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증권발 사태에 두 번 물린 개미들 “기관 아닌 X관”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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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증권발 사태에 두 번 물린 개미들 “기관 아닌 X관”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5.09 14: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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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 무더기 하한가 종목 3323억원어치 사들여… 증권사 상대 ‘CFD 집단소송’ 움직임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에 누리꾼들은 고객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증권사의 행태를 크게 꾸짖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에 누리꾼들은 고객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증권사의 행태를 크게 꾸짖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수수료 장사하려다가 돈 다 떼이게 생겼네” “개인에게는 계속 차단하고 기관·외인들은 공매도 룰 마음껏 어기고. 갈수록 기울어지는구나. 결국 개미들 보호해주는 척하며 죽이겠다는 것”.

어제(8일) 교보증권에 이어 키움증권도 ‘차액결제거래’(CFD) 계좌 개설을 중단했다는 소식에 누리꾼들의 반응입니다. 금융당국이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작전 세력이 악용한 것으로 보는 CFD는 레버리지 상품입니다. 수익도 손실도 눈덩이지만, 특정 종목에 물량이 얼마인지 투자자는 전혀 모르는 구조입니다. 증권사가 ‘기관’이 아닌 ‘X관’이라고 욕을 듣는 이유입니다.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기간, 개인투자자들이 하한가 종목을 3000억원 넘게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른바 ‘하따’(하한가 따라잡기)로 보이지만, ‘물량 떠안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9일 양정숙 의원실(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무더기 하한가 사태 첫날인 지난달 24일부터 이번 달 4일까지 8개 종목 3323억3000만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다올투자증권(-567만원)을 제외한 개인 순매수 종목을 보면 ▲삼천리(837억2000만원) ▲다우데이타(622억2000만원) ▲하림지주(522억9000만원) ▲서울가스(382억4000만원) ▲대성홀딩스(352억2000만원) ▲세방(303억4000만원) ▲선광(303억원) 순입니다. 반면 같은 기간 기관(기타법인 제외)과 외국인은 각각 1661억2000만원, 1719억5000만원어치를 순매도했습니다.

레버리지 상품인 CFD는 수익도 손실도 눈덩이지만, 특정 종목에 물량이 얼마나 쌓였는지 투자자는 전혀 모르는 구조다. /자료=금융감독원
레버리지 상품인 CFD는 수익도 손실도 눈덩이지만, 특정 종목에 물량이 얼마나 쌓였는지 투자자는 전혀 모르는 구조다. /자료=금융감독원

외국인은 ▲하림지주(-447억1000만원) ▲삼천리(-394억5000만원) ▲다우데이타(-319억5000만원) 위주로, 기관은 ▲삼천리(-438억9000만원) ▲다우데이타(-342억4000만원) ▲서울가스(-315억9000만원) 순으로 팔아치웠습니다. 이는 개인투자자들이 단기 반등을 노리고 낙폭이 큰 종목에 도전하는 하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반대매매를 통해 신용거래 물량이 일부 청산된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입니다. 양정숙 의원은 “주가조작 정보가 전혀 없는 개인투자자들은 8개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하기 시작한 지난 24일부터 순매수에 집중했지만, 관련 정보를 쥐고 있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집중적으로 개인에게 손해를 떠넘겼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양 의원은 이어 “기관과 외국인들이 불공정한 정보를 이용한 것은 아닌지 금융당국의 조사가 필요하며, 불법이 발견될 경우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엄중한 처벌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2021년 말 기준 11개 증권사가 CFD 영업 중인데 거래잔액은 5조4000억, 거래 규모는 70조1000억원입니다. 또 CFD 거래가 허용된 개인전문투자자는 2만4365명입니다.

2021년 말 기준 11개사가 CFD 영업 중인데 거래잔액은 5조4000억, 거래 규모는 70조1000억원이다. 또 CFD 거래가 허용된 개인전문투자자는 2만4365명이다. /자료=금융감독원
2021년 말 기준 11개사가 CFD 영업 중인데 거래잔액은 5조4000억, 거래 규모는 70조1000억원이다. 또 CFD 거래가 허용된 개인전문투자자는 2만4365명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고객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증권사의 행태를 크게 꾸짖고 있습니다. 아울러 투자자 등쳐먹는 파생상품 폐지론까지 이어집니다.

“증권사가 권유를 하니까 가입하지. 개인이 저걸 어떻게 아나? 미수로 많이 살 수 있고 공매도도 가능하다며 증권사가 개인의 욕심을 부추긴다, 마치 야바위(노름) 바람잡이 역할” “빨간불 들어오면 과열 외국인 매수했다가 손해 보면서 매도해서 가격 끌어내리기. 결론 공매 특혜” “전쟁터에 딱총 하나 들고 나가는데 대포 전차 핵폭탄을 가진 사람을 어떻게 이기냐” “파생상품 전부 없애라. 금융사기꾼들의 놀음장” “후진국 증시에는 그냥 매도버튼, 매수버튼 끝이다. 다른 거 전부 다 없애라” “유동성 없는 걸 CFD 못하게 막으면 되지 CFD 자체를 규제하는 게 자본주의냐? 부자만 부자 되라고?”.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는 SG증권과 CFD 계약을 맺은 키움증권 등 증권사들을 상대로 집단소송 원고를 모집한다고 알렸다. /출처=법무법인(유)원앤파트너스 누리집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는 SG증권과 CFD 계약을 맺은 키움증권 등 증권사들을 상대로 집단소송 원고를 모집한다고 알렸다. /출처=법무법인(유)원앤파트너스 누리집

한편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는 SG증권과 CFD 계약을 맺은 키움증권 등 증권사들을 상대로 집단소송 원고를 모집한다고 알렸습니다. ‘증권사가 비대면으로 증권계좌(특히 CFD 계좌)를 개설하여 피해를 입은 투자자’를 모으고 있습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가 지난 1일 무더기 하한가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CFD 제도 손질을 촉구한 이유입니다.

“편법으로 시장을 교란시켜 극소수 투자자에게 이익을 주는 반면, 그로 인한 피해와 폐해는 시장 전체가 떠안아야 하는 문제점이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 이번 CFD 사태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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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런두런 2023-05-09 17:37:42
키움증권? 죽임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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