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공고 코칭’까지… 막장 치닫는 ‘성수1지구 조합-시공사 유착’ 의혹

GS건설 관계자 “입찰지침 재공고 문제 없다” 조합장에 카톡 메시지 보내 잇따르는 공정경쟁 훼손·유착 정황… ‘불투명한 운영’ 서울시 실태조사 착수

2025-10-22     이경호 기자
GS건설 직원이 조합장에게 보낸 카톡 메시지와 조합원들의 시위 모습. /조합원 제공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이하 성수1지구) 재개발 사업이 조합장과 특정 시공사 간 유착 의혹으로 혼란에 빠졌다. 조합 일부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사업을 지연시킨다”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실제 원인은 조합과 시공사 간 불투명한 관계에서 비롯된 각종 위법 의혹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조합은 입찰 초기부터 특정 건설사에 유리한 조건을 포함한 ‘기울어진 입찰지침’을 공고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후에도 ▲시공사 개별접촉 홍보위반 ▲마감재 임의 변경 ▲조합장 배임 의혹 ▲댓글 조작 및 여론 왜곡 ▲대의원 회유 녹취 등 유착 정황과 증거가 연이어 드러났다. 이러한 문제 제기에 대해 조합은 해명 대신 ‘비대위의 방해’라는 프레임을 내세우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카카오톡 메시지에서도 조합장(회장님으로 지칭)과 시공사 간 사전 교감이 의심되는 정황이 확인됐다. 지난 9월 2일자로 확인된 메시지에서 GS건설 관계자는 “입찰지침 재공고에 법적 문제는 없다”며 “현실 참여를 위한 공문 접수와 사전 통지 절차만 거치면 문제없다”고 조합 측에 전달했다. 이는 시공사 측 논리를 바탕으로 조합이 행정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메시지는 조합이 독립적으로 사업을 운영하지 않고, 시공사와 유착해 의사결정을 한 정황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이미 성수1지구 조합과 GS건설 간 유착 의혹, 개별 접촉 홍보위반, 마감재 하향 및 입찰 절차 위반 가능성을 근거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조합이 ‘자율’이라는 명분 아래 위법 가능성이 있는 결정을 반복해온 데 따른 불가피한 행정 개입이라는 평가다.

정비사업 관계자는 “서울시의 실태조사는 조합원 전체의 권익 보호를 위한 것”이라며 “행정이 나선 이유는 조합이 스스로 원칙을 무너뜨렸기 때문이며, 합당하고 명확한 조치가 있어야 행정에 대한 신뢰도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도시정비 전문 변호사는 “비대위가 사업을 지연시킨다는 주장은 본질을 왜곡한 것”이라며 “조합이 특정 시공사와 유착하는 순간 경쟁은 사라지고, 조합원은 불리한 계약과 높아진 공사비를 떠안게 된다”고 경고했다.

관련 민원을 제기한 조합원 측은 “우리가 제기한 약 10건의 민원은 명확한 정황과 증거에 기반한 것”이라며 “이를 수백 건의 허위 민원처럼 호도하는 것은 비대위를 흠집내려는 왜곡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는 사업을 방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과 투명한 구조로 바로잡으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사업 정화의 기회’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와 유착 고리를 끊어내지 않으면 성수1지구의 장기 표류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감시와 견제를 ‘방해’로 몰아가는 순간, 조합은 스스로 신뢰를 잃게 된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갈등 봉합이 아니라 구조 정상화”라고 강조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조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