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공시 강화하면 ‘OO화재 단차 거래’ 사라질까

올해 초 ‘블라인드 폭로’ 사실로 확인… 자사주 ‘1%’ 보유하면 연 2회 무조건 공시해야

2025-09-25     김성훈 기자
자사주 공시의무가 강화되면서 코스피 지수 상승세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삼성화재 임원이 회사의 자기주식(자사주) 소각 공시 직전에 단기 매매를 통해 시세차익을 챙긴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자사주 보유·처리계획 공시의무를 대폭 강화하고 반복 위반 기업에 대해 과징금·형벌까지 가중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금융위원회는 25일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 등 관련 규정 개정안에 대한 입법 및 규정 변경을 예고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상장법인이 자사주를 발행주식총수의 5% 이상 보유할 경우, 그 현황 및 향후 처리계획을 연 1회 공시하도록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2023년 8조2000억원 규모였던 자사주 취득은 지난해 18조8000억, 올해 8월 말 19조원으로 증가했다. 자사주 소각 규모도 2023년 4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13조9000억, 올해 8월 말까지 18조8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자료=금융위원회

하지만 일부 상장법인은 여전히 자사주 보유 현황 기재를 빠뜨리거나 처리계획이 없다고 기재하는 등 투자자에 대한 충실한 설명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으로 자사주를 발행주식총수의 ‘1% 이상’ 보유할 경우, 그 현황과 처리계획 등을 연 ‘2회’ 공시해야 한다.

아울러 보유 현황과 처리계획도 기존에 공시한 계획과 실제 이행 현황을 비교해서 공개하고, 계획과 이행 현황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 사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또 자사주 취득과 보유, 처분 공시를 위반하면 임원 해임 권고와 증권 발행 제한, 과징금, 형벌 등 다양한 제재 수단을 적극 활용하고, 공시 위반이 반복되면 가중 처벌한다.

금융위는 오는 26일부터 11월 5일까지 입법예고와 함께 규정 변경을 알리고, 규제개혁위원회 심사와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 및 국무회의 의결 등 절차를 거쳐 올해 4분기 안에 시행할 예정이다.

올해 초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서 알려져 논란이 된 삼성화재 임원 단차 거래가 사실로 확인됐다. /사진=삼성화재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삼성화재 임원이 자사주 소각 공시 전후 단기 매매로 시세차익을 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화재 임원 A씨는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모두 90주의 자사주를 매입한 뒤 6월 24일 전량 처분, 약 800만원 안팎의 차익을 챙겼다.

이 같은 사실은 올해 초 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블라인드)에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삼성화재는 처음엔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이후 사실을 확인해 차익을 전액 환수하고 금감원에 관련 내용을 통지했다.

이에 내부자거래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임원이나 주요주주들의 단기 매매 차익을 금융당국이 확인해 회사에 통보하고 회사가 반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지만 강제성이 없고 실제 반환되지 않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김현정 의원은 “삼성화재와 같은 주요 금융사 임원까지 단기 매매 차익 거래에 나선 것은 국내 자본시장의 심각한 경고 신호”라며 “미국처럼 모든 상장사 임직원이 거래계획을 공시토록 하고 내부자거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