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패싱하더니… ‘패가망신 2호’ NH투자증권, 윤병운이 IMA 걸림돌?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윤석열정권 금감원 업고 사장 취임… 한솥밥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자와 관계 주목
2025년 말이 다가오면서 IB(투자은행) 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NH투자증권(대표이사 윤병운)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7월에 이어 10월에도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로 금융당국의 강제 조사를 받았다.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불공정 거래 근절 정책 의지를 실천하고 있는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NH투자증권을 ‘2호 사건’으로 선정해 본사를 압수 수색했다고 발표했다.
금융당국 발표에 따르면 NH투자증권에서 장기간 IB 업무를 담당한 고위급 임원이 지난 2년간 NH투자증권이 주관한 11개 상장사의 공개매수 정보를 가족과 직장 동료에 누설해 약 20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 합동대응단이 확정한 IB 임원은 NH투자증권에서 Heavy Industry 부장, Industry 1 본부장을 거쳐 올해부터 IB 1 사업부 헤드급 임원을 맡았다. NH투자증권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IB 임원은 3명이며, 추정할 수 있는 인물은 2018년부터 근무한 전무급 임원이다.
이번 사건으로 윤병운 사장은 NH투자증권에 있어서 중요한 시점인 연말, 그가 믿었던 심복에 뒤통수를 맞은 격이라 할 수 있다. 공시한 이력에 따르면 사건 관련 전무는 2018년부터 부장으로 근무했다. 윤병운 대표는 2018년 당시 기업금융 1 사업부 대표를 맡았고, 지난해 3월 대표이사에 오를 때까지 기업금융 1, 2 사업부 총괄대표(부사장)였다. 팀워크에 기반해 민감한 기업 정보를 다루며 기민하게 움직이는 기업금융 사업 특성상 상사는 팀원의 일거수일투족을 알아야 하고 빈틈없는 보고와 피드백 시스템을 갖춘다. 그래서 윤병운 대표는 해당 사건 관련자(전무)를 속속들이 알았을 것이고 알아야만 한다. 금융당국 발표 이후 윤 대표는 사장 직속 TF를 꾸린다며 본인은 제삼자임을 강조하는 행태를 보이지만, 그도 미공개정보 이용 사건의 감독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2023년 ‘파두 부실 IPO’ 사건으로 NH투자증권은 상당한 평판의 타격을 입었는데, 이번에 드러난 담당 임원의 미공개정보 이용 사건은 그야 말로 ‘고양이에 맡겨진 생선 가게’를 연상시킨다. 또한, NH투자증권이 공개매수 거래의 사전 미공개 정보 관리에 허술해 보이자 관련 거래를 맡긴 기관, 기업에 대한 조사도 확대할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공개매수 시장을 절반 이상 석권하고 있는 NH투자증권의 IB 영업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NH투자증권이 입을 타격은 IMA 인가의 지연 가능성이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윤병운 사장은 IMA 자본요건을 충족하려고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를 설득해 6500억원의 유상증자를 받았으며 지난 9월 금융위에 인가를 신청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지난 7월 인가를 신청한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의 심사를 마무리하고, 이르면 이번 달 IMA 지정을 할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지난 9월 신청한 NH투자증권은 아직 심사 초기 단계인 데다, 공정성 평가에 심각한 훼손을 가져올 사건이 이번에 터지고 만 것이다.
IMA는 도입 8년 만에 처음 지정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증권사가 원금 지급 의무를 지는 대신 고객예탁금을 기업금융 관련 자산(70% 이상)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제도이다. 8조원 이상의 거대한 자본을 조달하고 운용하는 초대형 금융투자업자는 ROE 관리에 IMA 인가는 필요한 수단이다. 이러한 논리로 윤병운 사장은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를 설득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 발생으로 윤병운 사장은 난처한 처지임이 틀림없다. 그가 정통 LG투자증권 출신으로 농협중앙회와 대립하고 금융감독원의 지원으로 NH투자증권 사장에 취임한 것은 자본시장에서 유명한 사건이다. 그의 사장 등극으로 LG투자증권 DNA를 가진 인물이 NH투자증권을 점령했다는 점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왠지 ‘고인 물은 썩는다’라는 격언이 떠오르는 것은 필자의 편견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