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10년 고생’ 마침표? 삼성화재가 쏘아올린 ‘자사주 마법’ 신호탄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주주환원’ 미명의 자사주 소각 계획, 이 회장 그룹 지배력 강화에 결정적 역할 가능성

2025-02-17     조수연 편집위원(뉴스웰경제연구소장)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삼성화재가 지난 12일 지난해 경영 실적을 발표했다. 2024년 삼성화재 지배주주의 순이익은 무려 2조원을 넘어섰다. 전년 1조8180억원에서 14% 증가한 기록인데,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2019년 1조원 이하로 하락한 이후 5년 만에 거둔 쾌거다.

최근 한 기업분석 보고서 추정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최대 주주인 삼성생명도 삼성화재와 같은 경로를 거쳐 순이익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공시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실적발표는 이번달 20일로 예정하고 있어 확인이 필요하지만, 삼성 금융복합기업집단의 주력 보험회사 두 곳이 동시에 2조원을 넘는 겹경사를 맞이할 예정이다. 

자료 1. /출처=삼성화재

삼성화재는 이보다 앞서 지난달 말 올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는데, 주주환원 계획의 실행 효과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해당 계획에서 삼성화재는 2028년 주주 환원율 50%를 목표로 보유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즉, 지난해부터 4년간 15.9%(우선주 포함)의 자사주를 균등 소각하며 5%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주주 환원율은 당기순이익에서 주주에게 지급하는 배당과 자기주식 매입 비중을 기준으로 측정한다. 특히 자사주 매입은 시중 유동주식 수를 줄여 주가 상승을 유도하고 주당 배당금을 늘리는 효과가 있어 일반적으로 주주나 투자자는 호재로 인식한다. 

삼성화재 이문화 사장.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그런데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화재 주주에 대한 회사 이익의 환원보다는 다른 측면에 관심을 더 두는 듯하다. 일반주주가 누리는 금전적 효과와 더불어 대주주는 자사주를 소각해 발행 주식 수가 줄어들면 지분율이 자연 상승하는 금쪽같은 효과를 누린다. 대량 지분을 소유한 대주주 입장에서 주당 배당 이익(DPS)의 상승은 추가적인 지분 매입이나 상속세 납부의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자사주 소각은 번거로운 과정 필요 없이 직접적이고 확실한 지분 강화 효과를 대주주에게 제공한다. 이러한 이유로 승계 이슈가 첨예한 삼성그룹의 삼성화재 자사주 소각은 시장의 지대한 관심을 받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은 상장회사의 자사주 규제를 강화했다. 이른바 자사주 마법으로 지배주주의 지분 강화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을 억제하려 했다. 하지만 유상증자를 통한 과다한 자사주 마법 증폭 효과는 억제했으나, 근본적인 자사주의 대주주 지분 자연증가 효과는 규제할 수 없었다.

자료 2. /출처=뉴스웰경제연구소(각 사 사업보고서 재구성)

삼성화재의 기업 가치 제고 계획 발표 이후 시장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의혹을 제기한다. 의혹은 자사주 소각으로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지분율이 14.98%에서 16.8%로 증가하는데, 이참에 삼성화재 지분을 20% 이상 늘려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할 거라는 예상 시나리오에 근거를 두고 있다(참고로 이러한 의혹은 그 자체로 자회사 편입의 동기가 될 수 있다). 첫 번째는 지배주주 순이익이 2조원을 넘긴 삼성화재 지분 증가 효과로 지배주주 일가의 배당금 총액이 증가할 것이어서, 약 12조원의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는 지배주주 일가에 좋은 현금 확보 재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주장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예를 들어 삼성화재 자회사 편입에 따른 배당금 증가 효과는 이재용 회장 기준으로 삼성생명을 통한 본인 지분만큼 배당이 증가하는 효과인데,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지분 20%로 증가 시 이전보다 5.02% 증가 지분은 0.524088%(삼성생명 이재용 지분 10.44% ×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지분 증가 5.02%)의 배당 증가를 가져올 뿐이기 때문이다. 삼성화재 배당금이 1000억원 증가할 때 이재용 회장 배당금은 약 5억원 증가하는데 그치는 것이다. 

자료 3. /출처=공정위 기업집단포탈 공시자료 재구성(2023년 말 기준)

반면 삼성그룹 차원의 대주주 지분 강화 측면에서 삼성화재의 삼성생명 자회사 편입 의미는 달라 보인다. 자료 3에서 확인하는 것처럼 2023년 말 기준 삼성그룹의 당기순이익 비중은 상위 5개 회사가 91.7%를 차지한다. 그룹 지배주주 관점에서는 상위 5개 기업인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화재, 삼성물산, 삼성생명의 확실한 지배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이익 비중 59.2%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 설계가 중요한데,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가 85% 지분을 들고 있으므로 삼성전자를 지배하면 그룹 돈줄 78.5%를 쥐는 것이다. 

자료 4. /출처=2024년 9월 사업보고서

공시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은 의결권 있는 보통주 20.08%를 소유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율 1.49%는 절대적으로는 적어 보이지만, 전체 소유 분포를 볼 때 삼성생명(8.51%), 삼성물산(5.01%), 홍라희 여사(1.63%), 이재용 회장(1.64%)을 제외하면 다섯 번째 대주주로 지분 규모가 작다고 볼 수 없다. 즉, 공고한 삼성전자 지배를 위해 삼성화재 지배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므로 삼성생명 자회사 편입은 설득력과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다. 

자료 5. /출처=2024년 반기 및 2024년 9월 사업보고서

삼성전자를 둘러싼 보통주 기준 지분율에 자사주 지분율을 추가하여 검토하면, 삼성전자 대주주 기업인 삼성생명, 삼성물산, 삼성화재의 주주환원 동시 추진은 그 의미가 선명해진다. 즉, 이들 기업에 대한 최대 주주 지분율 상승이 상호작용을 통해 강화할 것이 자명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재용 회장의 불법 승계와 관련해 대법원 재판이 진행 중인 삼성물산은 그 자사주 소각을 통한 지분율 강화에 중추적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자료 5에서 보는 것처럼 이재용 회장은 삼성전자 최대 주주인 삼성생명과 2대 주주인 삼성물산 대주주이며 동시에 삼성물산은 삼성생명의 최대 주주로 얽혀 있어, 두 회사의 자사주 소각은 이재용 회장의 그룹 지배력 상승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결국 삼성 총수의 10년 고생은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의 주주환원으로 마무리할 확률이 높다. 필자는 이러한 종합적 자사주 마법의 신호탄을 삼성화재가 쏘아 올린 것이라고 <2025 기업 가치 제고 계획>에서 읽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