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서학’, 을사년 벽두부터 미국으로 가는 개미들 [이슈&웰스]
올해 국장 ‘상저하고’ 전망에 미국 주식 순매수 행렬… 지난해 평균 수익률도 ‘5%’ 기록
을사년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상저하고’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연초부터 ‘서학개미’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서학개미 순매수 10위권 종목에 ‘매그니피센트7’(M7, 애플·테슬라·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알파벳(구글)·엔비디아) 등 기술주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서학개미는 테슬라 주식을 3억2684만달러(약 4740억원)어치 사들였다. 순매수 2위도 테슬라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인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셰어즈’로 2억1098만달러(3059억원)의 순매수 자금이 몰렸다. 해당 상품은 테슬라의 주가가 상승할 때 2배의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이 같은 M7 열풍에 이어 최근에는 ‘브로드컴’이 더해진 ‘배트맨’(BATMMAAN, 브로드컴·애플·테슬라·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알파벳·엔비디아)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맞춤형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브로드컴은 제2의 엔비디아로 불리며,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서학개미 순매수 4위(6653만달러, 약 965억원)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서학개미는 또 자율주행 로봇 기업 ‘서브 로보틱스’를 5783만달러(836억원), 코인베이스 주식에 커버드콜 전략을 적용해 수익을 추구하는 ‘TD YILDMX CN ETF’를 5612만달러(809억원), 엔비디아 5256만달러(757억원), 엔비디아와 자율주행차 부문에서 협력하고 있는 아브 로보틱스를 4262만달러(615억원)어치 사들였다.
연초부터 이 같은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사랑은 지난해 투자 성과에 기반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자사 고객의 거래 현황을 분석한 <2024년 투자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장 평균 수익률은 ‘5%’로 나타났다. 한국장(0%)의 평균 수익률은 물론, 10% 이상 수익률을 기록한 비율도 미국장(32%)이 한국장(13%)을 크게 앞질렀다.
지난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거래한 상위 3종목은 ▲엔비디아 ▲테슬라 ▲SOXL ETF로 확인됐다. 특히 엔비디아는 거래 사용자 중 80%가 수익을 냈으며, 최대 실현 수익률이 958%에 달하는 톱픽이었다. 한국장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유한양행이 최다 거래 상위를 차지했다.
전체적으로 한국장에서는 수익률 12.4%를 달성하면 상위 10%에 들 수 있었지만, 미국장에서는 33.7%를 넘겨야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페이증권은 “미국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성장주 중심의 투자가 수익률을 끌어올린 반면, 한국 시장은 대형주에 대한 안정적인 투자 성향이 이어졌다”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