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용·강태영 몰랐나? 죽음 부른 NH농협은행 ‘불법 대출’의 진실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2023년 국감서 ‘부적합’ 의혹 터진 뒤 지난달 검찰 특수부 출동… 대출 심사 직원은 숨진 채 발견
최근 NH농협은행(은행장 강태영)이 이해하기 어려운 금융 행태로 의혹을 사고 있다. 지난해 우리은행이 전임 금융지주 회장과 그 회장 재임 시절 다수 경영진과 직원이 연루한 상상하기 어려운 조직적 행태의 부당대출로 시끄러웠다. 그런데 이번 NH농협은행의 부당대출도 내용을 들여다보면 우리은행에 못지 않다는 평가다. 더군다나 전임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이 과다한 금융사고로 지난해 국정감사에까지 불려 나가더니, 결국 올해 강태영 농협은행장이 취임했다.
지난달 6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는 NH농협은행 본점과 경기영업본부, 서영산업개발 및 서영홀딩스를 압수 수색했다. 반부패수사부는 과거 검찰 특수부로 윤석열 대통령이 이름을 날리던 곳이다. 주로 정치인, 고위공직자의 권력형 비리나 대형 경제 사건 등을 수사하는 검찰에서도 특별한 부서다. 이곳이 사건을 맡은 만큼 이번 NH농협은행 사건이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사건의 전말은 대략 이렇다. NH농협은행 경기본부는 서영산업개발과 2021년 3월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어 같은 해 10월에는 ‘경기도 농촌 활력화·도농 교류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해당 사실은 서영산업개발이 80% 지분을 보유한 수도권 지역 일간지의 보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부동산 개발과 아파트 건설 전문회사인 서영산업개발과 NH농협은행 경기본부가 관계를 강화하기 시작한 다음 해인 2022년부터 2023년까지 NH농협은행은 서영산업개발 지주회사인 서영홀딩스에 총 302억원의 대출을 실행했다.
이 가운데 100억원은 신용보증기금 보증서로 대출받았는데, 이상한 점은 일부 대출은 신용보증서 발급 이전에 NH농협은행이 대출을 승인했다는 것이다. 또한 ‘부동산 임대 및 공급업’으로 업종 등록한 서영홀딩스는 신용보증기금 보증서 발급 취지에 부적합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는 2023년 국정감사에서 김승남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의혹을 제기하며 알려졌다.
한편, 검찰 반부패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있어서는 안 될 비극이 발생했다. NH농협은행 본사에서 서영홀딩스에 대한 대출 심사를 담당한 직원이 지난 4일 숨진 채 발견됐다. 50대로 알려진 해당 직원은 연령으로 미루어 고위 책임자급으로 추정된다. 이번 부당대출 규모는 30억~40억원대로 알려지는데, 이 정도 규모에 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가 나서고 담당 간부급 직원이 사망했다는 점은 그야말로 의혹이 아닐 수 없다.
작은 못을 친다는데, 너무 큰 망치가 등장하고 정작 못 치기 전에 손가락을 심하게 때린 모양새다. 앞으로 수사 과정에서 밝혀지겠지만, 못은 처음 추정보다 클 수 있다. 즉 NH농협 부당대출 사건이 예사롭지 않을 수 있어 추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