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나온 미국인’ MBK 김병주와 쿠팡 김범석, 대한민국이 그리 우습냐 [조수연 만평]
기록적인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국회 청문회를 하면 할수록 온라인 유통 공룡 쿠팡이 전 국민의 화를 돋우는 진풍경이 이어지고 있다. 논란의 주인공인 쿠팡 inc는 주 사업장은 한국이지만,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했으며 CEO 김범석은 하버드대학교에서 수학한 미국 국적자다. 로켓배송과 새벽 배송 등으로 유통 혁신을 가져온 경영자였으나, 미국 기업임을 이용해 철저하게 한국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는 한국 시장을 대상으로 활동하는 미국 국적 기업인에 대한 극한의 평가 절하를 유발했다.
쿠팡 이전에 한국에서 활동하며 기업은 성공했으나 미국 국적을 가진 CEO가 물의를 일으킨 사례가 또 있다. 다름 아닌 국내 1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이하 MBK)의 김병주 회장이다. MBK는 국내 사모펀드 1위 기업으로 2015년 국내 오프라인 대형 유통기업인 홈플러스를 테스코로부터 7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이때 MBK는 블라인드 펀드로 2조2000억, 나머지 5조원은 홈플러스 명의 대출로 조달했다. 그러나 10년 만인 지난해 과도한 대출과 경영 실패로 전격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하고 말았다. 이 때문에 현재 117곳의 대형 마트와 293곳의 익스프레스(SSM), 그리고 2만명 고용인(협력기업까지 약 10만명)의 삶의 터전인 오프라인 유통 공룡은 만신창이가 되고 말았으며, 현재는 인수처를 다급하게 찾는 중이다.
MBK 김병주 회장도 공교롭게 쿠팡 김범석과 같은 하버드 출신이며, 또한 미국 국적을 선택한 기업인이다. 그도 홈플러스 사태로 국회 출석 요구를 계속 거부하다가 온 국민의 분노를 사며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 끌려 나오다시피 출석했다. 너무나 강렬한 이들 두 기업의 한국인 무시 행태 때문에 앞으로 이들 유형(해외 유학 + 미국적 취득)의 프로필을 가진 기업인은 전 국민의 불편한 선입견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악화한 여론으로 MBK는 결국 사모펀드(PEF) 산업에 대한 규제 논의를 유발했고, 국내 1위임에도 사모펀드 제도 개선을 논의하는 PEF 운용사 간담회에 제외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검찰이 지난 7일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MBK 부회장 겸 홈플러스 대표이사 등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 3부는 이들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이들이 지난해 2월 28일 한국기업평가가 신용등급이 ‘A3→A3-’로 강등된 다음 달 4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신용등급 하락을 예상했음에도 대규모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해 투자자 손실을 초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사건 발발 초기부터 이와 관련한 의혹이 제기됐으나 MBK는 부인했다. 그러나 혐의를 확신한 검찰이 결국 해를 넘기자마자 전격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MBK가 대한민국을 총체적으로 무시한다는 우려를 전혀 겁내지 않은 몰염치에 민심까지 잃은 결과가 사법적 판단과 상관없이 사태를 최악으로 몰고 간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하버드 출신 미국 국적인 쿠팡 김범석 CEO도 긴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자승자박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