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고소에 ‘금정호 방패’ 삼은 신영증권 원종석의 그릇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대표 전격 사임에 금 사장이 국회 출석 등 뒤처리 급급… ‘대주주’ 원 회장, 이사회 의장은 유지

2025-06-05     조수연 편집위원(뉴스웰경제연구소장)
홈플러스 고소에 ‘금정호 방패’ 삼은 신영증권 원종석의 그릇.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홈플러스 사태가 한마디로 점입가경이다. 그동안 홈플러스(대주주 MBK파트너스)는 사전에 신용등급 하락을 알고도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그로 인해 신영증권 등이 판매한 자산담보부 단기채권(ABSTB, 실물 없이 온라인으로 발행하면 전자 단기채권)가 회수 불능 위험에 빠지고 말았다는 책임 추궁을 받았다. 이러한 이유로 신영증권 등과 ABSTB 투자자는 홈플러스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고, 검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2월 이후 흠씬 두들겨 맞았던 거대 사모펀드 MBK가 오히려 조용한 것이 필자는 이상했다. 그러던 중 홈플러스는 지난달 28일 금정호 사장 등 신영증권 경영진을 서울 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지난 3월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금 사장은 “신용등급이 떨어졌다고 무조건 (ABSTB)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등급이 떨어졌다고 자금조달을 못 해 기업회생을 신청한 것은 상식적으로 통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이 발언을 문제 삼아 신용훼손 등 혐의로 신영증권 경영진을 검찰에 고소했다. 문제의 금 사장 주장은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전에 신용등급 하락을 미리 알았다는 것을 전제하는데, 그동안 홈플러스는 이를 부인해 왔다.

게다가 홈플러스는 신용등급이 하락한 2월 28일 이후에도 신영증권이 ABSTB를 판매했으며. 오히려 신영증권이 신용등급 하락 정황을 알고도 ABSTB를 고의로 불완전 판매했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달리 신영증권은 신용등급 하락 고지 이후 이루어진 4건의 판매는 기관 대상이었으며, 거래취소 의사를 확인했으나 당사자가 거래를 계속 희망해 매각이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당사자 책임이라는 신영증권의 설명이겠지만, 그렇다면 채권 회수 불가능 위험을 알고도 채권 매수를 희망한 거래처가 어디인지와 그 이유를 놓고 여전히 의혹은 남아있다. 주식회사인 기관이 이러한 의사결정을 했다면 회사에 위해를 가하는 행위를 자행한 명백한 ‘배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영증권은 당연히 홈플러스의 고소가 적반하장이라는 입장이겠지만, 이 고소에 대해 보인 신영증권의 행태는 뜻밖이다. 홈플러스 고소가 있자마자 신영증권 경영진은 반박 여론전과 함께 원종석 회장이 대표직에서 전격 물러났다. 특히 원종석 회장은 원국희 전 회장과 함께 신영증권 최대 주주이다. 다만, 그는 등기 이사직과 함께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한다. 후임에는 지난 3월 선임된 금정호 사장을 현 황성엽 대표이사와 각자 대표 체제에서 대표로 선임할 예정이다. IB 업무를 총괄하는 금정호 사장은 선임되자마자 국회 정무위에 출석해 증언하는 등 이미 ABSTB 불완전 판매를 책임지는 모양새이다. 덕분에 원종석 회장은 불완전 판매책임에서 우회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