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깡으로 티샷하세요”… 제일약품 불법 리베이트도 ‘제일’

골프 접대는 물론 제품설명회 등으로 속여 숙박·회식비도 제공 “공정 경쟁 저해, 부당 고객 유인행위”… 과징금은 고작 3억원

2024-11-13     서중달 기자
제일약품 내용 공형제 공장 전경. /제일약품 홈페이지

속칭 ‘상품권깡’으로 은밀한 자금을 만들어 의사들에게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일약품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3억원을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제일약품이 2020년 1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자사 의약품 처방 증대를 목적으로 병‧의원에 골프 접대, 식사 등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3억원을 부과했다고 13일 밝혔다.

제일약품은 주로 수도권 및 영남지역 병‧의원 소속 의료인들에게 자사 36개 의약품의 처방유지‧증대를 위해 골프접대, 식사 등을 제공하거나 의료인의 차량을 정비소에 대신 입‧출고해주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약 2억5000만원 상당의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의했다.

특히 각종 경제적 이익을 은밀히 제공하기 위해 ‘상품권깡’을 통해 추적이 어려운 현금을 만들고 이를 사용하거나, 의료인들의 회식비용 지원 금액을 제품설명회 등의 정상적인 판촉활동 비용으로 위장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공정위가 이날 제시한 증거자료에 따르면 제일약품 지역 영업총괄본부장 2명은 2020년 1월부터 2021년초까지 법인카드로 상품권 5억6300만원을 구매한 후 ‘상품권깡’으로 접대비를 만들어 의사들에게 골프나 식사, 주류 등을 접대했다. 제일약품은 또 수십회에 걸친 형식적인 제품설명회, 학회 지원, 강연 의뢰 등을 개최해 정상적인 활동으로 위장하면서 숙박과 회식비용 등을 부당하게 제공하고 비용 처리했다.

‘상품권깡’은 상품권을 사설 매입업체에 판매해 현금으로 교환하는 방식을 일컫는 것으로, 상품권 매입업체는 통상 상품권 액면가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공제한 후 나머지 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상품권깡을 통해 마련한 현금은 그 용처 추적이 어려워 리베이트 제공 등 불법적인 용도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공정위는 제일약품의 이같은 행위가 자사 의약품 처방 증진을 목적으로 정상적인 거래관행에 반하는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함으로써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소비자의 이익을 현저히 침해하는 부당한 고객유인 행위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소위 상품권깡을 통해 은밀히 진행된 부당행위를 적발하고 엄중 제재함으로써 업계의 관행에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