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이 과열 아니라고? 당돌한 ‘증권사 보고서’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2025-11-12     조수연 편집위원(뉴스웰경제연구소장)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새로운 정부 들어 올해 6월부터 10월 15일까지 벌써 세 차례나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지난달 발표한 ‘부동산 안정화 대책’은 서울 모든 지역을 부동산 거래 허가구역으로 묶는 초강수로, 당국은 이를 통해 대출까지 강력히 억제했다. 이에 자금력이 부족해 주택 관련 대출이 필요한 중산층 이하 가계에서는 가혹하다는 볼멘소리까지 터져 나온다. 정부는 정책효과로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주택 구매에 필요한 대출 규모도 줄어들므로 힘들지만 참고 그 효과를 기다려 보자는 생각일 것이다.

자료 1. /출처=부동산114

그러나 불행히도 아파트 가격은 이번 달 들어서도 7일까지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부동산 대책의 약효에 대한 확신이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당연히 부동산 대책은 집값 과열을 방지하고 가격을 정상화하겠다는 정책 의지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부동산 가격이 ‘과열’ 상황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고, 과열이라는 판단에 이견을 주장하는 이는 없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주택시장 과열에 대한 비주류적 의견을 내는 보고서가 있어 눈길을 끈다.

자료 2. /출처=하나증권

하나증권의 CFA(Chartered Financial Analyst) 자격을 가진 채권 분석가는 ‘한국 주택시장, 정말 과열인가?’라는 당돌한(?)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물론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도 업계 수위의 분석력을 자랑하지만, CFA는 세계적 명성의 전문 분석가 자격증이므로 이 분석가의 목소리는 가벼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는 분석가답게 합리적인 기준에 따른 주택시장 평가를 제안한다. 즉, 주식 가격을 평가할 때는 이익 등 기본가치 비율(예로 PER), 멀티플 리레이팅(시장에서 기업가치 산정기준인 PER을 더욱 높게 평가하는 것)의 합리적 근거, 투자자의 레버리지 강도를 고려한다. 이처럼 주택가격 ‘과열’이라는 평가도 소득대비가격, 중심지·신축 주택가격 리레이팅, 레버리지 규제 등의 비교 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보고서는 현재 주택가격이 정상 범위이며 정상 가격을 인위적으로 억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자료 3. /출처=하나증권

이 보고서의 소득대비 주택가격인 PIR(price to income ratio) 분석에 따르면, 주택담보 대출의 차주 기준 PIR을 볼 때 서울 주택가격이 상승했으나 서울 가구당 소득도 올라 건전한 상승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서울지역 PIR이 10.6배로 2022년 이후 하락해 평균 9.9로 회귀 중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주택가격과 소득 상승추세가 비슷했고, 소득이 높아져 소득이 뒷받침되는 주체들이 주택을 매수했을 수 있다는 관점이다.

자료 4. /출처=하나증권

조금 자세히 살펴보면 분위 단계 구분의 중간에 있는 3분위의 주택가격과 소득 비율은 서울이나 전국이나 2023년 이후 하향 안정 추세이다. 다만 서울 주택가격 상위 20%(5분위)를 소득 5분위와 비교한 비율은 17.6배로 상승세이다. 특히 강남을 중심으로 부자들의 주택가격이 ‘과열’ 논란의 중심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보고서는 5분위 PIR 상승도 우수한 주택에 대한 재평가와 수요 증가가 원인일 수 있으니 단순히 ‘과열’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서울 상위층 부자(5분위)의 서울 PIR 기여도가 아주 높을 수 있다. 즉, 근로소득과 자산소득 모두 급등한 초상위 계층이 서울 고액 주택을 거액 대출로 집중하여 구매해 서울 PIR을 끌어 올렸을 수 있다. 결국, 주택가격은 극히 서울 일부 부자에게만 정상 가격일 수 있다. 그러면 서울 지역 PIR은 주택가격보다 분배 불균형 문제를 동반해서 부각한다. 전자는 경제적 문제이지만 후자는 정치적 문제다. 주택가격 안정화가 단순치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하나증권 분석가의 ‘주택가격이 정상적’이라는 주장은 주목할 만하다. 정부가 주택정책에서 과거의 실패를 반복한 수요, 공급 정책 수단 외에 주택가격에 작용하는 다양한 측면을 반영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주택가격 안정이라는 목표가 달성되지 않으면 저소득·무주택자는 생고생만 하게 된다. 수요 억제를 위한 범국민적 대출 제한에 상대적 박탈감을 넘어 주거의 공포감까지 유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