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창조적 파괴? 위태로운 트위터와 테슬라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상태바
머스크의 창조적 파괴? 위태로운 트위터와 테슬라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2.12.26 13: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료 1(출처=investing.com)
자료 1(출처=investing.com)

테슬라 주식 가격의 폭락을 놓고 연말 폐장을 앞둔 세계 증시가 시끄럽다. 테슬라 주식은 본적지 뉴욕은 물론 국내의 해외 투자자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주식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30달러 내외 수준이었던 테슬라의 주가는 2021년 11월 400달러까지 괴물 같은 폭등세를 보였다가 2022년 12월 23일 123달러로 폭락했다. 약 1200%나 상승했다가 고점부터 마이너스 70%, 연초 이후에 마이너스 65%로 폭락하며 테슬라는 결국 CEO만큼이나 도깨비다운 특성을 입증했다.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이런 테슬라 주가 급락 과정에서 뉴욕과 한국 양쪽 증시의 반응은 좀 달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올해 미국 소매투자자는 주가 폭락에도 테슬라 주식을 152억달러 순매수했다. 테슬라 주가가 급등한 2020년과 2021년 2년간 56억달러를 매수한 것과 비교하면 의외의 대량 매수로, 그동안 애플이 지켜온 소매투자자 선호 수위 종목 자리를 테슬라가 차지했다.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자 개인투자자는 2020년 공매도 씨를 말린, 공포에 가까운 테슬라 주가 상승의 충격을 회상하며, FOMO(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투자심리)에 의한 낙폭 과대주 매수(buy the deep) 행태를 발현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자료 2(출처=한국증권예탁원 증권정보포털)
자료 2(출처=한국증권예탁원 증권정보포털)

그러나 한국 시장은 양상이 좀 달랐다. 자료2는 자료1의 테슬라 주가의 큰 변곡점별로 주식 보관금액을 정리한 표이다. 최근까지 주가 하락 이후에도 테슬라는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선호 1위는 유지했지만, 보유 규모는 2021년 말 152억달러에서 2022년 12월 22일 69억달러로 크게 감소했다. 전체 미국 주식 보관 규모도 2021년 말 677억달러에서 최근까지 447억달러로 줄어드는 등 금리 인상에 의한 미국 증시 조정 국면도 테슬라 주식 보유 감소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12월 23일 원/달러 환율 기준으로 환전한 금액은 여전히 약 8조9000억원의 테슬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규모가 적다고 할 수는 없겠다. 참고로 기업은행 시가 총액은 8조3000억원이다. 국내 보유 규모 2위인 애플은 5조4000억원이다. 한국증권예탁원 공개 수치가 개인투자자로 국한한 것이 아니지만, 테슬라 종목은 개인 비중이 높을 것이므로 단순 추정으로 한국 개인투자자가 미국 개인투자자보다 가치 평가 투자를 한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면으로는 기업의 창조적 혁신과 장기적 성과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한국보다 미국이 높다고 추론할 수 있다.

테슬라 주식의 투자자 보유 규모로 미루어 당연하게 미국이나 국내 모두 테슬라 주가의 향배에 대한 궁금증이 초미의 관심사임은 말할 것도 없겠다. 이 때문에 주요 경제, 금융 전문 외신들이 테슬라 아니 일론 머스크에 관한 분석을 쏟아내고 있는데, 금리 인상과 통화 긴축, 경기 침체 등 공통적(또는 체계적) 요인을 별도로 하면 몇 가지 특별한(비체계적) 요인이 눈에 띈다.

◆ 테슬라 공매도 세력의 복수

자료 3(출처=S3 Partners)
자료 3(출처=S3 Partners)

12월 21일 미국 금융정보 전문 기업 S3 파트너스의 테슬라 공매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공매도 세력은 2022년 테슬라 주가 하락 추세에 맞춰 상반기, 하반기 공매도를 집중하고 있다. 자료3의 차트(SI는 공매도 계약량을 보여주는 곡선)에 따르면 각각 3월 미국 금리 인상 전, 4월 트위터 인수 발표 후, 10월 트위터 인수 완료 후 공매도가 집중했다.

자료 4(출처=S3 Partners)
자료 4(출처=S3 Partners)

◆ 공매도의 추억

2021년 1월 필자는 ‘테슬라에서 배우는 공매도 교훈’이라는 칼럼을 썼다. 2020년에서 2021년까지 이어지는 테슬라 주식 상승세에 공매도 세력이 몰락했고, 오히려 공매도 철회를 위해 주식을 매수하는 숏커버링이 주가 상승세에 연료가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이때 공매도를 주로 활용하는 헤지펀드를 비롯한 기관투자가는 510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한다. 당시 테슬라 주식의 유동량 중 공매도 비율은 약 10%에 달했다고 한다. 주가 상승에 힘입어 2021년 11월 테슬라는 시가 총액 1.24조달러를 달성하며 글로벌 자동차 회사 12개를 모두 합한 시가총액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2022년 주가 급락으로 테슬라 시가 총액은 지난 주말 389억달러를 기록하고 만다. 그 결과는 2022년 공매도 투자자에게 큰 이익을 남겼는데 이익 규모는 15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한다. 테슬라 공매도에 다시 참여한 투자자의 설욕전으로 볼 수 있는데, 2021년 손실 규모보다 올해 말 공매도 이익 규모가 작은 이유는 유동 주식 수의 공매도 비율이 2020년보다 크게 낮은 약 3%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한편 기관투자가의 공매도가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이유는 여전히 테슬라 주식의 기술적 고평가 때문이다. 테슬라의 상대적 주가를 평가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은 2021년 1월 1765배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의 가치는 미래 계속되는 영업이익 흐름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것의 합계로 평가할 수 있다. PER는 현재 영업이익이 미래 얼마나 증가하고 기업가치에 반영할지 시장이 평가한 주가와 영업이익의 비율이다. 미래 돈을 폭발적으로 잘 벌어들일 것으로 투자자가 평가하는 IT, 플랫폼이나 바이오 회사 등의 성장주는 PER가 대체로 높은데, 자동차 제조회사의 PER가 이렇게 높은 것은 상식을 넘는 것이다. 주가가 급락했어도 최근 12월 23일 테슬라의 PER는 56배다. 참고로 S&P 500은 평균 18배, 잘나가는 온라인 유통 공룡 아마존은 77배, 자동차 제조회사 포드와 GM이 6배 내외 수준이다. 이렇게 투자자가 테슬라에 관한 고평가 인식을 계속하는 한 공매도를 계속할 동기가 크며 테슬라 주가는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다.

◆ 일론 머스크에 관한 불편한 진실

자료5
자료5

이해가 어려운 테슬라 주가에 대한 외신의 공통된 평가는 바로 일론 머스크의 경영자로서 천재성에 근거한 브랜드 가치다. 그런데 최근 투자자가 머스크의 행동에 대한 평가를 달리하며 브랜드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된 사건은 느닷없는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추진이다. 미래 사업성을 떠나 인수과정에서 보인 그의 돌발적인 처사는 세인의 비난을 받았다. 무엇보다 440억달러라는 거액의 트위터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머스크는 테슬라 시가 총액이 정점에 도달한 이후 자기 지분에서 390억달러를 매각했다(그럼에도 트위터는 13억달러의 채무에서 매일 400만달러의 이자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한편 트위터 인수과정에서 머스크가 테슬라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다는 약속 번복을 투자자가 목격했는데, 테슬라 주가가 하락하고 여론이 시끄럽자 최근 머스크는 2024년까지 주식을 추가 매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CNN에 따르면 이 머스크의 말과 번복 과정을 보고 테슬라에 정통한 기업분석가는 ‘피노키오 현상’이라고 했다. 또한 이 분석가는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250달러에서 175달러로 크게 낮추며 최근 주가 하락은 ‘낙타 등을 부러뜨린 마지막 짚’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후 7400명 스태프 절반 이상 대량 해고, 트위터 CEO 겸직 등 조치가 가뜩이나 어려워진 테슬라 경영에 대한 머스크 관심 분산으로 투자자에게 비치며 큰 걱정을 초래했다. 더욱이 트위터에 자유로운 토론 광장을 만든다는 일론 머스크의 주장 이후 트럼프 등 사회적 물의를 빚은 인사의 계정을 부활하고 머스크에게 불편한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CNN 등 언론사 계정을 막는 등의 조치로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기업가치를 약화했다는 분석이다. 한 전문가는 이 기간 테슬라 판매의 5% 손실을 초래했을 거라고 주장했다.

한편 테슬라 경영의 적신호가 더 심각한 문제인데 특히 수요 둔화가 심각하다. 전기차 시장 경쟁이 유럽의 폭스바겐, 중국의 BYD, 미국의 포드 등 국제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중국과 미국의 전기차 수요가 약화를 시작하는 중이다. 미국에서 두 달 전에는 차량 인도에 2~3개월 걸렸다면 지금은 즉시 인도가 가능하다. 또한 테슬라는 연말 이전 차량 구매자에게 최고 7500달러 보상과 1만마일 신속 무료 충전도 제공한다. 여기에 공급도 문제다. 테슬라는 매년 50% 이상 매출 성장을 제시해왔으나 올해 판매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테슬라가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매년 새로운 공장을 건설해야 하지만 봄에 가동을 시작한 독일과 텍사스 공장은 아직 완전 조업을 못 하고 있고, 중국 상해 공장은 코로나19 봉쇄에 직면해 수요 둔화로 조업을 축소해야 했다. 특히 테슬라의 주가는 매년 50% 판매 증진을 기반으로 형성하는데 그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론 머스크가 늘 과장된 약속을 했고 그의 평판이 과대 평가되었다는 주장을 주요 외신에서 다루고 있다. 테슬라는 늘 과장된 판매 성장 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나 실패했고, 또 다른 사례로 2021년 생산하기로 약속한 전기차 픽업트럭은 2023년에 겨우 생산을 시작하며, 대량 생산은 2024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전기차 픽업트럭에서 포드와 리비안에 수년이 뒤처졌다. 머스크의 과장을 확인한 것이다. 지금까지 반복적인 과장을 통해 머스크는 테슬라를 평범한 자동차 제조회사가 아니라 파괴적 기술 회사(disruptive technology company)로 포장했다. 이렇게 테슬라를 평가하는 것은 종교집단 같은 머스크 추종이 가치 평가에 크게 개입하는 것으로 정상적 가치 평가를 매우 어렵게 한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지금 일론 머스크는 천재에서 신뢰하기 어려운 사람으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는 과정에 있다고 외신은 공통으로 지적한다. 즉 현실적 경영의 난제와 함께 테슬라 주가를 지탱하던 믿음이 깨지는 총체적 난국이 닥쳤다. 테슬라는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