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만원도 마다않는… 신의 직장 LH 임직원의 놀라운 ‘부패 DNA’ [조수연의 만평]

전대미문 신도시 투기 사건 중에도 ‘매입 임대주택’ 비위·부정 사례 속출

2025-10-16     조수연 편집위원(뉴스웰경제연구소장)
LH와 고양이.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2021년 임직원이 신도시 개발 정보를 미리 입수하고 몸소 주택투기에 나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한국토지주택공사(LH). LH는 ‘국민 주거 생활 향상과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도모’하겠다는 목적으로 설립했으나, 정작 임직원들은 대한민국의 부동산 불패 신화에 굴복해 발 벗고 부동산 투기 홍보에 나섰다. 결국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겨 국민을 제대로 바보 만들었다는 공분을 샀고, 정부 주택정책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져 3기 신도시는 계약 포기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후 LH 투기 직원들의 형사 처분까지 이어졌으나 상당수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런 탓인지 LH 직원의 불법에 대한 불감증과 공공성 무시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의원이 LH에 요구해 제출받은 최근 5년간 LH의 ‘매입 임대주택’ 사업 자료에 따르면 사태는 심각하다. ‘매입 임대주택’이란 기존 주택을 국가나 정부 기관에서 사들인 뒤 무주택 청년, 신혼부부 등 주거 약자에게 저렴하게 임대하는 제도로, 공공성을 철저하게 준수할 필요가 있는 정부 공공사업이다. 그럼에도 LH 직원들은 이마저 이용해 먹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LH에서는 총 24건의 비위·부정 사례가 적발됐으나, 주무 부서인 국토교통부의 별도 감사나 개선 권고가 이뤄지지 않아 공공성 감각 훼손이 비단 LH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무엇보다 비위·부정 사례의 내용이 이른바 ‘신의 직장’에 다니는 LH 직원이 그랬으리라고는 믿고 싶지 않을 만큼 실망스럽고 이해하기 힘들다. 우선 LH 임직원 가족 소유 주택을 매입한 사례가 3건이 있었고, 일부 직원은 중개업체로부터 금품과 향응까지 수수했다. 이들은 LH 행정 3급 직원이었는데, 받아 챙긴 금품과 향응은 고작 63만원이어서 충격을 더한다. LH 행정 3급은 대리급이며 5~8년 근속 연차에 연봉은 4500만~5500만원으로 알려진다.

필자의 경험에 대리 직급의 직원은 대부분 직장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일선 책임자이다. 한창 직장에 대한 사명감과 책임감이 충만해야 할 이들이 푼돈도 서슴없이 챙길 정도로 LH의 직원 문화가 심각하게 훼손됐을 수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 LH는 철없는 고양이 한두 마리가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