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21조 늘 때 ‘삼성전자 156조’가 연기처럼 사라졌다
국내 증시 1년 새 시총 249조원 증발… 10개 중 7종목 하락세 HD현대중공업·HD일렉트릭·한화에어로 등은 10조 이상 늘어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 한파로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156조원 이상 증발한 반면, SK하이닉스는 21조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는 1년 새 시가총액 규모가 10% 정도 쪼그라들었고, 주식종목 10개 중 7개가 시총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한국CXO연구소는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1월초 대비 2025년 1월초 국내 주식시장 시총 변동 환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주식 종목은 우선주를 제외한 2749개이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총 규모는 2503조원 수준에서 올해 초 2254조원을 기록, 1년 새 시총 249억원 이상이 사라졌다. 지난해 초 전년 대비 시총이 490조원 이상 늘어 20%가 넘는 증가율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지난 한해 국내 증시가 그만큼 찬바람을 거세게 맞은 셈이다.
시총 1조클럽에 가입한 종목도 작년 초 259곳에서 240곳으로 1년새 19곳이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총 증가액만 1조원 넘게 상승한 곳은 56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도 7곳은 시총 외형이 10조원 이상 불었다. 특히 단일 주식종목 중에서는 SK하이닉스가 21조원 가까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SK하이닉스의 작년 초 시총은 103조6675억원 수준에서 124조6340억원으로 1년 새 20조9664억원 이상 우상향했다.
이외에도 ▲HD현대중공업(14조3812억원↑) ▲HD현대일렉트릭(11조7838억원↑) ▲알테오젠(11조2207억원↑) ▲KB금융(11조192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0조3202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0조20억원↑)도 시총 증가액이 10조원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HD현대 그룹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을 포함해 HD한국조선해양 종목의 시총도 1년 새 8조원 가까이 늘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작년 초 475조1946억원에서 올해 초에는 318조7863억원으로 최근 1년 새 시총 외형만 156조4083억원 이상 감소해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대장격인 삼성전자에서만 150조원이 넘는 시총이 사라진 것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최근 1년 새 시총이 1조원 넘게 내려앉은 곳은 50곳 더 있었다. 이들 종목 중에서도 ▲POSCO홀딩스(20조6146억원↓) ▲LG에너지솔루션(19조5390억원↓) ▲LG화학(17조7186억원↓) ▲에코프로비엠(17조4086억원↓) ▲포스코퓨처엠(16조5848억원↓) ▲삼성SDI(15조6439억원↓)의 시총은 10조원 넘게 하락했다.
국내 증시가 냉랭해지면서 시총 톱100 순위도 요동쳤다. 17개 종목이 상위 100곳 명단에 신규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두산은 지난해 초 시총 순위가 186위였는데, 올해 초에는 79위로 1년 새 107계단이나 전진하며 시총 톱100에 입성했다. 같은 기간 효성중공업도 193위에서 91위로 102계단 점프했다. 이외 ▲삼양식품(163위→64위) ▲HD현대일렉트릭(114위→29위) ▲LS ELECTRIC(141위→67위) ▲리가켐바이오(161위→88위) ▲삼천당제약(159위→99위) ▲알테오젠(84위→26위) ▲LIG넥스원(116위→63위) ▲현대로템(112위→62위)도 50계단이나 전진하며 톱100 명단에 새로 합류했다.
시총 톱20 순위도 부침이 컸다. 상위 20곳 중 ▲삼성전자(1위) ▲SK하이닉스(2위) ▲LG에너지솔루션(3위) ▲삼성바이오로직스(4위) ▲현대차(5위) 5곳만 작년과 올해 초에 자리를 지켰고, 나머지는 모두 순위가 바뀐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6곳이 톱20에 새로 진입해 눈길을 끌었다. 이 중에서도 HD현대중공업은 작년 초 시총 순위가 36위였는데, 올해 초에는 10위를 기록하며 상위 10위권에 합류했다. 이외 ▲메리츠금융지주(33위→15위) ▲고려아연(41위→16위) ▲삼성생명(24위→17위) ▲삼성화재(31위→19위) ▲SK이노베이션(22위→20위) 종목도 작년과 달리 올해 초에 시총 상위 20위권에 새로 진입했다.
반대로 작년 초까지만 해도 시총 20위 명단에 포함됐던 종목 중 6곳은 올해 초에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이들 종목군에는 에코프로 그룹 계열사 2곳도 포함됐다. 에코프로는 작년 초 시총 순위가 19위였는데, 올해 초에는 55위로 아예 50위권 밖으로 벗어났다. 에코프로비엠도 12위에서 42위로 30계단이나 뒤로 밀려났다. 이외 ▲포스코퓨처엠(13위→40위) ▲LG전자(20위→30위) ▲삼성SDI(11위→23위) ▲카카오(14위→21위) 4곳도 올해 초 시총 톱20에서 제외된 것으로 파악됐다.
시총 1조클럽에 가입한 곳 240개 주식종목 중 작년 초 대비 시총 증가율이 가장 크게 오른 곳은 ‘HD현대일렉트릭’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종목의 작년 초 대비 올 초 시총 상승률만 해도 408.1%로 1년 새 시총 규모가 400% 넘게 고공행진했다. HD현대일렉트릭 종목을 포함해 시총 1조클럽 중 작년 대비 올해 초 시총 증가율이 100%를 넘긴 곳은 24개로 집계됐다. 24곳 중에서도 ▲실리콘투(333.8%↑) ▲일진전기(249%↑) ▲알테오젠(235%↑) ▲테크윙(227.6%↑) ▲삼양식품(215.1%↑) ▲펩트론(203.3%↑) 등 6곳은 최근 1년 시총 상승률만 해도 200%를 상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해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미국을 비롯해 타이완, 일본, 중국, 홍콩 등은 2024년 한해 주식시장에서 상승세를 보였지만, 우리나라는 주식종목 10곳 중 7곳꼴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시총 외형이 감소하는 우울한 한 해를 보내야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국내 주식 종목 중 조선·해운업을 비롯해 금융, 제약 업종의 일부 종목은 주가 상승으로 시총이 증가했지만, 2차전지를 비롯해 건설, 철강, 화학 업종 등은 냉기류가 강해 업종 간 주식 온도 차이가 확연히 달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