저점을 오가는 변동성으로 기록적 활동성을 보였다. 지난 주말 코스피 종가는 5089포인트였고, 9일에는 다시 상승해 5298포인트를 넘어섰다. 코스피는 지난해 4월 9일 2293포인트에 비해 122%나 상승했고, 처음 오르는 주가 이정표에 정부도 흥분할 만하다.
필자 역시 코스피 지수 5000포인트라는 전인미답의 고지를 달성했다는 사실에 흥분이 되기는 한다. 그러나 투자의 세계는 냉철하다. 지수가 얼마인가보다는 몇 배나 상승했는가로 표현할 수 있는 투자수익률이 투자자에게 더 큰 의미가 있다. 그것이 손에 쥐어지는 돈의 양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코스피를 관찰하면 투자자에게는 2020년 3월에서 2021년 6월까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가 상승 기간이 더 큰 수익률을 선사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130% 상승했다. 최근 코스피의 122% 상승이 12개월간 급박한 기울기로 이루어졌다면 팬데믹 주가 급반등은 15개월 기간에 진행해 투자 기회도 더 많았다. 물론 필자는 코스피 5000포인트 달성도 대단하다 생각하며 폄훼할 생각이 없다.
주가 상승 원인을 놓고 이재명정부의 강한 상법 개정 등 자본시장 공정성 확보를 위한 의지를 지목한다. 자본시장 공정성 관련 이슈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자기주식’ 악용 문제이다. 지난해 12월 23일 정부는 상장법인 자기주식 공시 제도 개선을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이 개정으로 일단 자기주식 제도 개선은 완료했다고 보아야 하는데, 주요 목적은 재벌 기업이 인적 분할과 자사주의 신주 배정을 이용해서 지배주주의 알짜기업 또는 그룹에 대한 지배를 강화하거나 승계에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2023년 6월 자기주식 제도 개선 논의를 시작해서 2024년 6월 입법 예고했다. 이어 그해 말 12월 자사주 신주배정을 금지하고 관련 자사주 공시와 신탁 취득 자사주 규제를 강화하며 사실상 자사주의 편법적 이용을 제한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지난해 주가가 5000포인트까지 질주하는 과정에 진입하는데, 필자는 ‘자사주 마법’을 금지하는 효과가 주주 보호 등 상법 개정과 함께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었다는 생각이다.
자사주 제도 논의가 시작된 2023년 6월에 이른바 ‘자사주 마법’을 활용해 지배구조 개편을 완성한 기업집단이 있다. 바로 동국제강그룹이다. 인적 분할 전 동국제강은 4.2%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동국제강이 지주회사 동국홀딩스와 사업회사 동국제강(열연), 동국씨엠(냉연)으로 각각 인적 분할하면서 동국홀딩스의 자사주에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신주배정을 하면서 현재 동국홀딩스에 대한 지배주주 지분은 62.96%로 강화되었다. 특히 2015년 수백억원대의 회삿돈 횡령 및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장세주 회장이 32.54% 지분을 보유한 동국홀딩스의 최대 주주로 등극했고, 그의 장남 장선익 전무도 2.5% 지분을 소유하면서 4세 승계의 첫 단추를 끼웠다. 장세주 회장의 동생 장세욱 부회장은 20.9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동국홀딩스는 이사회가 장세주, 장세욱 형제와 계열회사 임원인 신용준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1인 등 4인으로 구성되어 있어 대표이사 등 지배주주의 독단적 경영에 대한 견제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불합리한 지배구조 및 경영구조를 가진 동국제강그룹의 주가 동향을 보면 시장은 이미 이 그룹의 실상을 파악한 듯 보인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한 해 대부분 상승했지만, 동국제강그룹의 인적 분할 세 기업 주가에 대해서는 2025년 자본시장 공정이 진행되면서 투자자의 불편함을 감내해야 했다. 시장 주가 상승 추세와 동국제강그룹 주가 격차가 컸던 이유다.
인적 분할 이후 동국제강그룹 경영 실적도 불투명하다. 그래서인지 동국제강그룹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보고서거나 신용평가 보고서도 쉽게 찾기 어렵다. 지주회사인 동국홀딩스의 매출은 동국제강이 64.33%로 절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이 42%(3241억원)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무려 76%(266억원) 급감했다.
한편, 장세주 회장과 장선익 전무의 3세에서 4세로의 승계는 사적 재산권 행사 당위성이 횡령, 도박, 재물손괴 등 부자의 사법적 부정 인식에 크게 가리는 듯하다. 또한 지난해 10월 발생한 동국제강 포항 공장의 사망 사고까지 맞물려, 최근 포스코그룹처럼 동국제강도 중대재해 이슈에서 자유롭지 않다. 게다가 일부 재벌 기업처럼 4세 승계를 위한 일감 몰아주기, 사익편취, 전환사채나 교환사채 등 자본시장 기술 동원 행태가 관찰된다면, 동국제강 주가 이탈 추세 지속은 사필귀정이며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