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기즈칸과 스마일게이트 권혁빈의 차이점 ‘조강지처’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공동 창업자 아내와 천문학적 이혼 소송… 권 CVO가 존경하는 칭기즈칸의 ‘수신제가’ 새겨야
3조7062억원, 8조160억원. 일반 서민이 근접하기조차 어려운 이 천문학적 금액은 무엇일까? 어지간한 상장회사의 시가총액으로도 적지 않은 액수인데, 이 금액이 모두 한 사람과 연관된 숫자라니 놀라울 뿐이다. 그 한 사람은 바로 우리나라 게임산업의 대표주자인 스마일게이트그룹의 100% 지분을 소유한 대주주 권혁빈 CVO(Chief Visionary Officer)이다. 올해 <포브스> 선정 한국 부자 13위에 오른 그의 재산은 3조7062억원이고, 8조160억원은 현재 진행 중인 그의 이혼 소송으로 재산 분할 대상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최고 감정가이다.
권혁빈 CVO는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하기 직전 해인 2001년 현재 부인 이씨와 결혼했다. 이씨는 30%를 출자한 스마일게이트 공동 창업자였고, 2002년 창업 초기 대표이사와 2005년 사내이사를 지냈으나 육아와 가사에 전념하느라 경영에서 물러났다. 이어 2010년 이씨는 지분을 중국 텐센트에 넘겼고, 2년 뒤 이 지분은 권 CVO가 모두 되샀다. 권 CVO는 이후 정교한 재무 활동을 진행하며 현재는 100% 스마일게이트를 지배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그룹은 2007년 슈팅 게임 ‘크로스파이어’를 히트하며 급성장했다. 이후 7년 동안 1000억원을 들여 개발한 MMORPG(다수 참여 역할극 게임) ‘로스트아크’가 2019년 글로벌 흥행하며 그룹은 성공 가도에 올랐다. 권 CVO의 배우자 이씨가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부부가 가사와 노동을 각각 전업한 것은 결과적으로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사업이 성공 궤도에 오르자, 이들 부부 관계는 무슨 일인지 파국을 맞았다. 이씨가 2022년 이혼을 신청했고 본안 소송 중이며, 이 과정에서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공정가격을 감정했다. 그 값어치는 최저 4조원에서 최고 8조원에 이른다. 앞서 법원은 이씨가 제기한 권 CVO의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33.3%에 대한 주식 처분 금지 가처분을 이미 인용했었다.
성공한 재벌의 재산 분쟁과 같은 막장 드라마가 이들 부부에 왜 일어났는지 자세한 내막은 알려지지 않았다. 권 CVO는 이혼하고 재산을 분할 할 만한 유책이 없는데도 배우자 이씨가 먼저 이혼 소송을 제기했으며, 자신은 이혼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는 중이다. 그러나 최근 한 보도에 따르면 ‘권 CVO가 2012년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100%를 확보한 뒤 이혼을 지속 요구한 것’으로 배우자 이씨는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어 소송 결과가 주목된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한 중소기업 대표의 이혼 소송이, 권 CVO가 주장하는 ‘유책주의’에 입각한 이혼 불가 주장에 불리한 결과를 예상하는 ‘파국 주의’ 적용 판결이어서 높아진 재산 분할 가능성에 관심이 더욱 커졌다. 이혼의 원인은 가정사이니 알 것 없지만, 한국기업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고 수많은 고용인과 관련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대기업이라면 경영에 대한 안정성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소송 결과를 두고 봐야 하겠지만, 가정사에 의해 거대 기업의 지배구조와 영업활동이 흔들리는 사태가 SK그룹에 이어서 또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주주의 도덕성과 오너 리스크의 중요성이 부각하고 있다.
권혁빈 CVO가 존경하는 인물은 ‘칭기즈칸’이라고 알려진다. 그는 칭기즈칸이 인재 활용에 탁월했고 부하에 동기부여도 잘했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가 칭기즈칸 전기에서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는 ‘조강지처 버르테’에 대한 신의를 지킨 일화이다. 위기의 순간 자기를 희생하며 납치당한 후 적의 아이를 잉태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부인을 ‘조강지처’로 위했고, 그녀의 네 자식으로만 그의 후사를 정했다는 얘기다. 권 CVO가 부하를 잘 부려 게임 산업에서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조강지처’와의 신의에서는 칭기즈칸과 크게 다르다는 평가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 같은 차이점이 스마일게이트그룹의 분할로 이어질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