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출신 사위’ 김보현 사장, 대우건설 삼킨 중흥의 ‘약속 파기’ [마포나루]
‘독립경영’ 보장한다더니… 정창선, 건설도 모르는 사위를 대표로 선임 2년 만에 약속 깨… 대우건설 내부 조직원 사기 저하, 반발 불가피 “대우건설 브랜드 가치, 평판 훼손 막을 구조적인 보완책 필요”
중흥그룹의 사위 김보현 대우건설 총괄부사장이 대우건설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 당시 내세웠던 ‘독립경영 보장’ 약속이 2년 만에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2021년 당시 건설업계 시공능력평가 20위권인 중흥그룹이 시공능력평가 3위 대우건설을 인수할 때 나돌던 ‘새우가 고래를 삼킨다’라는 우려와 달리 경영 안정을 이뤄내고, 총수 일가의 직접 경영 시대로 가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대우건설이 짧은 시간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전문경영인 체제 유지’ 약속에 따른 내부 조직원들의 호응에 힘입은 바가 큰데 이번 인사로 불협화음이 생기지 않을까 조심스러운 분석을 내놓습니다. 명목상으로라도 유지되던 독립경영 보장 약속이 사실상 파기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난해 6월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아들인 정원주 회장이 취임하긴 했지만, 백정완 사장이 대표이사를 계속 맡아 그나마 자존심을 지켜오던 터였습니다.
39년간 ‘대우맨’으로 중흥그룹 편입 이후 첫 전문경영인이었던 백정완 사장의 후임으로 오는 김보현 사장은 내달 이사회 선임 절차를 거쳐 내년 3월부터 대표직을 맡을 예정입니다. 정창선 회장의 사위인 김 신임 대표는 공군 준장으로 예편한 뒤 2021년 대우건설 인수단장을 맡아 인수 과정을 총괄했습니다. 이듬해 대우건설 고문직을 1년간 역임했고, 2023~2024년 총괄부사장으로 경영에 참여했습니다. 대우건설은 김 신임 대표가 군에서 쌓은 경험으로 합리적이고 빠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업계에선 오너 일가가 사령탑을 맡을 경우, 책임경영과 신속한 대처 등의 장점은 있지만 CEO가 건설 분야 전문성과 현장 경험이 부족하면 긴급 상황시 판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냅니다. 이럴수록 내부 조직의 안정과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약속 파기가 자칫 내부 조직원들의 사기 저하와 반발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견해입니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의 독립경영 약속을 저버리려 한다는 의심은 지난해 3월 김보현 총괄부사장 선임 때까지만 해도 크게 불거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8개월여 뒤인 같은 해 11월 정창선 회장의 친손자인 정정길씨가 중흥건설 입사 3년 만에 대우건설 해외사업단 담당 임원으로 선임되면서 입방아에 오르기 시작했고, 김보현 신임 대표의 자녀 2명(정창선 회장의 외손자)도 대우건설에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오너 일가의 대우건설 직접 경영이 임박했음을 알 수 있었다고 합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우건설이 그간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영 전략과 대우의 철학을 바탕으로 경영 안정을 이뤘다는 평가가 많았다”라며 “군 장성 출신인 김 신임 대표가 대우건설 경영을 잘 이끌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라고 전했습니다. 대우건설이 독립경영 체제를 유지하면서 중흥그룹과 함께 시너지를 발휘하던 상황이 깨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전했습니다.
일각에선 김 신임 대표 취임으로 사실상 대우건설의 의사결정 구조가 중흥그룹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는 내부 의사결정 과정의 불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변화는 내부 구성원뿐만 아니라 협력사 등에도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중흥그룹의 이해관계에 맞춰 운영한다면 기존 대우건설이 쌓아온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에 흠집이 생길 수 있고 장기적 관점에서 경쟁력 약화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업계에선 중흥그룹이 이번 인사를 통해 대우건설을 완전히 장악한 상황에서 대우의 경쟁력과 독립성을 지켜내기 위한 구조적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총수 일가의 경영 권한 확대가 대우건설의 성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투명성, 책임경영, 평판과 브랜드 가치 제고 등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조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