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스테이트의 배신… ‘하자’ 아파트 공화국 대장은 현대엔지니어링 [마포나루]

포스코이앤씨·대우·현대건설… 하자 판정 상위 20위에 시평 톱10 건설사 줄줄이

2024-10-15     최석영 탐사기획에디터
/사진=현대엔지니어링

최근 수도권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의 분양가를 보면 국민평형(32~34평, 105~112㎡) 기준으로 10억원이 훌쩍 넘어갑니다. 과거에는 땅값 상승이 분양가 급등의 주된 요인이었다면, 최근엔 가파르게 오르는 공사비 때문이라고 합니다. 원자잿값, 인건비, PF 금리,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인한 안전사고 대비 비용 등 공사비 인상 요인이 셀 수 없이 많기 때문이라는 게 건설업계의 설명입니다. 직장인들의 내 집 한칸 장만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것입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 담보대출을 받은 분들의 연소득 대비 주택구입가격이 14.5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월급을 한푼도 쓰지 않고 15년을 모아야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의미죠.

그런데 이렇게 마련한 내 아파트가 하자투성이라면 얼마나 속이 상할까요. 특히 주변 단지에 비해 좀 비싸더라도 대형 건설사 브랜드를 믿고 아파트를 청약했는데 하자가 발생했다면 이루 말할 수 없는 배신감을 느끼겠죠.

국토교통부가 15일 공개한 올해 하반기(2024년 9월) 공동주택 하자 처리 현황과 건설사별 하자 판정 결과에 따르면 하자 건수가 가장 많은 건설사는 118건의 하자가 발생한 현대엔지니어링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차그룹의 계열사로 현대건설과 함께 ‘힐스테이트’라는 아파트명을 공유하며 수년 전부터 공격적으로 아파트 분양에 나서고 있습니다.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홈페이지를 통해 “플랜트, 건축, 인프라 등 분야를 선도하는 글로벌 엔지니어링 솔루션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회사를 소개하고 있죠. 지난해 기준으로 15조원에 달하는 수주 실적과 13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회사로, 아파트 한 채 지으며 하자투성이를 만들어내는 회사라곤 믿어지지 않는 규모입니다.

이와 함께 하자 판정 건수 상위 20개사 가운데에는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권 이내 건설사가 무려 4곳이나 포함되었는데요.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해 포스코이앤씨(58건, 7위), 대우건설(51건, 10위), 현대건설(36건, 18위) 등입니다.

/자료=국토교통부

최근 5년간 하자발생 건수가 많은 20대 건설사를 보면 일반인이 들으면 알 만한 중견 및 대형 건설사들이 꽤 많이 눈에 띄는데요. ‘순살 자이’로 악명을 떨친 지에스건설이 1636건으로 2위 계룡건설(590건)과 현격한 차이로 수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대방건설(523건, 3위), 대우건설(335건, 6위), 현대엔지니어링(288건, 8위), 두산건설(225건, 12위), 중흥토건(213건, 13위), 현대건설(208건, 14위), 롯데건설(205건, 15위), 한양(185건, 16위), 효성중공업(172건, 18위) 등이 눈에 띕니다.

이런 발표에 대해 대형 건설사들은 분양하는 아파트 수가 많다 보니 하자 건수도 많은 것이라며 볼멘 목소리를 내기도 하는데요. 이에 국토부는 친절하게 발표한 보도자료 앞단에 세대수 대비 하자판정 건수로 산정한 하자판정 비율 상위 20개사를 선정해 적시했죠. 국토부는 지난 발표에서 하자 판정 건수가 공급 물량이 많은 건설사에 많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 등에 따른 보완 조치를 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국토부 주택건설공급과 김영아 과장은 “하자 관련 통계자료의 공개는 국민의 알권리를 강화하고 건설사가 자발적으로 품질 개선을 도모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중대하자 신속 처리, 하자관리정보시스템 개편 등을 통해 하심위의 하자분쟁 처리기간을 단축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 홈페이지를 보면 ‘모든 사업영역에서 위대한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우수한 기술력과 인재를 바탕으로 고객 가치 창출에 힘쓰고 있다”는 회사 소개가 나옵니다. 이런 소개말이 부끄럽지 않도록 ‘하자 1위’의 멍에를 하루빨리 벗길 당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