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거래’ 이엠앤아이 고창훈, 주총서 쫓겨날까? [이슈&웰스]

소수주주들 “고 대표 횡령·배임” 주장… 다음달 13일 주총서 전체 이사진 해임 안건 상정 고 대표, 이사회 결의 없이 회삿돈 11억 부당대여… 자신 소유 오피스텔까지 회사에 팔아 책임경영 강조하며 매입한 주식 갑자기 일부 처분하는 과정에서 의심스러운 정황 등 지적 고 대표 “소수주주 추천 이사 후보에 기업사냥꾼 등 포함… 경영권 탈취 시도 우려” 호소

2025-02-07     서중달 기자
이엠앤아이 실험실과 워크숍 장면들. /이엠앤아이 사이트 '퍼블리케이션' 캡처

오는 13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OLED 소재 전문기업 이엠앤아이의 주식토론방이 연일 시끌시끌합니다. 고창훈 대표의 수상한 행보에 소수주주들이 경영진을 모두 해임하는 안건을 상정했고, 고 대표 측에선 이들이 내세운 새 이사진 후보들의 경력을 들추며 주가조작 세력과의 연계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소수주주인 신모씨 등 2인은 지난해 10월 고 대표의 횡령·배임 혐의를 주장하며, 고 대표와 이사진 전원에 대한 불신임과 법원에 새 이사진 구성을 위한 임시주총 소집 허가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오는 13일 임시주총이 열리게 된 배경입니다.

소수주주 측이 주장하는 고 대표의 비상식적인 경영 행태는 주식토론방에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공유되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주장과 공시 자료에 따르면 고 대표는 이사회 결의 없이 회삿돈 11억여원을 2년간 수차례 대여했습니다.

고 대표는 2023년과 지난해 6회에 걸쳐 자신의 급여와 퇴직금을 담보로 회삿돈 11억여원을 빌렸습니다. 차입 목적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기 회사 주식 취득이었습니다. 지난해 9월 말 공시에 따르면 일부 대출금을 상환했지만, 잔액이 9억3669만원 남아 있습니다.

문제는 회삿돈을 차입해서 주식을 매입했다면 이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는 게 상식적일 텐데, 고 대표는 자신의 급여와 누적 퇴직금을 담보로 걸었다는 것입니다. 2023년 기준 이엠앤아이 등기임원의 평균 보수는 연간 1억137만원으로 공시돼 있습니다. 이를 기준으로 거금의 회삿돈을 당겨 쓴 것인데, 대주주에 대한 금전적 대여의 경우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 사항입니다. 하지만 고 대표는 단 한차례도 이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았습니다. 소액주주들은 이를 두고 이사진 모두가 ‘선관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며 전원 해임 안건을 임시주총에 상정한 것입니다.

이엠앤아이의 2023년 사업보고서(왼쪽)와 2024년 3분기 보고서에 고창훈 대표가 회사로부터 6차례 대여한 사실이 공시돼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고 대표는 회사로부터 빌린 자금으로 자사 지분을 늘린 뒤 지난해 말 일부 주식을 갑자기 장내 매도하면서 소액주주들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운 게 결국 사익 편취를 위한 수단이었냐는 지적이었습니다.

고 대표는 2023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 10일까지 이엠앤아이 주식 61만7000주를 매수했습니다. 회사에서 대출받은 11억여원을 이용해 순차적으로 장내 매수한 것입니다. 고 대표가 지난해 4, 5, 7월에 회삿돈을 빌렸음에도 주식 매입에 뜸을 들이자 당시 주식토론방에선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돌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고 대표는 지난해 12월 18일부터 24일까지 세차례에 걸쳐 갑자기 주식 21만주를 매도했습니다. 고 대표에 대해 주주들의 비난이 빗발쳤고 신뢰가 급격히 무너졌습니다. 고 대표가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우며 자사주를 매입해 왔고 앞으로도 주식 매수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던 터였기 때문입니다. 고 대표가 매입한 61만주의 평단가는 1246원이었지만, 장내 매도한 21만주의 평균 매도가는 1432원이었습니다. 이엠앤아이의 주가가 내리막을 타던 와중에 3000만원 이상의 차익을 남긴 셈입니다.

이로 인해 시장에선 평소 부진하던 이엠앤아이의 거래량이 고 대표가 장내 매도에 나서기 직전에 급증한 사실도 수상하게 여깁니다. 하루 거래량이 5만주 안팎에 불과하던 수준에서 고 대표가 매도하기 5일 전인 지난해 12월 13일 9만5185주로 늘더니 16일엔 50만3681주로 급증하며 주가도 급등했습니다. 한때 118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도 올라 고 대표는 21만주를 평단가 1432원에 매도할 수 있었습니다.

일각에선 고 대표가 주식을 장내 매도하려 해도 평소 거래량 수준에선 이를 소화할 주체가 없었을 텐데 매도에 성공한 것도 의아하게 여깁니다. 고 대표가 21만주 가운데 14만주를 하루 매도 물량으로 내놨는데 이를 받아간 주체가 궁금하다는 것입니다. 통정거래 등 위법 가능성을 따져봐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돌았습니다.

또 하나 이엠앤아이 경영진 모두의 해임을 요구하는 소액주주들은 2023년 2월 고 대표가 자신 소유의 오피스텔을 회사가 매입하도록 해 배임 의혹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당시 이엠앤아이는 10억3645억원을 들여 오피스텔 여러 채를 매입했습니다. 고 대표가 보유한 성남 오피스텔도 7억315만원에 사들였습니다. 매입 명목은 투자부동산이었습니다. OLED 소재 전문기업이 갑자기 부동산 임대사업도 하게 된 것입니다. 이를 두고 소액주주들은 고 대표가 회삿돈을 이용해 자신 소유의 오피스텔을 떠넘겨 이득을 본 게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회사에 필요하지도 않은(회사 소재지는 안산, 오피스텔은 성남 소재) 오피스텔을 회사에 넘기면서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은 사실도 지적합니다.

한편 고 대표는 자신의 명의로 임시주총 소수주주 측 이사 후보자에 대한 우려를 담은 주주서한을 지난달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했습니다. 소수주주들이 제안한 일부 이사 후보자들의 과거 경력에 2년 전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싸이월드제트의 대표이사와 CFO, 2018년 상장폐지된 씨그널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입니다. 기업사냥꾼이나 주가조작 세력과 얽혀 언론에 오르내리기도 한 세력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닐지 우려된다는 입장을 담았습니다.

고 대표는 “이들은 2년 전에도 경영권 분쟁을 야기해 회사의 영업이익 저하에 영향을 끼친 바 있다”며 “또 다시 분쟁을 일으켜 회사의 손실을 초래하고, 회사 경영권을 탈취하고자 하는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임시주총을 소집한 신씨 등 2인의 지분은 5%에 못 미치는 상태입니다. 이엠앤아이는 고 대표가 지배하는 디에스피코퍼레이션이 지분 25.82%를 보유한 것을 비롯해 고 대표 측 우호지분이 27%를 넘습니다. 지금까지 소수주주 측으로부터 나온 지분 매집 공시는 없었습니다. 다른 소수주주들의 의결권 위임을 권유하는 공시가 지난달 말 나온 것을 고려하면 만만치 않은 소수주주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돼 임시주총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