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잠 깬 ‘중국 소비주’, 다시 힘차게 날아오를까 [오인경의 그·말·이]

중국 소비 관련주에 부는 바람, 훈풍일까 열풍일까 (중)

2025-06-10     오인경 후마니타스 이코노미스트
/사진=이미지투데이

중국 소비 관련주들 가운데 2024년 말 대비 주가 상승률이 두드러진 종목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한한령이 여전히 풀리지 않았지만 중국 소비 관련주들 가운데 기나긴 겨울잠에서 먼저 깨어난 종목들이 올해 들어 괄목할 만한 상승세를 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상승률 상위 10종목 가운데 화장품 업종이 7종목으로 가장 많고, 면세, 항공, 카지노&호텔 업종이 각각 한 종목씩 포함되어 있다.

/그래픽=오인경

​방금 살펴본 차트는 사드 배치에 따른 기나긴 보복 조치에서 이제 막 벗어나고 있는 극히 일부 종목들의 최근 시가총액 변화만을 보여줄 뿐이다. 시계열 분석 기간을 2011년 이후부터 현재까지로 대폭 확장해서 살펴보면 '중국 소비 관련주'의 부침이 얼마만큼 극심했는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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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살펴본 20배 이상 오른 종목들 가운데 화장품 업종이 아닌 종목은 글로벌텍스프리(면세)와 한진칼(항공)뿐이다. 이 차트만 보더라도 화장품 업종에 속하는 종목들이 좋았던 시절에 얼마만큼 뜨거운 투기 열풍에 휩싸였는지를 넉넉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중국 소비 관련주들의 부침은 시가총액 변화만 살펴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최고점 대비 시가총액이 80% 이상 감소한 종목만 하더라도 무려 21개 종목에 달하기 때문이다. 80% 이상 시가총액이 감소한 종목들의 합산 시가총액은 최고점일 때 105조원에 육박했으나 하락세로 반전된 이후 최저점 수준에서는 고작 12조원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역사적 고점 대비 하락률 4, 5, 6위 종목이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롯데쇼핑, 신세계였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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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 관련주들은 기나긴 세월 동안 자신들과는 아무런 직접적인 연관조차 없었던 일로 말미암아 생각하지도 못했던 어려움을 겪어왔다. 사드 무기 체계를 배치한 장소가 롯데그룹이 소유한 골프장이라는 이유만으로 ‘3불’(롯데면세점, 롯데호텔, 롯데월드 이용 금지) 보복이라는 전대미문의 고초를 겪은 롯데그룹이 대표적이다. 한때나마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가 톱5까지 치솟았던 아모레퍼시픽과 13위를 기록했던 LG생활건강의 시가총액도 고점 대비 3분의 1 내지 5분의 1 수준으로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이들 종목이 다친 독수리가 비상하듯 다시 힘차게 날아오르는 날이 과연 언제일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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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 관련주를 대표하는 두 종목(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만 하더라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시점이 정확하게 6년이라는 시차를 보였다. 이처럼 똑같은 업종에 속하는 종목이라고 하더라도 제각각 다른 주가 움직임을 보이는 모습은 조금도 이상할 게 없다. 마치 철 따라 피는 꽃이 매번 달라지는 자연의 이치와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화장품 업종에 속하는 종목들만 하더라도 LG생활건강과는 정반대로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독야청청' 유형의 종목들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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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 관련주들을 업종과 관계없이 주가 움직임만으로 대강이나마 몇몇 유형으로 분류하자면 다음과 같다. 어느 유형으로도 딱히 분류하기 어려운 애매한 종목들은 분류에서 제외했다.

◆고난의 행군 유형 :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잇츠한불 ▲에이블씨앤씨 ▲애경산업 ▲제주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AK홀딩스 등

​◆독야청청 유형 : ▲파마리서치 ▲클래식스 ▲실리콘투 ▲코스맥스 ▲케어젠 ▲브이이 ▲미원상사 ▲팜텍 코리아 ▲코스메카코리아 등

◆오락가락 유형 : ▲글로벌텍스프리 ▲클리오 ▲한국화장품제조 ▲네이처셀 ▲현대바이오 등

◆바닥 탈피 유형 : ▲코웨이 ▲ CJ ▲한국콜마 ▲엘앤씨바이오 ▲제닉 ▲토니모리 ▲파라다이스 ▲서부티엔디 ▲롯데관광개발 등

중국 소비 관련주들 가운데 시가총액이 큰 상위 10개사를 별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항공 업종을 제외하고 나면 나머지는 대부분 화장품 업종에 속하는 종목들이다. K-뷰티에 대한 해외시장에서의 관심이 뜨거운 만큼 시가총액 변화에서도 이런 점들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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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기준으로 시가총액 규모가 2000억원 이상인 중국 소비 관련주들의 합산 시가총액은 약 92조원 규모다. 시장 전체 시가총액(약 2697조원) 대비로는 3.4%에 불과하다. 이들 종목의 합산 시가총액이 최고점에 달했을 때를 기준으로 약 218조원에 이르렀던 점에 비춰보면 초라할 정도로 쪼그라든 게 사실이지만, 이들 종목이 최악으로 추락했을 때의 합산 시가총액이 고작 28조원에 불과했던 때와 비교하면 무려 64조원이나 시가총액을 회복한 부분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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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 관련주들은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느닷없는 보복 조치 하나로 급격하게 얼어붙은 냉랭한 한·중 관계가 무려 9년씩이나 지속된 게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인구로 보나 경제 규모로 보나 초거대국인 이웃 나라 중국이 우리나라 경제에 얼마만큼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해서는 지난 9년 동안의 아픈 경험으로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차갑게 얼어붙은 대중 관계가 향후 얼마만큼의 폭과 속도로 회복되느냐에 따라 극심한 부침을 겪은 많은 종목이 예상 밖으로 선전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