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키우기 꼬리 자른’ 강대현의 넥슨은 제2의 쿠팡, 불매가 답이다?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상습적 기만행위 몰랐다면 무능… ‘해외 상장기업의 대한민국 소비자 무시’에 본때 보여야
소비자 정보 유출에서 시작한 쿠팡 사태는 유통 공룡 기업의 단순 일탈이나 실수에서 벗어나 조만간 국가간 외교 분쟁으로 번질 지경까지 이르렀다. 원인은 쿠팡 지배주주이자 CEO인 김범석의 최초 설계대로 ‘미국 거래소 나스닥에 쿠팡 본사(Cupang.inc)를 상장하고, 국내에서 기업활동을 하면서 각종 규제가 있을 때 쿠팡은 미국기업으로 행세하며 이를 회피하려는 의도’로 추정된다.
이 같은 쿠팡의 사례처럼 국가는 다르지만, 해외인 일본에 상장한 기업이 또 있다. 바로 넥슨이다. 넥슨은 ‘지배주주 유정현 → NXC → 넥슨(일본) → 넥슨코리아 → 한국 자회사’로 한국과 일본을 가로지르는 독특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다만, 쿠팡은 최종 국적이 미국이라는 점이 다르다. 이들은 기업의 신뢰성을 높이고 안정적 자본 조달을 용이하게 하려는 의도로 시가총액이 큰 시장에 상장했을 것을 추정된다. 특히 넥슨은 일본 상장으로 100% 해외 자회사 배당을 익금불산입하는 일본 조세제도를 이용해 재무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데 넥슨그룹의 자금 흐름이 심상치 않다. 2024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 영업활동하는 넥슨코리아는 2023년 1조828억, 2024년 9333억원을 벌어서 각각 9.318억원과 9536억원을 일본 넥슨에 배당했다. 돈은 넥슨코리아가 한국에서 벌고, 100% 지분을 가진 일본 넥슨이 이익의 대부분을 배당으로 가져가는 구조이다.
일본 넥슨의 주주는 넥슨 최종 지주회사인 NXC가 31.4%, NXC의 100% 벨기에 자회사인 NXMH가 19.36% 지분을 보유해 총 50.8% 지분으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나머지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등 일본 거래소 기관투자자와 개인이 49.2%를 보유하고 있다. 넥슨코리아가 넥슨 일본에 배당한 영업수익이 100원이라면 49원은 세금없이 해외로 흘러나간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넥슨의 불공정 영업 행위가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에 집단 민원이 접수된 사태가 벌어졌다. 민원을 제기한 게임 이용자 단체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메이플키우기’ 모바일 게임에서 유료 화폐를 지불해도 정당한 대가만큼 능력 최대치를 얻을 수 없는 확률 조작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공정위 서울 사무소는 현장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넥슨은 2024년 ‘메이플스토리’게임에서 획률형 아이템 판매 관련 소비자 기만으로 전자상거래법 적용 사례 최다 과징금(116억원)을 부과받은 전력이 있다. 이번 사건은 넥슨이 동일 유형 확률 조작을 반복한 것이어서 감독 당국의 처리가 주목된다.
이처럼 상습적인 소비자 기만에 여론이 들끓자, 넥슨은 전격적으로 강대현·김정욱 공동대표가 사과하고 전액 환불한다고 ‘메이플키우기’ 게임 웹사이트에 밝혔다. 이어 ‘메이플키우기’ 담당 본부장을 보직 해임하고 강대현 대표가 직접 담당 본부장을 맡는다고도 발표했다. 2024년 3월 취임한 강대현 공동대표는 넥슨코리아의 게임전략과 운영 부문을 맡고 있다. 2004년 넥슨에 입사해 20년 이상 게임전략과 운영 분야에 특화한 CEO라는 평을 받는다. 이 같은 강 대표가 ‘메이플키우기’의 소비자 기만 사태를 전혀 몰랐던 것인지 의문이 짙은 이유다. 넥슨코리아의 게임 개발과 운영을 맡은, 전문 분야가 있는 공동대표로서 게임 확률 조작을 몰랐다면 중대힌 감독 소홀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가 ‘꼬리 자르기’라는 의혹까지 받는 이유다.
이번 넥슨의 신속한 대처를 놓고 일각에서는 지난해 개정한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게임산업진흥법) 때문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공교롭게 넥슨 사례를 예견한 듯 ‘확률형 아이템 표시의무위반행위’에 손해 금액의 3배까지 배상 책임을 지우도록 법률이 규정하고 있다.
반복적 불공정 영업행위의 또 다른 원인은 넥슨 오너 일가의 상속세 마련을 지적한다. 그러나 넥슨 오너 일가는 이미 상속세를 NXC 주식 물납으로 해결했고, 이 때문에 넥슨그룹 지배구조에 기획재정부가 2대 주주로 등장한다. 오너 일가가 약 69%의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상속세 압박에 의한 불공정 영업은 무리한 추정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쿠팡이 소비자 정보 유출과 근로자 사망을 대수롭지 않게 자행하듯, 넥슨도 그냥 소비자 기만 행태가 거리낌 없는 기업문화 인자로 자리 잡은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점이다. 해외 상장기업이 대한민국 소비자를 대하는 기업 모럴이 개탄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