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경찰 수사 ‘GS건설, 성수1지구 접대’ 의혹, 입찰 자격 박탈할까
시공사 선정 앞둔 민감한 시기… GS건설 중역이 조합장·임원들 식사 자리 동석
시공사 선정을 앞둔 서울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지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집행부가 특정 건설사와 고급 식사 자리를 함께 한 정황이 드러나 경찰에 고발됐다.
지난 16일 성수1지구 재개발사업 한 조합원이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과 조합장 A씨에 대해 서울 성동경찰서에 접수한 고발장에 따르면 지난 9일 조합 이사회 간담회 직후 조합장 A씨를 비롯한 임원 8명은 GS건설 측이 준비한 차량을 타고 서울 성동구 마장로의 고급 한우 음식점으로 이동해 식사를 함께 했다.
이 자리에는 GS건설의 정모 상무, 이모 팀장, 한모 소장 등 7명이 동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발인은 이들이 올 8월 입찰공고와 11월 총회에서 GS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합 임원들에게 고가의 식사를 대접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돼 일반 조합원들은 간담회 개최 사실을 알 수 없었는데 GS건설 임직원 3명이 간담회 시간에 맞춰 조합사무실에 대기하고 있었으며, 조합장 A씨의 식사 제안에 따라 음식점으로 함께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 단체 채팅방에는 이를 목격한 사람들의 증언이 올라왔고, 일부 이사도 회합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조합 임원들이 특정 시공사와 밀착해 입찰의 중립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부 조합원은 “GS건설 측에 주소를 제공한 적이 없는데 직원이 집으로 찾아왔다”며 개인정보가 외부로 넘어갔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민원 제기를 넘어 정식 고발과 경찰 수사로 이어진 사안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작지 않다. 시공자 입찰 공고와 선정 총회를 앞둔 민감한 시점에 고위 임원이 동석한 식사 접대 정황이 드러난 만큼 수사 결과에 따라 GS건설은 입찰 자격 박탈 등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조합은 지난 17일 성동구청장과 주거정비과장에게 제출한 공문을 통해 “조합은 아직 시공사를 선정하지 않았고, 성수1지구 사업에 관심 있는 다수의 시공사들이 조합 임원에게 인사할 기회를 요청해 와 그 요청을 공평하게 수용한 것”이라며 “회의 이후 식사 자리는 임의로 마련된 것이 아니라, 인사 기회를 요청한 시공사들의 요구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진 일정이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수조원대 사업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시기에 특정 건설사와 별도의 자리를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조합과 입찰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 향응 제공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시공사 선정 절차 자체가 무효화될 수도 있다.
이번 향응 제공 논란은 과거 GS건설이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에서 일으킨 금품 제공 논란과 구조적으로 유사하다. 2020년 한남3구역 입찰 과정에서 GS건설은 외주 홍보직원(OS)을 통해 조합원에게 고급 식사와 상품권 등 총 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사실이 검찰 수사로 확인된 바 있다.
경찰은 조만간 고발인 및 조합 임원, GS건설 사건 관련자들을 소환할 예정이며, 식사비 지불 내역 등 사실 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은 조합 임원이 금품, 향응, 기타 재산상 이익을 제공받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시공사는 2년간 입찰 참여에 제한을 받게 된다. 또한 서울시는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 가이드라인에서 건설사 임직원의 조합원 및 임원 개별 접촉 자체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조합원 재산권이 걸린 수천억원 규모의 시공자 입찰에서 향응과 로비가 있었다면 이는 조합 전체의 권익을 침해하는 심각한 문제”라며 “향후 시공사 선정의 투명성 자체가 도마에 오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