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까지 나선 공매도, 이젠 개인투자자 뜻대로?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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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까지 나선 공매도, 이젠 개인투자자 뜻대로?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2.10.14 05:3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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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지난 6일 국정감사가 한창인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다시 한번 공매도로 시끄러웠다고 언론이 전한다. 코스피는 지난해 7월 초 정점에서 지난주까지 33% 이상 하락했다. 자연히 투자 손실이 큰 개인투자자의 원성이 커졌고, 이럴 때면 으레 공매도가 밥상에 단골로 오르고는 한다. 실제 공매도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따져봐야 할 일이지만, 주가 하락에서 이익을 보는 행위라는 정의만으로도 개인투자자의 손가락질을 받기 충분하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공매도 실명제, 공매도 총량제 등 쥐어짤 수 있는 아이디어는 모두 등장했다고 한다.

자료1
자료1

한국금융연구원(KIF)은 지난해 연말 이후 공매도에 대한 정밀한 분석 보고서 몇 가지를 내놓고 있다. 이 분석에 따르면 한국 증권시장의 공매도 제도는 세계 최고 수준의 규제를 이미 시행하고 있다. 자료1에서 보는 것처럼 주요 미국, 영국, 일본, 홍콩 등 주요 금융 허브와 비교해 항목별로 한국 증권시장은 가장 엄격한 공매도 제한을 하고 있다. 또한 과거 10년간 금융위기 고비마다 시행하는 공매도 금지 조치도 한국은 즉각적이고 강력했다. 또한 보고서는 특히 한국에만 있는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제도에 주목했다.

자료2
자료2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제도는 한국거래소 증권시장 업무규정 시행세칙에 규정되어 있는데, 현 정부 들어 이 규제를 한층 강화하기 위해 지난 8월 개정했다. 이 제도에 따르면 한국 증권시장에서는 공매도가 네거티브(Negative) 시스템의 특징을 가진다. 즉 코스피의 경우 종전에 주가 하락률이 5% 이상, 직전분기 코스피 공매도 비중의 3배 이상, 공매도 거래대금 6배 증가 등의 기준에 해당하는 주식 종목은 공매도를 금지한다. 또한 주가 하락률이 5% 이상 지속할 때 공매도 금지 기간이 자동 연장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자료3
자료3

여기에 지난 7월 28일 새로운 형태의 금융 규제 시스템이 등장했다. ‘불법 공매도 적발·처벌 강화 및 공매도 관련 제도 보완방안’을 발표하는 공매도 제도 개선 대책 회의에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외에 대검찰청을 포함한 것이다. 금융 산업 제도를 다루는 현장에 검찰이 사전적으로 나선 것은 국내 또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다. 자료3에서 보는 것처럼 이 회의에서 발표한 대책은 크게 두 갈래였다. 하나는 검찰이 직접 금융 현장에 나서 적발하고, 처벌하여 금융 통제를 해보겠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처벌을 위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공매도 과열 종목 제도를 확대하며 개인 담보 비율을 완화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대책의 현황 평가 및 문제점 지적 첫머리에는 한국은 증권시장의 불법 공매도 처벌 수준은 높으나 투자자들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사전적 기획·신속 조사를 하고 남부지검 합동 수사단을 중심으로 시세 조정 등 불공정거래 여부를 엄정 수사 및 처벌하여 개인투자자 불만을 잠재우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최근 국내에서 불법 공매도의 대표적 사례로 등장하는 것은 2018년 골드만삭스 무차입 공매도 사건(과태료 75억원), 올해 공시한 한국투자증권 불법 공매도 사건(과태료 10억원)인데, 현 정부에서 이 사건을 저질렀으면 어떠한 처벌을 받았을지 해당 사건 관계자들은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이다.

자료4. /출처=KIF ‘공매도 논쟁과 향후 정책 방향’(2021.12)
자료4. /출처=KIF ‘공매도 논쟁과 향후 정책 방향’(2021.12)

과연 이러한 조치가 개인투자자의 공매도에 대한 불만을 가라앉힐 수 있을까? 개인투자자의 요구는 불법이 없는 건전한 공매도 시장이나 평등하고 공정한 공매도 제도가 아닌 듯하다. 즉 그들의 불만 대상은 주가 하락에서 이익을 얻는 공매도 제도의 존재 자체로 보인다. 개인투자자를 위한다면 공매도를 폐지하지 못하고 금융당국은 왜 공매도를 고쳐서 쓰려는 것일까? 그 원인은 공매도 시장의 존재 이유가 글로벌 기관투자가에게는 꼭 필요한 중요한 투자 인프라라는데 있다.

자료4는 공매도 시장 구조를 보여주는 그림이다. 공매도를 위해 기관투자가는 주식을 대차 시장에서, 개인은 대주 시장에서 빌린다. 그리고 이들은 주식을 차입 이후 공매도 시장에서 매도한다. 엄밀한 의미에서 한국은 물론 대부분 국가에서 주식 차입 후 매도하는 것만 가능하므로 공매도라는 이름보다는 차입 매도가 적절할 것이다.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공매도 시장은 대여-차입-공매도 시스템으로 구성하며 전체적으로 기관투자가 특히 외국 기관이 주로 이용한다. 즉 공매도 시장은 외국인 등이 참가하는 국제적 투자 시장의 기본적 조건이기도 하다.

국제적 기관투자가에게 효율적인 공매도 제도가 존재하는가는 해당 국가에 투자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또한 외국인 투자는 해당 국가의 자본 시장에서 유동성 확보와 성장에 중요하다. 한국 금융당국은 오래전부터 MSCI 신흥국 지수에서 선진국 지수로 갈아타기 위해서 노력 중인데 이때 효율적 공매도는 중요한 평가 항목이기도 하다. 세계 경제는 금융자본 또는 펀드 화 된 자본이 접수한 지 오래다. 선진국의 부자는 헤지펀드, 중산층은 연금 펀드에 자산을 맡기고 이 막대한 펀드 자금은 기관투자가라는 이름으로 투자 차익이 나는 금융시장을 실시간으로 옮겨 다닌다. 이 금융자본에 외면당하는 금융시장은 유동성 부족에 빠지거나 성장할 수 없으며, 막대한 자금력을 배경으로 각국 정치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므로 각국 정부는 이들 글로벌 기관투자가가 요구하는 시장 효율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 크지도 않은 벌처펀드인 론스타가 한국 금융 권력과 오랫동안 어떻게 상호 반응하는지 회고해 보면 영향력을 이해하기 쉽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인인 금융자본이 원하는 자본 시장 효율성을 한국 정부가 거부하는 것은 무모할 것이다.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공매도에 대해서는 또 다른 측면에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공매도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것은 2020년 테슬라, 2021년 게임스톱 주식을 놓고 벌인 헤지펀드와 개인투자자(투기자?)의 공매도 전쟁이었다. 헤지펀드는 경영 전망이 좋지 않은 기업을 발견하면 공매도를 해놓고 해당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는 방향으로 뉴스를 퍼뜨리며 이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이 때문에 헤지펀드가 공매도했다는 소문만으로도 해당 기업 주식은 하락했다. 개인투자자는 공매도가 폐지되어야 시장은 공정해진다고 주장한다. 과연 공매도가 폐지되는 것이 반드시 정의로운 시장을 만들고 개인투자자에게 이로운 것일까?

공매도 전략의 특징은 성공할 때 (레버리지가 1배이면) 100% 이익을 보지만 손실은 무한대인 손익 형태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 손실의 무한대 가능성으로 정확한 정보력과 판단력, 손실 감당 능력이 전제 조건이므로 구조적으로 대형 기관투자가가 아니면 공매도는 시행하기 어렵다. 특히 공매도 주식의 가격이 상승할 때 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해 다시 주식을 매입하는 쇼트 스퀴즈(short squeeze)가 발생하면 공매도 손실은 단기간 눈덩이로 불어난다. 2020년 테슬라 주식의 경우 공매도자의 손실은 400억달러, 2021년 게임스톱 쇼트 스퀴즈로 헤지펀드는 700억 달러 이상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즉 공매도 조건을 개인과 기관 같게 해도 개인은 공매도 시장 접근이 쉽지 않은 것이다. 미래의 가격 불확실성과 위험을 감당하는 능력이 개인과 기관투자가의 차이가 있다는 점이 공매도에 접근하는 능력의 차이로 이어진다. 즉 기회의 차이를 해소해도 능력의 차이를 제거하지는 못한다.

이렇게 개인투자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공매도가 없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개인투자자에게 유리할까? 원칙적으로 공매도는 부정적인 상황이 예상되는 기업 주식의 가격 하락을 예상하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개인보다 조직적으로 활동하므로 기업의 부실을 개인투자자가 사전에 알아내기는 쉽지 않다. 개인이 은밀하게 알았다고 하더라도 개인 투자 이익을 위해 공매도한다면 내부자 거래에 해당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기관투자가는 집약된 대형 펀드의 자금력과 고급인력을 배경으로 한 분석력으로 기업의 부실을 찾아내는 데 유리하다. 이런 부실 징후를 알았을 때 기관투자가는 보유 주식을 매도하거나 공매도를 시행하고 해당 주가를 하락시키며 시장에 경고하는 탄광의 카나리아 효과를 주는 것이다. 이미 주식을 보유한 개인투자자는 가격이 상승하는 한 무슨 짓을 하든지 기업 내용에는 관심이 없을 수 있다. 만약 이러한 부실을 경고하는 카나리아가 없다면 기업 부실이 무제한 커지거나 터무니없는 주가 조작도 가능한 극단적인 투기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거품이나 부실이 무한 반복할 수 없으므로 결국 주가가 폭락하면 개인투자자 피해는 물론 자본 시장 전체의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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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수 2022-10-14 14:49:52
오전장에 급락시키고 오후장에 밑에서 주어담는 외인 수급 보면서도 공매도 금지 안시키고 검토중인 금융위원장 김주현 사퇴시켜라.
알면서 무슨 이유로 이복현 금감원장 보다도 못한 소리를 짓거리고 있는가.
서민 국민 개미 투자자들이 다 깡통 찰때까지 기다렸다가 공매금지 시켜주고 외인 개관들은 밑에서 다 주워담은걸로 상환하게 돕고있는거냐.
윤대통령은 왜 공매금지 시키지 않는것인가 이렇게 국민여론이 공매 금지를 외치는데도 소신있게 국정운영한다더니 그 소신이 국민들 거지 만들어 외국 자본 배불리 먹이는거냐 그게 글로벌스탠다드냐.
즉각 공매금지 시키고 시장 안정화펀드 투입.
금리는 어쩔수 없이 강한 미국형들 지들만 살려고 하는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니 어쩔수 없다면 서민 경제 살릴수 있는 정책 부터 선행하여 실시

기울어진 운동장 2022-10-14 13:06:08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공정한 환경이면 공매도 순기능 당연히 있겠죠.
공매도 상환기간 개인은 3개월, 외국인 기관은 무기한 연장 가능
공매도 담보비율 개인은 140%, 외국인 기관은 105% 이걸 바꿔야 한다는게 본질입니다.
우리나라가 왜 전세계 하락률 1위 일까요? 공매도 치면 먹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니까 그렇습니다. 외국 사례를 왜 들먹이는지… 머리가 나쁜건지 공매 세력에 돈 받고 글 쓰는건지, 뭐든 간에 최악이네요

두배로 주식투자 아카데미 2022-10-14 10:26:44
참나...이런 기사들은 이상한 분위기와 프레임을 만든다. 왜 본질을 이야기하지 않는가? 정말 몰라서? 아님 어떤 이익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워라는 것이다. 또한, 급락장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고 즉각적인 대응을 하라는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원하는 본질을 훼손하지 말고.. 마치 개인투자자들이 자신의 이익때문에 제도를 없애려는 몰지각한 사람으로 몰지말기를... 진짜 한심한 글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세혹세 2022-10-14 08:33:21
공매도 옹호글을 길게도 쓰셨네요. 공매도 세력이 개인투자자 대비 39배 수익을 가져가는 나라가 정상입니까? (논문으로 나왔음) 테슬라? 게임스톱? 미국 사례 들면 뭐함? 선진국이나 다른 나라는 공매도 폐해가 심하지 않음. 왜냐? 공정하고 힘의 균형이 존재함. 그런데 우리는? 그냥 개인투자자 수탈 수준임. 천적이 없는 사냥꾼이라는 말이오. 공부 좀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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