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고통 속 돈 잔치, 금융지주에 ‘이것’ 필요한 까닭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신용창조로 엄청난 수익 창출로 성과급 잔치 반복… 탐욕 제어할 촘촘한 ‘책무구조도’ 필요

2025-04-21     조수연 편집위원(뉴스웰경제연구소장)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지난해 금융지주는 장사를 잘해 최고의 성과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이 조사 발표한 <2024년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10개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0.8%(2조3232억원) 증가한 23조8478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 가운데 은행이 59.8%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비중도 은행이 74.9%를 차지했으며, 지난해 증가한 금융지주 자산 224조원 중 74.5%인 167조1000억원을 은행이 차지해 그 위상을 새삼 느끼게 한다. 대형 은행계 금융지주를 은행 출신이 장악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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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는 올해도 성과급 잔치를 이어 갈 것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지난해 국민 체감 경기는 자세히 말할 필요 없이 형편없었다. 이런 가운데 발표한 금융지주들의 경영 실적은 의아하게 생각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민은 고통받는데도 금융권은 최고 실적을 거뒀다며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행태를 반복한 것이다. 2023년 이후 금융당국이 이를 고치겠다고 발 벗고 나섰지만, 지난해에도 달라진 건 없다. 게다가 경영실적 발표에 앞서서 금융감독원이 지난 2월 발표했던 ‘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 결과’에 따르면 금융지주의 내부통제는 참혹할 정도로 무너졌다.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초대형 금융지주 돈줄인 은행이 한국경제 성장에 기여도가 컸던 금융산업이라는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다. 자본 축적이 부족한 상태에서 외국자본을 조달하거나 국민이 번 소득을 국가가 부여한 공신력을 빌미 삼아 예금으로 축적해 산업 자금을 공급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수십 년 동안 공적인 기능을 강조하면서 국민은 은행을 공공기관이라고 생각하게 했다. 그러나 독특한 은행업의 본질을 알고 나면 착각이고, 그들의 탐욕스러운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

은행업이 존재하는 기본 장치는 지급준비금(이하 지준금)이다. 말은 예금 청구에 대비하여 은행이 항상 보유해야만 하는 현금성 유동성을 뜻하지만, 마술은 예금에 대한 지준금 비율에 있다. 이 비율이 5%라면, 100만원 예금 중 은행은 5만원만 지준금으로 남기고 95만원을 대출한다. 이 대출금은 국가 금융시스템에서 다시 은행에 예금으로 돌아오고, 지준금을 5% 남기고 다시 대출하는 과정이 반복한다. 이를 신용창조라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최초 100만원 예금은 1/0.05, 즉 20배인 2000만원의 대출을 창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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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하여 은행 산업은 본질적으로 사행산업보다 더한 이윤이 보장된 금융산업이다. 국가가 극단적인 이윤을 보장하고 땅 짚고 헤엄치는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탐욕스러운 경향을 보이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들이 수십 년 동안 공공 기능을 수행하리라 믿은 국민 상당수는 그들의 비도덕적이고 탐욕스러운 행동에 뒤통수를 단단히 맞은 느낌이겠지만, 출신 배경을 알고 나면 어느 정도 그들 행태를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서 금융지주는 철저히 규제받아야 한다. 필자는 최근 시행하는 금융회사 ‘책무 구조도’는 이런 관점에서 당연하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