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턱밑까지 쫓아 온 서정진, 셀트리온 주식 가치가 그 정도?

그룹 총수 44명 1년 새 주식재산 6.6조↓… 총수 60% 주식 가치 하락 이재용-서정진 회장 주식재산 100대 66.9에서 1년 새 100대 87.6으로 박정원 회장 180% 넘게 상승, ‘분쟁’ 장형진·최윤범도 80% 이상 늘어

2025-01-06     서중달 기자
/자료=한국CXO연구소

지난 한 해 국내 주요 44개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이 6조6000억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 중 올해 초(지난 2일 종가)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 넘는 그룹총수 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6일 밝혔다.

조사 대상 44명의 주식평가액은 58조1584억원으로, 지난해 초 64조7728억원 대비 6조6144억원이 줄어 10.2%의 감소율을 보였다.

이 기간 28명(63.6%)은 주식가치가 하락했고, 16명(36.4%)은 상승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주식가치가 오른 16개 그룹 총수의 최근 1년 주식평가액은 4조591억원 늘었고, 28개 그룹 총수의 주식가치는 10조6735억원 넘게 줄었다.

주식가치 180%가 늘어난 박정원 두산 회장이 최고 증가율을 보였고,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은 50% 넘게 줄어 감소율이 가장 컸다. 또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이 9000억원 이상 불어날 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3조원 가까이 줄어든 대조적인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국내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 2위는 여전히 이재용 회장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지키고 있으며 대기업집단 총수는 아니지만,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도 주식가치 10조 클럽에 포함됐다.

◆ 두산 박정원, 1년 새 주식재산 180% 넘게 퀀텀점프

박정원 회장의 작년 초 주식평가액은 1212억원에서 3456억원으로, 2244억원 넘게 불어나며 185.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박 회장은 ㈜두산과 두산에너빌리티 종목 등의 주식을 보유 중이다. 이 중 ㈜두산의 주가가 186.2%(24년 1월 2일 9만2600원→25년 1월 2일 26만5000원)나 뛰면서 박 회장의 주식가치도 덩달아 상승했다.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장형진 영풍 고문의 주식평가액도 82.8%나 고공행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 고문의 주식가치는 3843억원에서 7023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장 고문이 보유한 핵심 주식은 고려아연인데, 주가가 경영권 분쟁 이슈로 96.9%(24년 1월 2일 48만6000원→25년 1월 2일 95만원)나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장형진 고문과 경영권 분쟁으로 대립각을 보이고 있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주식재산도 2038억원 수준에서3725억원으로 80% 이상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몽규 HDC 회장의 주식 재산도 66.5% 정도 증가했다. 정 회장의 주식가치는 2020억원 수준에서 3364억원으로 높아진 것. 정몽규 회장은 HDC와 HDC랩스 주식을 보유 중인데, 이 중 지주회사인 HDC의 주가가 최근 1년 새 78.3%나 올랐다.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의 주식가치는 1조5415억원에서 2조4917억원으로 61.6%의 증가율을 보였다.

◆ 에코프로 이동채, 주식평가액 50% 넘게 하락

44개 그룹 총수 중 최근 1년 새 주식 재산 감소율 폭이 가장 큰 그룹 총수는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회장의 주식재산은 3조1995억원에서 1조3841억원으로 56.7%나 줄어들었다. 에코프로 주가 추락으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이용한 원익 회장도 주식평가액이 2390억원에서 1297억원으로 45.7%(1092억 원↓) 정도 내려앉았다. 이 회장이 갖고 있던 주식 중 원익QNC 주가가 45% 넘게 하락한 영향이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CA협의체 공동의장(35.4%↓)과 김홍국 하림 회장(31.7%↓)도 이번 조사 대상 그룹 총수 중 주식평가액 하락률이 30%를 넘어섰다. 김범수 창업자는 6조1186억원이던 평가액이 3조9527억원 수준으로 감소, 주식재산이 6조원대에서 3조원대로 쪼그라졌다. 김홍국 회장도 같은 기간 1938억원에서 1323억원으로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한국CXO연구소

◆주식 재산 1조 클럽 총수 16명… 이재용 회장, 2위와 격차 크게 좁혀져

조사 대상 44개 그룹 총수 중 주식 재산 1조 클럽에는 16명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초 15명이던 것과 비교하면 한 명이 더 늘었다.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1조9099억원)이다. 작년 초만 해도 14조8673억원에서 출발한 이 회장의 주식 재산은 3월 말엔 16조5864억원까지 높아지며 상승 곡선을 그렸다. 그러다 6월 말에는 15조7541억원으로 감소하더니 9월 말에는 13조7956원으로 하락했고, 올해 초 11조원대까지 줄었다. 이는 국내 상장사 시총 1위 삼성전자의 주가가 작년 초 7만9600원에서 올해 초 5만3400원으로 32.9%나 하락한 영향이 컸다.

주식 재산 2위 서정진 회장은 작년 초 9조9475억원으로 10조원을 밑돌았지만 올해 초 10조4308억원으로 주식 재산 10조 클럽에 합류했다. 서 회장의 경우 작년 9월 말에는 11조3044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작년 초만 해도 이재용 회장과 서정진 회장의 주식재산은 100대 66.9 수준으로 30% 넘는 격차를 보였지만, 올해 초에는 100대 87.6으로 더 좁혀진 양상이다.

공정위가 공식 지정한 대기업집단의 동일인은 아니어서 이번 조사 순위에는 빠졌지만,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도 올해 초 기준 주식 재산 10조 클럽에 합류했다. 조 회장의 경우 작년 초만 해도 주식평가액은 5조7475억원으로 5조원대 수준에서 10조1852억원으로 70% 넘게 수직상승했다. 올해 초 기준만 놓고 보면 서정진 회장과 조정호 회장의 주식가치는 불과 2%대 차이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 근접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작년 초 3조7377억원에서 4조2912억원으로 늘어, 지난해 주식 재산 4위에서 3위로 한계단 상승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작년 초 그룹 총수 주식재산 3위에서 올해 초에는 4위로 한 계단 주저앉았다. 김범수 창업자의 올해 초 주식평가액은 3조9527억원이다.

주식 재산 5위는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2조5816억원) ▲6위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2조4917억원) ▲7위 구광모 LG 회장(1조8119억원) ▲8위 정몽준 HD현대 아산재단 이사장(1조7985억원) ▲9위 최태원 SK 회장(1조7163억원) ▲10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1조5642억원) 순이다. 장병규 의장은 작년 초만 해도 그룹 총수 중 주식평가액 10위였는데, 올해 초에는 6위로 전진했다. 정몽준 이사장도 작년 초 13위에서 올해 초에는 8위로 톱10에 진입했다. 작년에 처음 대기업집단에 편입된 하이브 그룹의 총수인 방시혁 의장이 그룹 총수 주식재산 톱5에 들어간 것도 주목을 끌었다.

이밖에 ▲11위 김남정 동원 회장(1조5347억원) ▲12위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1조3841억원) ▲13위 조현준 효성 회장(1조2649억원) ▲14위 이재현 CJ 회장(1조2370억원) ▲15위 이해진 네이버 GIO(1조1879억원) ▲16위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1조489억원)도 주식재산 1조 클럽 명단에 포함됐다.

그룹 총수는 아니지만, 주식재산이 5조원이 넘는 주요 주주 중에서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5조4466억원)이 속했다. 작년 초에 주식평가액이 5조원 이상됐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4조원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번 조사 대상 44개 그룹 총수 중 작년 초 대비 올해 초 기준 1년 새 주식평가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주인공은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 의장의 주식재산은 9502억원이 늘었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조9574억원 넘게 줄었고, 김범수 창업자 역시 2조1659억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도 1조8153억원 이상 주식가치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2024년 국내 주식시장은 1분기 시점까지는 맑음을 보였지만, 2~4분기에 연속 흐린 날씨를 보였다”며 “특히 작년 4분기에 국내 주식시장의 하락폭이 더 커지면서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도 상승보다 하락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 소장은 “44개 그룹 총수가 보유한 주식종목은 140곳 정도 되는데, 이 중 70% 정도가 최근 1년 새 주식가치가 하락하면서 그룹 총수의 주식재산도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피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