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해외도피’ 배상윤 KH그룹 회장의 ‘수상한 경영’ [조수연 만평]

‘CSA코스믹’ 인수하더니 AI·로봇 등 90여 신사업 폭풍 추진… 3년째 적자기업이 감당할지 의문

2025-11-28     조수연 편집위원(뉴스웰경제연구소장)
KH그룹 배상윤 회장의 해외도피 경영.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KH그룹 배상윤 회장의 활약상이 눈부시다. 그는 2019년 쌍방울과 함께 이른바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된 의혹과 횡령·배임 등 혐의를 받는데, 2022년 출장차 외국으로 나갔다가 3년째 해외 도피 중이다. 지난해 4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알펜시아리조트 관련 계열사 간 입찰 담합 비리로 510억원의 과징금과 함께 KH그룹 4개 계열사와 배상윤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자료 1. /출처=금융감독원

보통 사법 리스크가 닥치면 경영 활동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배상윤 회장은 남다른 사람임이 틀림없다. 해외 도피의 복잡한 상황 한복판에서도 최근 화장품 회사 인수를 진행하는 등 글로벌 경영을 전개하는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이번에 인수하는 회사는 바로 ‘CSA코스믹’이다. CSA코스믹은 유동주식 수 76.83%로 소규모 지분으로도 지배가 가능한데, 앞서 지분 9.14%를 가진 브이핑크스홀딩스가 대주주였다. CSA코스믹의 이번 20일자 유상증자 정정 공시자료에 따르면, 제삼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지엔비조합에 18.85%의 지분을 배정한다. 지엔비조합은 배상윤이 회장으로 있는 IHQ가 99.95%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유상증자의 신주 상장 예정일은 내년 1월 8일이다.

앞서 KH그룹은 지난 6일 임시주총에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전격적으로 교체하고 정관상 사업목적을 대거 추가했다. 부동산 관련 전 후방 사업 일체와 스마트팜, 신약 개발, 생명공학, 로봇,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을 비롯해 59호에서 151호까지 무려 90여 가지의 사업을 추가했는데, 필자가 보기에 재벌이 벌이는 일을 한방에 시작하겠다는 것인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CSA코스믹은 KH가 대주주로 등극하는 유상증자의 조달 자금 80억원을 제품 개발에 사용한다고 공시했다.

자료 2. /출처=금융감독원

그러나 지난 24일 전환사채 상환에 사용한 자금도 같은 규모인 것이 눈길을 끈다. 공시에 따르면, 유한회사 지니집코리아가 7월 28일 인수한 전환사채를 만기 전 인수했다. 기한의 이익 상실에 따른 채권 회수라지만, 결과적으로 12월 22일에 주금을 납입하는 새로운 대주주 KH그룹의 경영권 보장을 가져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북 송금 의혹과 함께 공정시장 질서 위반, 기업 범죄 등의 사법 리스크가 널려 있고 해외 도피 중인 기업인이 황당한 사업목적을 들이대며 상장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자본시장의 목적과 투자자 보호에 과연 적합한 것인지 의문이다. 이미 시세 조정, 내부자 미공개 정보 이용, 자본시장의 승계 이용 등으로 얼룩진 한국 자본시장에서 투자자의 신뢰는 땅에 처박힌 지 오래다. 이런 시점에 KH그룹의 CSA코스믹 인수에 대해 자본시장 공정을 강조하는 이재명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1400만 주식투자자 모두가 지켜볼 일이다.

한편, KH그룹은 계열사는 독립 운영하고 있으며 배상윤 회장이 글로벌 경영을 전개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또한 사업목적 추가는 지속적 영업이익 감소에 따른 경영상 위기가 반영된 결정이며, KH가 대주주로 등극하는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조기 회수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CSA코스믹 인수 이후 수익 기반 다각화를 통해 중장기적 기업 경쟁력을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전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