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봄’ 제주에 날아든 박씨 물고 온 제비 ‘케데헌’ [오인경의 그·말·이]

K-컬처 관련주에 부는 바람, 훈풍일까 열풍일까(하) 이달 말부터 중국인 무비자 입국 허용, 10월 초 국경절 연휴 이어지면 수혜주들도 ‘활짝’

2025-09-11     오인경 후마니타스 이코노미스트
/사진=이미지투데이

계절은 어느덧 결실의 계절로 접어들고 있지만, 멀리 제주도에서 들려오는 ‘입도 외국인 급증’ 소식은 마치 봄소식처럼 반갑게 들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국인들의 발길이 아예 끊어지다시피 했던 시절에 비해 최근의 외국인 관광객 증가 속도는 몹시 가파른 모습이다. 지난해 8월에는 제주도 입도 외국인이 월간 기준으로 2019년 이후 가장 많은 21만1947명에 달했다. 올해 7월에는 그 기록마저 뛰어넘어 2019년 8월 대비 무려 145.3% 수준까지 올라섰다. 중국의 한한령이 아직까지도 완전히 해제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놀라운 증가세임이 분명하다.

/그래픽=오인경

연도별로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숫자를 비교해 보면 지난해에 이미 코로나 사태 이전 마지막 해였던 2019년 수치를 훌쩍 뛰어넘었음을 알 수 있다. 올해 7개월 동안의 외국인 입도객은 127만5180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 93만7244명 대비 무려 136.1% 수준까지 증가한 모습이다. 이달 말부터 중국인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고 10월 초부터 국경절 연휴가 시작되면 제주도를 찾는 방한 외국인이 과연 얼마만큼 가파르게 늘어날지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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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숫자가 얼마만큼 빠른 속도로 회복하는지를 살펴볼 차례다. 여기서 잠시, 방한 외국인 숫자를 살펴보기 전에 중국인이 방한 외국인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방한 외국인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2015년부터 올해 7월까지 누적 방한 인원은 1억2142만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중국인이 3987만명으로 전체의 32.8%를 차지한다. 그다음은 일본이다. 2087만명으로 17.2%를 차지한다. 이들 두 나라가 방한 외국인 전체의 50.0%라는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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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방한 중국인 숫자는 아래 그림과 같다. 코로나 창궐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한 해 600만명을 뛰어넘었던 중국인 방한 숫자는 지난해까지도 회복이 매우 더딘 모습이다. 특히 2023년 봄부터 코로나의 영향이 빠르게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연간 누적 방한 중국인 숫자가 2019년의 76.4% 수준에 그친 점이 아쉽다. 비교적 냉랭했던 한중관계뿐 아니라 중국의 내수경기 침체 영향도 적지 않았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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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 올해부터 중국인 방한 숫자가 비교적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7월 방한 중국인 숫자(60만2147명)만 보더라도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4.2%까지 완전히 회복된 모습이다. 올해 7월까지 방한 중국인 숫자는 2019년 동기 대비 94.2%까지 회복한 312만8988명이다. 이 수치는 지난해 7월까지 누적 방한 중국인 267만8048명 대비 116.8%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최근 들어 중국인들이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난 모습이 자주 보도되는 이유가 다시금 확인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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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중국인을 제외한 방한 외국인 동향을 살펴볼 차례다. 코로나 시기를 제외한다면, 중국인을 제외한 방한 외국인 숫자는 훨씬 탄탄한 모습이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연속으로 꾸준히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2019년에는 중국인을 제외하고도 한 해 1148만명까지 늘어났기 때문이다. 코로나 영향이 사라진 2023년부터 회복하는 속도 또한 ‘방한 중국인 동향’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올해 7월까지 중국인을 제외한 방한 외국인은 743만178명으로 전년 동기 643만1858명, 2019년 동기 656만5663명 대비 무려 100만명 가까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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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중국인을 포함한 방한 외국인 전체를 살펴보면 아래 그림과 같다. 중국인이 차지했던 비중이 과거보다 조금 줄어드는 바람에 지난해 방한 외국인 전체 숫자는 2019년의 93.5%까지 회복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전체 방한 외국인 가운데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8.1%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상황은 매우 낙관적이다. 올해 7월까지 방한한 전체 외국인은 1055만9166명인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9년 동기간 988만7281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더군다나 새 정부 출범으로 한중 관계가 지금보다 긍정적으로 변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향후 시진핑 방한 등이 성사된다면 중국인 방한 숫자와 더불어 전체 방한 외국인 숫자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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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별로 방한 외국인 숫자를 살펴보면 최근의 회복세가 더욱 뚜렷이 드러난다. 올해 7월 기록했던 월간 173만3199명만 하더라도 코로나 직전 최대치였던 2019년 10월의 기록(165만6195명)을 뛰어넘었을 뿐만 아니라, 사드 보복 이전에 기록한 월간 사상 최대치(170만3495명) 마저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방한 외국인의 증가 추세는 케데헌 열풍 등에 힘입어 향후 급증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전반적으로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강해지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 고유의 음식과 문화 등을 직접 체험하고픈 욕구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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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 관련주들의 장기간에 걸친 주가 침체는 대체로 사드 보복과 한한령 때문에 방한 중국인들이 급감한 데 더해 코로나 팬데믹 사태까지 겹치면서 방한 외국인 전체 숫자마저 급감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그로 인해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CJ, 호텔신라 등 K-컬처를 대표했던 기업들의 주가는 과거에 비해 초라할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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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에 걸친 극심한 불황과 주가 침체를 겪은 기업들이 하루아침에 친중 성향의 정부가 출범한다고 해서 ‘좋았던 옛 시절’로 재빨리 복원될 수는 없다. 사드 보복과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인해 이중으로 입은 타격뿐만 아니라 트라우마에 가까운 심리적 타격까지도 어느 정도는 복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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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다소 우울한 분위기가 남아 있던 차에 갑작스레 등장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K-컬처와 연관이 깊은 기업들에게는 마치 머나먼 이국에서 박씨 물고 날아든 제비처럼 마냥 반가운 작품이 아닐 수 없다. 멀리 미국 땅에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한 편이 K-컬처 전반에 과연 얼마만큼 강력한 힘을 불어넣을지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