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한양2차 봤지? 갈길 바쁜 성수1구역 발목 잡은 GS건설 ‘복숭아 파문’

서울시기준·조합지침·도시정비법 모두 위반한 ‘불법 홍보’ 논란 확산 ‘입찰 무효 가능성’ 송파한양2차에 이어 재건축 신속 추진 또 걸림돌 공공 관리자 성동구청 처분 결과 주목 속 조합원들 “강력 제재” 촉구

2025-09-06     이경호 기자
지난 4일 송파구청이 송파한양2차 재건축조합에 보낸 공문. 송파구가 GS건설의 입찰 규정 위반 사항을 공식 확인하고, 송파한양2차 재건축조합에 처분 조치를 지시하면서 시공사 입찰 향방이 불투명해졌다. /자료=송파한양2차조합

서울 성동구 성수1구역 재개발 사업이 이른바 ‘복숭아 상자’ 로비 파문으로 들끓고 있다. 지난 8월 4일 조합원 발의로 상정된 입찰안내서 완화 안건이 대의원회에서 부결되며 GS건설이 사실상 수의계약 시공사로 유력해진 가운데, 표결 과정에서 GS건설이 직접 부결을 유도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시공사 측 직원이 대의원을 개별 접촉해 과일 상자를 건넨 뒤 반대표를 종용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도시정비법>과 서울시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조합원들은 불법을 일삼는 시공사와는 계약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공공관리자인 성동구청의 처분 결과에도 업계의 이목이 집중하고 있다.

서울시와 성동구청이 접수한 민원에 따르면, GS건설 직원은 복숭아 상자를 들고 대의원을 찾아가 서면결의서를 부결 처리하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했다. 이 같은 정황은 민원인이 제출한 자필 사실확인서를 통해 확인됐다. 이 확인서에는 해당 직원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고, 이는 증거로 확보된 명함의 번호와 정확히 일치했다.

성동구청의 시공사 선정 관련 부정행위 단속반 운영 협조 요청(맨 위 공문)에도, 서울 성수1지구 일부 대의원은 “GS건설 직원이 복숭아 상자 등을 들고 찾아와 서면결의서를 부결 처리하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했다”라고 털어놨다. 이 같은 내용의 사실 확인서와 GS건설 직원 명함과 복숭아 상자. 사실 확인서의 GS건설 직원 전화번호와 명함의 번호가 일치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이 같은 행위는 서울시 공공관리 시공자 선정 기준 제10조 제3항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며, 조합이 마련한 입찰안내서의 개별홍보 금지 조항에도 명백히 어긋난다. 해당 기준은 ‘시공자가 조합원 등을 상대로 개별적인 홍보, 사은품 제공 등을 한 행위가 1회 이상 적발된 경우에는 해당 입찰 참여자의 입찰 참가는 무효로 본다’라고 명시돼 있으며, 입찰안내서에도 입찰공고일 이후부터 시공자 선정 시까지 조합원 개별 접촉, 홍보 행위가 적발될 경우 입찰 참여 자격을 박탈하는 등 시공자의 개별홍보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더 나아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13조 제3항은 시공자가 조합원에게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한 경우 시·도지사가 2년 이내의 범위에서 입찰 참가를 제한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규정 위반을 넘어 법률상 제재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인 셈이다.

GS건설의 불법 홍보 행위는 성수1구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앞서 송파구 한양2차 재건축에서도 일부 조합원들과 고급 식당에서 개별 접촉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나, 송파구청이 사실관계 확인 요청 공문을 조합에 발송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입찰은 무효 처리될 가능성이 제기됐고, 입찰보증금 600억원의 귀속 문제와 입찰 자격 박탈 논의까지 이어졌다. 그럼에도 GS건설은 성수1구역에서도 같은 수법을 되풀이하며, 상습적인 불법 홍보와 도덕적 해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대형 건설사가 사업을 따내겠다고 불법까지 저지르는 것은 기업 문화의 구조적 문제라는 비판과 함께 강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이번 사안이 명백히 불법에 해당하는 만큼 서울시와 성동구청이 철저히 조사하고 강력한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공공관리자인 성동구청이 어떤 처분을 내리느냐에 따라, 향후 다른 사업지에서의 신뢰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번에도 솜방망이 조치에 그친다면 ‘불법 홍보도 버티면 된다’라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조합원들은 강력한 제재와 본보기 차원의 단호한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