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접대 무혐의 줄게, 대출 다오? 점점 커지는 ‘노동진 수협회장 의혹’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이자보상배율 하락 중인 도이치모터스에 왜? 하필 윤석열·김건희 가족 변호사를 감사에 왜?

2025-08-21     조수연 편집위원(뉴스웰경제연구소장)
수협 노동진 회장과 과다한 오비이락.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2023년 이후 수산업협동조합(수협)의 과감하고 놀라운 변신을 놓고 논란과 파장이 이만저만 큰 것이 아니다. 수협의 근거법인 <수산업협동조합법>은 어업인과 수산물 가공업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 향상과 어업과 수산물가공업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기 위해 수산업협동조합,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와 수협은행을 설치·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밝혀진 윤석열 정권에서 보인 수협의 행태가 이러한 설립 법 취지에 충실한 것인지 의혹을 던지고 있다.

의혹인즉슨 이렇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 2023년 2월 당선증을 받아 들었다. 그는 당선하자마자 큰 논란에 휩싸였다. 노동진 회장이 2023년 1월 선거 과정에서 중앙회장 투표권이 있는 조합장 5명에게 성 접대를 한 혐의로 선거관리위원회가 해양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한 것이다. 취임과 함께 이른바 사법 리스크가 발생한 것인데, 이후 해경은 수사 6개월 만에 무혐의 결론을 냈다. 성 접대 수수 혐의 조합장 5명 모두 “호텔 방에 입실했으나 성행위는 없었다”라는 진술을 해경이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제기되는 의혹은 이 과정에서 일어난 대규모 대출, 인사와 관련한 것이다. 먼저, 김건희특검이 조사하고 있는 김건희 연루 주가조작의 한가운데 있는 도이치모터스에 수협이 2023년 3월 100억원을 대출해 준 정경유착 의혹이다. 수협은 이후 지난 2년간 도이치모터스와 그 자회사에 모두 648억원을 대출해 줬다. 특히 지난해는 도이치모터스 대출의 3분의 2(453억원)가 수협에서 이뤄졌다.

자료 1. 도이치모터스 성장성 추이. /출처=네이버 증권

이 같은 사실에 수협은 모두 정당한 대출이었다는 해명을 내놓고 있다. 물론 도이치모터스는 자기자본이 4000억원, 총자산 1조6000억원이 넘는 회사(연결 기준)이므로 금융회사가 대출할 수 없다고 단정하기는 무리다. 도이치모터스 대주주의 사법 리스크도 이미 오래된 일이고, 그에 대한 해소 권한이 2023년 당시 윤석열 정권에 달려 있으니 이러한 리스크를 대출 제한 요인으로 판단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도이치모터스에 대한 대출은 기준을 벗어난 비정상적인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자료 2. 도이치모터스 안정성 추이. /출처=네이버 증권

그러나 대출도 금융회사 처지에서는 운용의 방편으로 볼 수 있으니 ‘다양한 운용 대안에서 굳이 도이치모터스를 선택해야 했는가?’라는 질문에는 전적으로 ‘타당성’에 동의하기 어렵다. 도이치모터스의 안정성이 2023년부터 급격히 악화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도이치모터스의 이자보상배율이 2022년 말 3.53배에서 2023년 말 1.3배로 급락했다. 영업이익이 하락했지만 이자 비용이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도이치모터스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말 0.61배로 1배에도 미치지 못하는 충격적 상황이 됐다. 이 배수가 1배 이하라는 것은 금융회사가 대출이자를 받을 수 없는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연체와 직결될 수 있으므로 대출하는 금융회사는 중점 관리해야 하는 재무지표이다. 수협의 대출 심사를 담당하는 의사결정 라인이 이를 몰랐을 리 없다. 문제의 2023년 대출 이전인 2020년 이후 수협은 도이치모터스에 대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성이 좋을 때는 대출을 안 하다가 악화한 때에 대출을 승인했다는 뜻인데, 어느 누구도 이러한 행태를 순수하게 합리적인 의사결정으로 동의하기는 어렵다. 즉, 뭔가 다른 요인이 있었을 거라는 추측이 더 합리적이다.

이러한 합리적 의심을 강화하는 것은 같은 기간 있었던 수협의 몇몇 인사였다. 수협중앙회 노 회장이 해경 수사를 받기 시작한 2023년부터 수협은 매년 퇴직 해경 고위 간부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초에는 2023년 당시 해경경찰청장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하려다 불발에 그친 것으로 알려진다. 게다가 성매매 무혐의를 받은 조합장 가운데 조합장 선거에 떨어진 3명은 수협 간부 자리에 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회장과 이들 간에 공동운명체적 연대 관계가 형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의혹을 크게 키운 인사는 수협 상임감사였다. 2023년 2월 후보 모집 후 단독 지원 끝에 3월 22일 상임감사에 선임한 사람은 다름 아닌 윤석열·김건희 가족의 변호를 3차례나 맡았던 전직 검사 출신 변호사였다. 그의 등장 이틀 만에 도이치모터스 대출이 실행된 것이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의 변명.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IMS모빌리티 관련 ‘김건희 집사 게이트’의 충격이 가시기 전이어서, 일반 금융회사와는 달리 공공성이 우선이 되어야 할 수협의 도이치모터스 대출을 외부에서 의혹을 품고 바라보는 것은 선입견일 수도 있다. 즉 정말 우연에 우연이 겹쳐 까마귀 날자 배가 떨어진 것이라거나, 당연한 수협의 ‘대출과 인사’를 너무 좁은 시각에서 본 해석의 오류일 수 있다. 그러나 석연찮은 수협 대출과 인사가 수협 최고 권력자인 중앙회장의 이해가 첨예한 시기에 집중된 것은 누가 보더라도 의혹을 품긴 충분하다.

무엇보다 수협이 본래의 설립목적을 버리고 일반 벤처 전문 금융회사도 선택하기 어려운 모험 투자를 감행했다는 것은 짚고 넘어갈 부분이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과 수협은행장, 수협 경영진은 도이치모터스 대출과 특별한 인사가 어업인과 수산업 발전에 과연 어떻게 연관되는지 해명해야 할 일이다. 어업인을 위한 특별한 공공기관이라 할 수 있는 수협 처지에서 생각하면 아마 해명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