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코스피 황소’는 대세 상승장으로 질주할까 [오인경의 그·말·이]

올해 들어 서학개미도 후회할 만큼 폭풍 상승세… 관세 유예기간 종료 앞두고 숨 고르기

2025-07-07     오인경 후마니타스 이코노미스트
/사진=이미지투데이

한국 증시는 올해 상반기만 살펴보면 서학 개미들조차 부러워할 만큼 폭풍 상승세가 전개되고 있다. 한국 증시가 지난해 8월부터 무려 10개월 가까이 침체를 거듭하던 흐름에 비춰보면 참으로 놀라운 반전이다. 올해 코스피 상승률은 전 세계 증시를 통틀어 1위이며, 코스닥 지수 상승률도 3위에 이를 만큼 완연한 강세장이다. 이미 3000포인트를 훌쩍 뛰어넘은 상태로 7월에 접어들어서도 '상법 개정' 등 강력한 재료들에 힘입어 연중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관세 유예기간 종료를 앞두고 잠시나마 숨 고르기에 들어간 듯한 분위기도 읽힌다.​

/그래픽=오인경

​​한국 증시가 다시금 3000포인트에 진입했다고 하더라도 장기간 부진을 거듭했던 흐름이 단번에 해소될 정도는 아니다. 2010년 이후로 현재에 이르기까지 주가 상승률을 주요 선진국 증시와 비교해 보면 사정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21세기 자본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증시는 2010년 연초 이후 지난 주말까지 ▲나스닥 지수 8.92배 ▲S&P 500 지수 5.54배 ▲다우 지수 4.24배가 올랐다. 이 밖에도 ▲독일 DAX 지수 3.93배 ▲일본 니케이 지수 3.74배가 오르는 동안 코스피 지수는 고작 1.8배 상승에 그쳤다. 연 평균으로 환산하면 고작 3.87%에 불과한 수익률이다. 코스닥 지수는 이보다 더 낮은 1.47배 상승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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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선진국 증시 가운데 21세기 기술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증시의 주요 지수와 비교해 보면 한국 증시의 부진이 얼마만큼 심각한지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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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유동성 덕분에 '동학 개미'가 대거 유입되면서 3000포인트 시대를 잠깐 경험한 이후 올해 5월까지 4년 동안 줄곧 내리막이었다. 좀 더 길게 시야를 확장해 보면, 2010년 이후 무려 15년 6개월 동안 제대로 된 '대세 상승장'이 한 번도 없었다는 얘기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이슈라고 해봐야 온통 부정적인 내용들뿐이었다. 2023년 여름을 새까맣게 불태웠던 2차전지 테마주 광풍, 숱한 대그룹 계열사들의 극성스러운 쪼개기 상장, 장기 침체에 지친 동학 개미들의 서학 개미로의 변신 말고는 별로 기억에 남는 게 없을 정도다. 모처럼 기대를 모았던 밸류업 프로그램조차 '기업 자율'에 맡긴다는 식으로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한 덕분에 SK하이닉스가 HBM 메모리 분야에서 홀로 분전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부진으로 말미암아 한국 반도체의 전반적인 위상은 갈수록 떨어지는 느낌을 떨치기 어렵다.​

한국 증시의 부진은 미국을 제외한 다른 몇몇 선진국 증시와 비교해 보더라도 별반 달라지지 않는다. 독일 DAX 지수와 일본 니케이 지수가 한국의 코스피 지수 상승률을 2배 이상으로 압도하기 때문이다. 지난 15년 6개월 동안 한국의 코스피 지수보다 못한 국가는 영국의 FTSE 지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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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에서는 2010년 연초 이후 지금까지 미국 증시 상승을 주도해 온 '매그니피센트 7'을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주가 움직임과 한국 증시를 떠받치는 양대 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움직임을 비교해서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