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려고 깬다? 퇴직연금, ‘실물이전’보다 수익률이야! [사자경제]
이달 말부터 기존 상품 해지 않고 ‘운용사 갈아타기’ 가능… “수익률 떨어지면 수수료 면제를”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파산, 직계가족 6개월 이상 병원비 연봉의 30%, 무주택자가 집을 살 경우만 중도 인출 가능하게 막아놓고 뭔 소리를 하는 건지.”(then****)
지난해 상반기 집을 사기 위해 퇴직연금을 깬 가입자가 1년 전보다 36.9%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한 누리꾼 반응입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같은 기간 중도인출 금액도 49.1% 늘어 가장 큰 규모를 보였습니다. 이처럼 퇴직연금 중도인출이 폭증한 가운데, 이달 말부터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시작됩니다.
‘실물이전’이란 퇴직연금 가입자가 손해를 보지 않도록 기존 상품을 해지하지 않고 운용회사만 바꿔 옮길 수 있는 서비스로 오는 31일부터 시행됩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382조4000억원에 달하는 퇴직연금의 갈아타기가 예상되면서, 은행과 증권 등 금융사들의 고객 유치 경쟁도 서서히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현재 퇴직연금 계좌에 보유 중인 투자상품을 모두 팔아 현금화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계좌를 옮긴 뒤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야 하는 불편함도 사라집니다. 다만 새로운 제도가 시행돼도 지켜야 할 원칙이 있습니다. 확정기여(DC)형은 DC형,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IRP로만 변경할 수 있고 확정급여(DB)형은 제외됩니다.
DC형 계좌를 옮기려면 회사에서 지정한 퇴직연금 사업자가 어디인지 확인하고, 그중에서 선택해야 합니다. 변경할 수 있는 시기는 회사마다 다른데, 보통 1년에 한두 번 정해진 기간에 사업자를 바꿀 수 있습니다. 반면 IRP 가입자는 원할 때 언제든지 사업자를 갈아탈 수 있습니다. 이전 신청도 적립금을 옮길 금융사에서 하면 됩니다.
단, 모든 상품을 옮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금이나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등 대부분 상품은 그대로 옮길 수 있지만, 리츠나 머니마켓펀드(MMF), 주가연계증권(ELS) 등은 기존 방식대로 상품을 매도해야 합니다. 아울러 운용 지시가 없을 때 금융사가 자동으로 투자하는 ‘디폴트옵션’도 실물이전에서 제외됩니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은 퇴직연금 가입자의 편의를 위해 보유한 상품의 실물이전 가능 여부를 조회할 수 있는 ‘사전 조회 기능’을 이른 시일 안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또 해당 서비스가 도입되면 사업자 간 경쟁이 활발해지고 퇴직연금 수익률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번 실물이전 서비스에는 모두 37개 퇴직연금 사업자가 참여합니다.
한편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DC형 퇴직연금(2분기 말, 원리금 비보장 기준)의 최근 1년간 운용수익률은 BNK경남은행이 16.59%로 가장 높았습니다. 다음은 ▲현대해상화재보험(15.53%) ▲하나증권(15.15%) ▲하나은행(14.83%) ▲BNK부산은행(14.89%) ▲미래에셋생명보험(14.54%) ▲교보생명보험(14.24%) ▲삼성증권(14.19%) 순이었습니다.
이어 ▲아이비케이연금보험(14.04%) ▲삼성생명보험(13.75%) ▲KB국민은행(13.73%) ▲IBK기업은행(13.22%) ▲광주은행(13.21%) ▲현대차증권(13.19%) ▲우리은행(13.04%) ▲신한라이프생명보험(13.02%) ▲미래에셋증권(12.97%) ▲NH투자증권(12.88%) ▲신한은행(12.81%) ▲푸본현대생명보험(12.77%) ▲한화투자증권(12.06%) ▲동양생명보험(12.05%) 등이 뒤를 따랐습니다.
또 IRP 수익률은 ▲한국포스증권(18.05%) ▲광주은행(15.78%) ▲미래에셋생명(14.76%) ▲삼성증권(14.68%) ▲동양생명(13.98%) ▲경남은행(13.84%) ▲삼성생명(13.82%) ▲KB증권(13.66%) ▲국민은행(13.62%) ▲교보생명(13.58%) ▲신한투자증권(13.38%) ▲푸본현대생명(13.38%) ▲미래에셋증권(13.41%) ▲한화생명(13.32%) ▲부산은행(13.28%) ▲하나은행(13.26%) ▲NH투자증권(13.15%) 순이었습니다.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연금 수익률 관리에 소홀한 운용사와 연금 수령 시 ‘건보료 폭탄’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퇴직연금 관할권을 기획재정부로 넘기고 고용노동부는 관리·감독만 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눈길을 끕니다.
“퇴직연금 운용하는 회사들 연금 수익률은 신경도 안 씀. 어차피 아무것도 안 해도 수수료는 꼬박꼬박 챙길 수 있기 때문에. 수익률이 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수수료를 면제하게 해야 함”(ckbe****) “말은 서민을 위한 제도라고 하고 혜택은 금융권이 보는 더러운 제도”(cmla****) “퇴직연금 받으면 건보료 폭탄이 정말 문제다. 노후 연금인데 건강보험료 별도로 폭탄을 던진다”(rlae****).
“퇴직연금을 고용노동부가 관장하고 있으니 이 모양 이 꼴이다. 예산도, 인력도 주지 않으면서 쥐어짜기 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도록 시키는데 어느 누가 제대로 완수해 내겠는가? 퇴직연금 사업을 기획재정부로 넘기고, 고용노동부에선 퇴직연금 ‘체불’에 대해서만 관리 감독하도록 분리하여야 한다”(scl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